Thursday, July 25, 2019

Summer Rain

비가 무섭게 내리고 있다. 우르르 꽝꽝 소리를 내면서 온나라를 물에 적시고 있는 중이다. 아침을 걸어 운동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장화를 신어야 하나 그냥 슬리퍼를 신고 물속을 걸어야 하나를 스스로에게 묻다가 버스를 타고 가는 대안을 생각해 본다.

이웃들의 꽃들이 힘들 시간이다. 한 이웃의 정원엔 내게 왔었던 꽃들이 자라고 있다. 여름 태양처럼 밝게 웃었던 지니아들이 우산없이 비를 맞고 있을 것이다. 향기 진한 백합이 빗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 수도 있다. 마지막 장마라고 명명한 이번 비는 줄기차게 내일도 모레도 내린다고 한다. 그야말로 장마이다! 이웃의 꽃들이 잘견디기를 홧팅해본다.

비가 내리니 더욱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생각들을 해야 할 것 같다. 아침방송에  나온 방송인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자고 한다. 자신을 믿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을 잘 가꾸고 있는 이야기에  비가 내려서  우울해지려는 우울본능을 모른척  치워 보았다.  자신에게 부정적인 기운을 주는 타인의 말은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어떤 채널을 돌리듯이 얼른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하는것이다.자신과 색이 다른 타인을 이해하려고 해선 안되는 것이고, 어쩌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일 수 있는 마음의 그릇 사이즈가 안된다면 선을 지켜야 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단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 마지막 장마비에 임하여,  시간을 품어 더 단단히 나답게 설 수 있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가끔은 질문도 하고 무한한 자기긍정을 하기로 한다. 억지로라도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 나이이다!  내안에 있는 쾌활하고 밝은 에너지를 포기하지 않는 하루가 되기를 홧팅!




Tuesday, July 23, 2019

Whale Dancing

Monday, July 22, 2019

The Balance

태풍이 남쪽으로 향해 오고 있다고 한다. 끕끕한 이 여름도 어김없이 지나갈 것임을 알면서도  후덥덥함을 입고 오랫동안 길게 머무르고 있을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맑고 청량한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사고의  유연성과 균형감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우리는 자주 같은 상황 아래에서도, 각자의 시각으로 부정적인 혹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하며 해석을 하며 의미를 만든다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람이란 불완전하며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전제를 치워버리면  서로가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자주 발생한다.  상냥한 식당 사장님이 뾰로퉁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일 때,  맛난 반찬을 더 달라고 말 하지 못하고  밥을 먹는 경우는 무슨 경우인가? (ㅋㅋㅋ  넘 개인적으로 친해져 공과 사를 구별못한 것인가?)

'사람과의 거리'란 것을 생가했다. 무더운 여름날은 특별히 더  사람과의 거리가 적당해야 하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불쾌지수가 높다고 하니 어리석은 사람은 말을 아끼고 침묵으로 평화를 지켜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참을 인을 조용히 세번 꿀꺽 삼키며 마음속에 꾸정물이 올라오지 않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필요한 '역지사지'를 못하고 무슨 일이든지 '실사구시'를 하는 얌체족들은 일찌감치 알아보고 삼가 조심하며  내 삶속에 끼여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자신 또한 그러한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나 돌아보며 자신만의 방향키를 잃지 않는 삶을 꾸려 나가야겠다는 지혜로운 생각이 드는 것은 물을 가까이 하면서 깨달은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자는 산을 좋아한다'는 공자님 말씀의 의미를 조금 알 것 같다. 부드럽고 겸손한 물은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고 자유롭다. 비록 락스와 소금간이 된 갇혀있는 물속에서 수영하는 상황이지만 수영은 즐겁다. 다양한 타인들의 군상속에서 자신의 정체감을 흔들리며 알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Wednesday, July 17, 2019

into Myself

아침 신문에서  K팝의 중심으로 우뚝선 한 무용가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언젠가 스쳐 지나가듯 무용에 빠져 사는 이야기를 만난 게 생각이 났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이겨낸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키워낸 제자들이 심사하는 프로그램에서 낙방한 그 상처를 어찌 짐작할 수 있겠는가.  자존심과 자만심이 무너져 고꾸라질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리아 킴)는 다시 일어나 그녀의 춤을 새롭게 확장시키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의 내게  가장 인상깊은 그녀의 말은  '자신에게 심취해 춤을 추는 것이야말로 춤을 잘 추는 것이다'이다.

기교적인 테크닉을 넘어, 자신의 온몸을 움직여, 자신을 기쁘게 만들 수 있는 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의 시간에 뭔가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먼저 '춤'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랜 바램으로 우선순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왜 시도하지 않고 있냐고 묻는다면 자신의 무능함과 어리석은 집중을 말해야 할 것이다. 운동삼아 시작한 '수영'이 아직도 배울 것이 많고, 다듬어야 할 것이 많아서이다. 누군가가 너무 잘하려고 하다보니 잘 안되는 것이라며 앞서 나가는 욕심에 대한 충고를 하지만, 자신을 이끌고 나가는 욕심같은 열정이 없다면 어떤 무엇도 내것으로 만들지 못함을 잘 알고 있다.

무엇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본인의 스타일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열린 마음으로 좋은 정보를 받아 들이고 실험도 해보고 하면서 최상의 교육을 스스로에게 허락해 보고, 그리고 충분한 연습을 통해 몸에 축적된 기억을 입혀야 하는 것이다. 그 시간과 열정으로 축적된 것은 본인의 스타일이 되는 것이다.  효율적인 스타일을 익혀 몸에 부상을 당하지 않고 부드럽고 우아하면서도 빠른 수영을 오랫동안 하는 것이 지금의 나에겐 이루어야 할 구체적인 목표인 것이다.

수영에 대한 이런 구체적인 목표를 뚜렷이 갖고 있는 난 새롭게 뭔가를 배우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이기에 쉽게 시작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수영장에서 나머지 연습을 하고 있는 중에 낯설은 회원님이 말씀 하셨다. '너무 이쁘게 접영을 하세요~~~' ㅋㅋ 칭찬에 굶주린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안다. 그 칭찬의 위대함을! 갑자기 축쳐진 자존감이 올라가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났다!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것은 위대한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끕끕한 여름날이라서 더욱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을 장착시켜야 한다. 타인들의 부정적인 에너지에 함몰되지 않도록 중심 똑바로 잡고 쭈욱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답게~~~

Kind&Nice

친절하고 좋은 마음으로 인사를 했던 것을 후회하고 그러면 안되는데, 살다보면 답이 없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나 또한 세상때를 입어 타인의 친절을 의심할 때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교양'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위선의 얼굴로 속마음을 덮을 때도 있다. '어쩌면', '아마도' 이런 단어로 굳이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필요는 없겠지만,  순간 다가오는 불쾌감으로 좋은 에너지가 낭비되는 것을 느낀다.

열등감 혹은 자존감이 낮아서 기본적인 예의를 챙길 수 없는 정도의 사람으로 정리를 하여 마음 바깥으로 몰아내며 그 불쾌감을 없애본다. 아마도 답없는 문제를 안고 오로지 허할 수 있는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타인의 친절함에 응대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감정에 몰두하고 있는 캐릭터 하나를 통과시키기로 한다.

'Book Club'란 영화를 보았다. 사회에서 성공한 노년의 여인들은 퇴적된 나이에 상관없이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사랑을 원한다는 헐리우드식 영화이다. 영화가 판타지적으로 현실과 넘 동떨어지게 동화같은 이야기라, 발을 내딛고 있는 현실이란 단어앞에서 그저 웃고 만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인들에겐   낭만적인 사랑 이야는 어떤 '결핍'일 수 있겠다 싶다. 반드시 채우고 싶은, 채워야 할 퍼즐의 잃어버린 한 조각.

모든 선택이 행복하고 즐거운 결과를 가져오는 전개과정을 가진 영화는 친절했다. 영화라서~~~


Monday, July 15, 2019

Everywhere~~~

'개망초(Daisy Flea bane)'! 드디어 빈약한 기억력 공간에 '계란꽃'이라 부르던 꽃의 어려운 이름을 알았다. 개망초! '계란꽃'이 훨씬 일상에 가깝다 하겠다.  달걀 노른자 같은 알에 섬세한 꽃잎들이 달려있는 작은 꽃들은 귀엽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멀리 있는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게 해준다.'란 꽃말이 있어서 다행이다. '개망초'란 말이 붙은 유래를 찾아보니 살짝 기분이 상해질려고 한다. 한일합방 시절에 외국에서 들어온 국화과 꽃으로, 농부들에겐 천적이 되었던 모양이다. 나라 망하게 하는 꽃이라고 해서 '개망초'라고 불렀다고 한다. ㅠㅠ

잡초와 전쟁을 해본 사람은 그 심정을 안다. 뽑아도 뽑아도 다시 잘도 살아나는 잡초들을 바라보는 그 심정을 말이다. 오죽하면 나라 말아먹는 잡초라 했겠는가! 내 정원에서 살았던 뽑고 나면 다시 일어나는 잡초로서 '크로바'가 생각이 난다. 잔디를 깍을 때면 납작 드러누워 파워엔진으로 돌아가는 잔디 깍는 칼날을 피했고, 호미를 들고 직접 뿌리를 캐내어도 마술을 부린듯 다시 일어나 꽃을 얄밉게 올리던 크로바!

아침 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아파트 동을 나오면 두 가지로 뻗은 길앞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의 길은 쭉 뻗은 밋밋한 길이요, 다른 하나의 길은 아파트 일층에 사는 이웃들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구불구불한 길이다.  일층에 사는 세 이웃이 나름 자신들의 형편에 맞게 정원을 가꾼다. 때로는 햇빛을 가리는 큰 나무들을 자르기도 하고, 때에 맞는 식물을 심기도 하고, 요즘 같은 때는 허리를 굽혀 잡초를 뽑는다.

두고온 정원이 생각이 난다. 땅을 파고 씨를 심고 물을 주고 기다리던 그 두근거림이!

자꾸만 그립게 만드는 그 길을 걸어야 할까?

아침마다 조금은 망설여지지만 이웃들의 정원을 감상하는 것으로 족하다 싶다. 꽃을 가꾸는 이웃들이 있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아파트를 벗어나면 방음벽에 올라선 '능소화'를 볼 수 있다. 주황색 나팔들이 찬란하게 떨어져있는 모습도 보이지만 뜨거운 시간을 만나 꽃피운 능소화는 아직도 낭만적이다. 그리고 두고온 기억속에 서있는 검은 전봇대를 올라가 피어있던 능소화가 떠오른다.

오늘 하루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것들은 여기저기에 있다. 한들한들 평범하게 피어있는 계란꽃에서도, 이웃의 알뜰살뜰한 보살핌을 받는 고귀한 꽃에서도, 한창 씨를 맺느라 매말라가는 접시꽃에서도, 향기나는 라일락 꽃속에서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변해 가게 하지만 삶은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라는 것을 문득 느끼고 말았다. 오늘!











Wednesday, July 10, 2019

The Line

'무례한 사람 대처하는 법',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법', '나를 싫어하는 사람 알아 보는 법' ㅋㅋ 유튜브에 올라오는 인간관계 대처법 타이틀이다. 궁금하다! 그동안 갈고 닦은 수중전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타인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기분이 좋아졌던 장면을 떠올리는 반면 '으어리'란 하나도 없이,손해볼 짓을 전혀 선택하지 않는 위선적이고도 교양있는 계산된 혹은 조작된 미소들이 떠올랐다.

다들 나처럼 사람과의 관계에서 피곤함과 불쾌감을 받고 사는 모양이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그런 원하지 않는 불행감에서 빨리 탈출을 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엔 그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고통속에 오랫동안 잡혀 있어야 할 것이다. 뜻하지 않게 선을 밟고 타인의 영역으로 훅 들어갔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넉넉한 마음은 꾸려온 삶의 깊이에서 가꾸어지는 것일진데, 그 드넓은 마음을 타인에게 요구해서는 안된다는것을 요즈음 새삼 깨닫게 된다. 스스로에게 구할지어다!

누군가가 만만하게 굴었던 기억은 그리 쉽게 나지 않은 것을 보면 자신이 삶을 좀 강하게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ㅋㅋ 이목구비가 크고 목소리 자체 울림통이 크다보니 연약한 이미지를 풍기지는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강해 보이는 자신조차도 가지고 있는 연약함을 이용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사회성이 부족하고 독립성이 강한 사람의 약점은 무엇인가! 억지로얼굴과 말을 꾸며, 타인의 마음을 사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인지할려고 노력하는 탓에 타인의 것을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묘사할 수 있다.

그래도 인간인지라 가끔 외롭다. 쓸데없는 수다도 떨고 싶은 날도 있고, 눌러 놓았던 냄새나는 감정도 건들어 보고 싶기도 하고, 몰라라 남 흉도 보고 싶고 그런 날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누군가와 공감하고 누군가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내면을 가꾸고 성숙시키는 일에 잠시 위안이 될 수 있지만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는 후폭풍에 걸려 허구적거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꾸만 부정적인 에너지로 기를 꺽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피하고 봐야 한다. 누군가는 좋은 말로 건강한 에너지를 격려하는가 하면, 열등감으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단점과 약점에 집중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안된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알아 보냐고? 말보다는 행동이다. 상냥한 말과 얼굴에 속지 말고 행동을 보아야 한다.

그래서 요즘 나는 침묵을 즐긴다. 침묵하고 바라보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 세상이 말을 한다~~


Tuesday, July 09, 2019

꽃길을 걷다

요즈음의 나는 꽃길을 걷는 중이다. 가느다랗게 흔들리던 노란 코스모스가 씨를 맺고 퇴장하며, 접시꽃들이 꽂꽂하게 서서 때를 만난 합창을 하더니 뚜루룩 뚜루룩 땅으로 떨어진다.  투실하게 맺힌 씨앗을 길가던 행인들이 얻어가기도 한다.  아직 거센 바람이 들이닥치지 않아 꽂꽂한 접시꽃들이 꺽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여름 풍경은 뜨거운 햇살아래 무성하다. 누군가의 정원엔 원하지 않는 잡초들이 무서운 기세로 땅을 덮을 것이고, 누군가의 정원의 과일은 단맛을 더해 가는 시간이다. 탄천변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느낌을 받는다. 시원한 여름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여름밤은 낭만적이다.

 탄천변에 애완견을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  수다를 떨며 걷는 여인들, 팔을 과하게 흔들며 가는 여인들, 늘상 혼자 오랫동안 걷는 사람, 개를 유모차에 태우고 걷는 사람, 유견차를 고급지게 미는 사람, 큰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사람들, 아이가 자전거를 타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 함께 자전거를 타는 아빠와 아들, 손을 잡고 가는 노부부, 팔짱을 끼고 걷는 젊은 부부, 밤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걷는 사연있는 사람, 밤에도 안면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리는 사람, 슬리퍼를 끌고 걷는 사람, 뛰어 가는 사람, 뒤로 걷는 사람, 툭 치고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불쾌한 사람, 음악을 크게 틀며  자전거 타는 사람, 보고도 못본척 지나가는 낯익은 얼굴을 가진 사람, 앞만 보고 걷는 사람,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며 걷는 사람, 전화로 수다를 떨며 혼자 원맨쇼를 하며 걷는 사람 등등의 사람들은 여름에 살아있다.

여름 아침은 밤과 다르다.  모자를 쓰고 걷는 사람들과 어디론가 향해 바삐 걷는 사람들은 발걸음의 리듬이 다르다 할 수 있겠다. 아침엔 사람보다 꽃들이 보인다. 여름빛에 거세진 갈대들이 탄천을 덮어 가고 있다. 푸른 갈대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을 작은 물고기들을 생각해 본다. 해가 질 무렵 배를 뒤집고 상승해, 수면 가까이 날아오는 날파리를 낚아챌 결정적인 기운을 모으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장마비가 오늘 내일 내린다고 한다는 소식이 무색하게 찬란하게 빛나던 태양이 흐릿한 구름에 가려졌다. 일기예보대로 기다리는 비가 내리긴 할 모양이다.  비바람을 견디고 서있을 꽃들이 생각이 난다. 비가 심하지 않다면 우산을 들고라도 여름밤을 걷고 싶다는 중독된 습관을 제어하기 힘들 것 같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로 하자 . 변하지 않는다면 씨앗이 꽃으로 나올 수 없고 열매로 남을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씨앗안에 품고 있어야 할 열정과 선한 마음 아니겠는가!





Monday, July 08, 2019

Reality~~~

길다란 장마가 오지 않는 여름밤은 서늘하다. 엄마 오리가 어린 오리들을 이끌고 살아가는 풍경을 가까운 탄천변에서 바라볼 수 있다. 늘상 떠오르는 질문 하나는 잘생긴 수컷 오리들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이다.  엄마 오리가 앞장 서면 한줄로 비뚤비뚤 아기 오리들이 따라 간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엄마오리를 한참이나 응원하며 바라본다. 어떤 이는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라도 보이자,  서슴없이 돌맹이를 들어 내쫓는 열성까지 보여주며 아빠오리처럼 지켜준다.

비가 내리지 않자, 아파트숲에 숨어 사는 사람들이 여름밤을 걷는다.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며 걷는 평범한 여인들은 건강하다. 희끗희끗한 흰머리를 감출 수 없는 다정한 부부들은 가끔 손을 잡고 걷는다. 원피스 하나 시원하게 걸친 연세있는 어르신들은 두려울 것 없는 복장으로 산책을 한다. 젊은 아빠는 어린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치고, 귀여운 손녀 손을 잡은 할아버지는 손녀의 질문에 적당하고 쉬운 답을 하느라 바쁜 여름밤이다.

탄천변에 분수대가 신설되었다. 30분에 한번씩 나름 물쇼를 한다. 분수대가 있는 곳엔 항상 어린 아이들이 모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분수쇼가 끝나 버리자 두세살로 보이는 귀여운 손녀가 묻는다. '왜 끝나는 것이지?' 현명하게 보이는 할아버지 답변이 기대가 되어 귀가 쫑긋 서는 것을 느꼈다. ㅋㅋ 뭐라고 답해야 하는 것이지? 판타지가 짧게 끝나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발걸음을 멈추고 의도적으로 듣고 있을 수 없어 지나칠 수 밖에 없었지만 어린 아이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한참이나 찾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원래 그런겨!
분수가 밧테리가 떨어졌어요!
분수가 잠을 자야 한단다~~~
분수가 잠시 물을 먹어야 한단다!
......



Sunday, July 07, 2019

The Wall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아침 신문에 끼여온 광고지에 '도종환'님의 '담쟁이'시가 있다. 월요일 아침 마음밭에 맞이하기엔 너무 성실한 시가 아닌가 하고  조금은 반항하다가 결국 자꾸 읽으며 빠져들고 만다.

도시의 방음벽을 타고 푸르게 올라가고 있는 담쟁이의 존재를 볼때면, 컴컴한 스튜디오에서 몰입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조각난 천들을 붙여 만든 화폭을 더 튼튼하게 유지할 생각으로 뿌리처럼 붙였던 가느다랗지만 강했던 실들의 든든함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결핍은 때로는 삶이 아름다워질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인 것 같기도 하다. 부족하기 때문에 벽을 타고 올라가는 것 처럼, 그렇게 자신의 결핍을 채워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Thursday, July 04, 2019

No Reason

중부지방에 장마가 실종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뜨겁고 후덥지근한 날을 보내야 할 것 같아 시원한 민소매 원피스를 차려 입고 오늘을 시작하려 한다.

아침수영을 걸어서 다니다 보니 탄천에 물흐름 소리에, 이름모를 잡초들이 올린 신기한 꽃망울에 행복해 지는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차를 몰고 수영을 다니면 이런 자잘한 감동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푸른 그림자가 있는 곳을 밟고 지나갈 때면, 아침 햇빛 아래 빛나고 있는 접시꽃들이 그야말로 합창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때가 되어 또르륵 깔끔하게 떨어지는 접시꽃의 단정한 낙화도 감동적이다.(두고온 기억속의 무궁화의 뒷모습이 잠시 생각이 났다. 무궁화도 또르륵 몸을 몰아 땅으로 떨어진다.)

스마트폰으로 아리따운 모습 담아 보지만 눈으로 보는만큼 아름답지 않다. 그림으로 그려야 할 모양이다.

'그냥'  전화하고 싶은 사람이 몇명 남아 있을까? '그냥'이란 단어를 보고 처음 생각난 문장이다. 수영장에 있으면 자주 듣곤 하는 말이 '정말 열심히 하세요!'이다. 좀 안이쁘게 말하는 사람은 '참 욕심이 많아요'. 심술고약한 사람은 ' 남보다 잘할려고 욕심 부리는...' '승부욕이 강한 사람' 등등의 표현을 들으며 수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보는 것이냐에 따른 평가이기도 하겠지만 가끔은 타인들의 말이 불쾌할 때가 있다.

그래서 과한(?) 열정에 몇마디 시작하려는 연약한 사람들에게 '제가 수영을 무지 좋아해요','수영을 하지 않으면 못살겠어요'하고 미리 과한 자백을 하게 된다. 그리하면 더이상 욕심이 어쩌고 저쩌고 그런 말을 듣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님들도 좋아하는 것이 있지 않겠는가. 물론 좋아하는 것이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수영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동질감'일까? 최선의 모습으로 최상의 모습으로 열심을 내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시간에 함께 수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 이런 느낌이 '기'를 받았다는 것 아닐까 한다.

열심히 운동하는 그들의 존재가 감사하다는 것을 다행히 어제 문득 깨달았다. 그냥 그들이 있어 바라보고 힘을 얻고, 나 또한 기운을 내어 열심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 일인가!

그래서 그냥 오늘 금요일, 일찍 수영 가방을 챙겼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스스로에게 열정을 챙겨 줄것이다~~~ 그냥 수영이 좋아 그냥 간다~~~





Tuesday, July 02, 2019

So it Be~~~

'그러게'란 말을 해야 했을까?  개인사정으로 일찍 아침수영을 가게 되었는데 나이든 남자 어르신이 들어와 눈치 하나도 없이 왔다갔다 걷기를 하신다. 몇몇 회원들이 줄을 지어 열심히 뺑뺑이를 도는 분위기에도 조심스럽게 걷기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사실 수영을 하고 있을 때 수영을 하지 않고 걷고 있으면 위험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물속에서 걷고 싶어서 아침을 서둘러 드시고 오셨을 것이다.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지!'하고 투덜대는 여인에게 '그러게'란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만 나도 모르게,
'자기는 나이 안먹을줄 알아?'
'나이 먹어서 왜 오냐고요?'
'그럼 어디를 가지?'
'집구석에 가만히 있어야 하나?'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지요'

날마다 얼굴을 보는 회원을 관리하는 차원에선 그냥 '그러게'란 말로 그녀의 불만을 들어 주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같은 회비를 내고 수영장에 나와 나름 건강관리를 하는 남자 어르신이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시스템이 문제이다! 어르신들의 걷기반을 만들어 기회를 제공한다면 다른 회원들에게 방해가 되는 걷기를 눈치보며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눈치껏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감정에 솔직한 그녀에게 완전 찍힌 것을 그녀의 뒷통수에서 느꼈다. ㅋㅋ 나 또한 솔직했는데 뭐 마찬가지지~~~역지사지하며 약자를 배려하고 뭐 그렇게 사는 것이지 그리고 밥 한숟가락 덜 먹으면 될 것을,  여자회원들이 드글드글한 곳에 와서 용감하게  걷는 할아버지의 열정을 쪼그라 뜨리고 싶지 않았기도 했다.

강한 여인들이여, 약자에게 배려를~~~






Room

인간이란 원래 선한 존재일까? 뜬금없이 아무 쓰잘데기 없는 물음을 품고 그러면 안될 것 같은데,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각각의 양상들을 이해하려면 근본적이기도한 이런 물음표를 세우게 되는 것 같다.

사람들은 길을 들인다. 서로가 마음을 주고 받으며 신뢰를 쌓기도 하고 반면에 벽을 세우기도 하면서 그렇게 관계의 길을 들인다. 웃는 얼굴로, 상냥하고도 부드러운 말씨로, 가려운 부분을 알아 시원하게 긁어 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친분을 조심스럽게 만들어 갈 것이다. 물질이 풍부한 사람은 물질로 마음을 사기도 하고, 음식 솜씨가 좋은 사람은 음식을 나누어 주기도 하고,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주는 사람은 살살거리는 친절로 마음을 얻기도 하고, 각각의 타고난 아니면 소유하고 있는 능력으로 사람들을 사귄다.

가장 힘든 관계는 '타인의 상처난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는 사람'과 친분을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은 이기적이라는 전제를 항상 잊지 않고 있지만 때로는 품위없고 배려없는 행동을 마주할 때면 어김없이 상처를 받기 쉽상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변하고 변해야 하는 것쯤은 알만한 나이가 되었지만서도 품위없고 배려없는 선택들을 행하는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에 그만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죄는 나의 몫이다.

Monday, July 01, 2019

The Tide

https://www.youtube.com/watch?v=mw5VIEIvuMI
Naomi Scott, Speechless from Aladdin

푸른박스 수영장에서 어디선가 들었던 음악이 흘러 나온다. '알라딘'이란 영화에서 나온 'speechless'란 노래에 맞춰  어느 정도 적당하게 주름진 여인들이 물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아쿠아로빅을 이끄는 붉은 립스틱의 강사님은 정열적이다. 직접 겪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스쳐 지나갈 때면 그녀의 에너지가 불꽃처럼 느껴진다. 참고로 그녀는 창백할 정도로 흰 피부를 지녔다.

바라 보기만 해도 리듬을 함께 타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드는 강사님은 오늘도 정열적이다. 아쿠아로빅 맨 앞줄에 선 회원님들은 앞줄답게 신나고 즐겁다. 멋진 강사님이 요즘 뜨는 곡을 준비해서 회원들에게 약간의 도전정신을 발휘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침묵하기를 권하는 사회가 있다. 간혹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튀고 모난 사람으로 몰아세우는 그런 문화가 있다.  닥수그리 스멀스멀 그렇게 넘어가는 현명함이 언제쯤 체질화가 될 것인지.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는 사람들과 말을 섞고 살 필요가 없음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그런 불편한 모임을 멀리하고, 배우고 익히고 서로가 더욱 잘 될 수 있기를  지원하는 그런 모임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지키고 똑바로 서야 한다.

휩쓸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고,  쭈우욱 쭈우욱 앞으로 나아가는 스스로에게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