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04, 2019

No Reason

중부지방에 장마가 실종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뜨겁고 후덥지근한 날을 보내야 할 것 같아 시원한 민소매 원피스를 차려 입고 오늘을 시작하려 한다.

아침수영을 걸어서 다니다 보니 탄천에 물흐름 소리에, 이름모를 잡초들이 올린 신기한 꽃망울에 행복해 지는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차를 몰고 수영을 다니면 이런 자잘한 감동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푸른 그림자가 있는 곳을 밟고 지나갈 때면, 아침 햇빛 아래 빛나고 있는 접시꽃들이 그야말로 합창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때가 되어 또르륵 깔끔하게 떨어지는 접시꽃의 단정한 낙화도 감동적이다.(두고온 기억속의 무궁화의 뒷모습이 잠시 생각이 났다. 무궁화도 또르륵 몸을 몰아 땅으로 떨어진다.)

스마트폰으로 아리따운 모습 담아 보지만 눈으로 보는만큼 아름답지 않다. 그림으로 그려야 할 모양이다.

'그냥'  전화하고 싶은 사람이 몇명 남아 있을까? '그냥'이란 단어를 보고 처음 생각난 문장이다. 수영장에 있으면 자주 듣곤 하는 말이 '정말 열심히 하세요!'이다. 좀 안이쁘게 말하는 사람은 '참 욕심이 많아요'. 심술고약한 사람은 ' 남보다 잘할려고 욕심 부리는...' '승부욕이 강한 사람' 등등의 표현을 들으며 수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보는 것이냐에 따른 평가이기도 하겠지만 가끔은 타인들의 말이 불쾌할 때가 있다.

그래서 과한(?) 열정에 몇마디 시작하려는 연약한 사람들에게 '제가 수영을 무지 좋아해요','수영을 하지 않으면 못살겠어요'하고 미리 과한 자백을 하게 된다. 그리하면 더이상 욕심이 어쩌고 저쩌고 그런 말을 듣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님들도 좋아하는 것이 있지 않겠는가. 물론 좋아하는 것이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수영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동질감'일까? 최선의 모습으로 최상의 모습으로 열심을 내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시간에 함께 수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 이런 느낌이 '기'를 받았다는 것 아닐까 한다.

열심히 운동하는 그들의 존재가 감사하다는 것을 다행히 어제 문득 깨달았다. 그냥 그들이 있어 바라보고 힘을 얻고, 나 또한 기운을 내어 열심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 일인가!

그래서 그냥 오늘 금요일, 일찍 수영 가방을 챙겼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스스로에게 열정을 챙겨 줄것이다~~~ 그냥 수영이 좋아 그냥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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