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18, 2019

6월에 아카시아 향기가 진한 조잔케이

눈이 없는 사포르에 다녀왔다. 일본의 북쪽에 위치한 후카이도를 눈이 없는 6월에 선택한 이유는 먼저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덥지 않아서이고,  관광보다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온천지(조잔케이)가 가까운 이유이기도 하였다.

사포르 역에서 1시간 20분(완행) 가량을 버스를 타고 도착한 온천지(조잔케이)는 푸른 산이 높고 깊은 계곡물이 흐르는 곳이었다.  '조잔'이란 사람이 온천지를 개발한 연유로 '조잔'이란 명을 붙였다고 한다. 도청 소재지가 있는 사포르에서 한참이나 탈탈거리며 온천지를 향해 가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다행히 호텔식당이 멋졌다.  높은 천정과  푸른 6월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대한 통유리창은 인상적이었다. 바로크식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조명등과 어울린 자연의 거대한 뷰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조젠케이에서 사포르로 나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이번 사포르 여행으로 깨달은 것은,  자신이 일본 음식의 짜고 달달한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찬을 거의 먹지 않은 일본 음식은 스시 빼고는 대체로 짜다는 것이다. 강한 간장맛이 뒷맛으로 남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말았다. 교통여건을 고려한 호텔측의조식과 석식을 제공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유명하다는 곳과 음식을 둘러보고 먹어 보기도 했지만 감동이 덜한 것은 무엇때문인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온천 휴양지로서의 정체감을 깜박한 탓일 것이다.  어쩌면 집을 떠난 낯선 여행지에서의 낯선 불편함을 경험하기 위해서 시간적 경제적 지출을 기꺼이 하고 가는 것이지만  마음 문을 긍정적으로 열지 않으면 좀처럼 감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온천장에서 다수의 한국사람들을 보았다. 탕에서 머리 정수리에 수건을 올려 놓은 사람들은 일본사람이고, 수건으로 온 머리를 감싼 사람은 한국사람이다.  몸매가 건강하게 자리잡은 사람은 한국사람이고 지방이 없어 보이는 사람은 일본 사람이다.  온천장에서 나름 나라별 구별을 하며 움직이는 자세를 관찰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던 것 같다. 야무진 한국 여사님들의 행동의 대담함과 당당함에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 말았다.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경상도 지역에서 오는 듯하다. 억양과 목소리가 튀어서 그런 것인지 늘 그런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어김없이 리더십과 대담함이 보이는 경상도말을 쓰는 사람들을 만났다. 경상도 말투는 일본말과 비슷해서 가끔 헷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온천장의 사람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온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삼대가 함께 온 사람들과  친구끼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친구끼리 여행을 오는 한국사람들을 밖에서 바라보니 참으로 신기하고 인상적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저기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조를 이루어 여행을 떠나온 한국의 여인들은 특징적이다.

여행이란 반드시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불편한 일도 있을 것인데 함께 시간을 같이 한다는 인내력과 그 즐거움의 위대함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식 다다미 방과 침구류를 제공하고, 일본식 옷(기모노)을 경험하게 하는 문화는 본 받을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기모노를 입고 쪼리 샌들을 신고 온천장과 식당을 오갔던 경험은  색다른 맛이었다. 온천만 하고 있을 수 없으니, 사포르 시내에 나가 기차를 타고 '오타루' 에 갔다.  아기자기한 공예품이 많은 곳이며, 스시를 사먹었는데  한국 막회가 막 그리워졌다.

오타루에서 증기를 내뿜는 시계탑과 세로로 된 신호등


오타루 아기자기한 상가에서

오타루 운하에서



 일본 기차를 타고 오타루에서 사포르로 돌아왔다. 사포르 시내에 있는 지하도를 걸으며 각양각색의 상점들을 구경하였으며, 돈키호테란 곳을 가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하였다.  사포르에서 먹어야 한다는 카레스프는 우리집 홈메이드 보다 맛없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은 정말로 영어 못한다는 사실을 체험하였다.

오도리 공원에서 지역 음식인 구운 옥수수를 사먹었다. 별 볼 것 없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까만 까마귀가 까아깍하고 울어서 잠시 우리 동네 까치를 생각했다. 우는 소리가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길러진 사고의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고정관념에 대한 생각까지 조금 해보았다. 길조로 그려지는 일본의 까치는 목소리가 컸다. '깍 까아악~~~'



마지막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은 조잔케이에서 사포르역으로 나와야 하고, 사포르역에서 기차를 타고 공항까지 나가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사포르 맥주공장 견학을 하기엔 시간이 어중간하기도 하고, 사포르 시내에 있는 유서깊은  시계탑과 도청을 구경하는 터에 시가행진을 구경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음식인 일본 미소 된장 라면을 사먹었는데 짜고 맛없었다. 우리나라 라면에 콩나물 넣고 김치 팍팍 먹고 싶었다.




아카렌가 청사  정원에서
훗가이도청  구 본청사(아카렌가청사)의 외벽은 붉은 벽돌(아카렌가)로 만들어진 건물로 유명하다.  훗가카이도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네오 바로크 양식 건축물(1888)로 지어진 유서깊은 건물이라고 한다. .


아카렌가에서




아카렌가 청사에서

눈이 많이 오는 겨울철엔 사포르 사람들은 지하도로 다닌다고 한다. 여행객은 시내구경을 하느라 추운 사포르를 걷고, 지역사람들은 따뜻한 지하도를 거닌다는 것이다.  관광객인 난 지하도도 걷고 바깥 거리도 걷는 것으로 막 돌아다녔다.


'우리나라가 좋아~~~'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비빔밥'을 사먹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온 난 3키로가 쪘다. ㅋㅋㅋ 맛없는 음식먹고 찐 살의 불쾌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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