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08, 2019

Reality~~~

길다란 장마가 오지 않는 여름밤은 서늘하다. 엄마 오리가 어린 오리들을 이끌고 살아가는 풍경을 가까운 탄천변에서 바라볼 수 있다. 늘상 떠오르는 질문 하나는 잘생긴 수컷 오리들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이다.  엄마 오리가 앞장 서면 한줄로 비뚤비뚤 아기 오리들이 따라 간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엄마오리를 한참이나 응원하며 바라본다. 어떤 이는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라도 보이자,  서슴없이 돌맹이를 들어 내쫓는 열성까지 보여주며 아빠오리처럼 지켜준다.

비가 내리지 않자, 아파트숲에 숨어 사는 사람들이 여름밤을 걷는다.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며 걷는 평범한 여인들은 건강하다. 희끗희끗한 흰머리를 감출 수 없는 다정한 부부들은 가끔 손을 잡고 걷는다. 원피스 하나 시원하게 걸친 연세있는 어르신들은 두려울 것 없는 복장으로 산책을 한다. 젊은 아빠는 어린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치고, 귀여운 손녀 손을 잡은 할아버지는 손녀의 질문에 적당하고 쉬운 답을 하느라 바쁜 여름밤이다.

탄천변에 분수대가 신설되었다. 30분에 한번씩 나름 물쇼를 한다. 분수대가 있는 곳엔 항상 어린 아이들이 모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분수쇼가 끝나 버리자 두세살로 보이는 귀여운 손녀가 묻는다. '왜 끝나는 것이지?' 현명하게 보이는 할아버지 답변이 기대가 되어 귀가 쫑긋 서는 것을 느꼈다. ㅋㅋ 뭐라고 답해야 하는 것이지? 판타지가 짧게 끝나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발걸음을 멈추고 의도적으로 듣고 있을 수 없어 지나칠 수 밖에 없었지만 어린 아이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한참이나 찾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원래 그런겨!
분수가 밧테리가 떨어졌어요!
분수가 잠을 자야 한단다~~~
분수가 잠시 물을 먹어야 한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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