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29, 2016

Between B and D


Night Wave, 40x40 inches, from Night Garden

                                                                             https://www.youtube.com/watch?v=kQ1tBllHScg
                                                                                                                       Luna, Alessandro Safina

'장 폴 사르트르'님이 인생은 Brith와 Death 사이의 Choice의 묶음이라 하셨다는 것을 신문을 읽다 발견하였다. 삶에 나름 통찰을 하시는 분들이 이야기하곤 하는 '선택'이라는 단어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고독하게  진행하는 것들의 결정이며 책임이다.  '달의 정원' 시리즈의 세번째로 태어났던 작품으로 지금도 나의 벽에 걸려있는 지지 않는 달님이다.  

Wednesday, December 28, 2016

Be Sunny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창문밖의 겨울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세상 모든 소리를 삼킨 것처럼 조용하다. 미제 드라마 한 시리즈를 하루에 다 끝내는 것을 '정열'이라고 말하기 좀 그렇지만 연말을 보내는 오래된 익숙한 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년이라는 시간을 다 보낸 후의 허한 무력감을 잠시 잊으며 아무 생각없이 자막을 읽는 것도 괜찮은 것이지 싶다.

유명한 권투선수의 이중 살인사건의 무죄판결 과정이 극화된 것을 보면서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권력자들의 말 바꾸기, 묵비권, 변호사 선임 문제, 언론 놀이, 물타기, 선동하기, 정치적으로 발언하기, 흥분하게 만들기 등등의 이기기 위한 치밀한 게임을 보았지 싶다. 지금 여기  '순실의 시대'에 비하면 시시하기 조차해 보이는 심슨의 이야기로 보이는 미제 드라마를 끝내고 다시 이곳의 텔비를 켜니 드라마 보다 더 복잡하고 심란한 이갸기가 끝없는 진행형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구원의 미술관'과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이란 두권의 책을 연말을 보내는 선물로 청했다. 아직 돋보기를 쓰고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나이가 든 것인지 자꾸 몹쓸 자기애가 생기는 것이 웃기긴 하지만 한해동안 잘견뎌준 못난 몸둥아리에 대한 감사함이 든다. 성격이 모자란 것도 다행이지 싶다 그래서 그 모자람을 살펴볼 책도 가까이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역설적인 기쁨을 주는 삶의 길인가 말이다.

행복하기로 마음 먹으니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것 오늘 하루 누려볼 생각이다.


Sunday, December 25, 2016

Lingering

Lingering, Mix Media, 40x40 inches

물가에서 돌아오는 길에 낮은 동산에 낙엽을 덮고 서있는 겨울 나무들을 보면서 문득 어두운 방에 빛을 보지 못하고 서있는 그림들이 생각이 났다.  '밤의 정원'의 첫 이미지가 태어나던  그 가슴뛰던 나의 붉은 이야기들이 가슴을 찡하게 울리며 떠올랐다. 예상하지 못했고 기대하지 안았던 이미지가 스튜디오 공간속에서 보여졌을 때 그것이 내것이라는 것을 바로 쉽게 알아채지는 못했었다. 부드러움과 거침이 공존하며, 불태웠을 여름의 열정을 기억하고 본질적으로 남은 내 정원의 화석처럼 굳은 무의식적이고도 순간 찰나적인 모습은 긴한숨과 치열한 고독의 과정을 지나 그렇게 나의 이름을 달게 되었었다. 그리고 그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오늘 내게로 왔다. 

색을 버린 겨울 숲을 보면 유난히도 이 작품이 떠오르는 것은 '추상'에 대한 본질이 흡사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싶다. 유화의 찬란한 색을 버리고, 사물을 모방하는 것을 정지하고 그런 기술적인 것을 버린 작업은 받아 들이기 어려운 실험적인 시간을 필요로 하였고 그리고 난 정지 하지 않았었다. 가슴에 뜨거운 열정하나가 움직이는 힘을 주었고, 그리고 홀로 외로이 스튜디오와 집을 오가며 온통 작업 생각만을 했던 그 순수했던 시간이 자꾸만 멀어져가는 것은 가슴아픈 현실이나 한번은 내 옴몸 뜨겁게 달구었던 기억있으니 행복하기로 한다. 넘 달달한 변명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

...................................................................................Abba, Take a chance on Me


물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다 얼굴만 아는 어느 아주머니께서 자신이 쓰는 화장품 샘플에 대한 불평을 털어 놓는 것을 보게 되었다.  속을 알 수 없는 불투명한 샘플 병에 든 촉촉(?) 에센스님은 한번 나오더니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며 손바닥에 내리치며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에센스의 무응답에 그 불쾌함을 참지 못하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러려니 하면서도 사는 것이 그렇게 때론 속인다며 허하게 웃었지 싶다. 나 또한 지난 주말에 대학로에 나가 뮤지컬 한편을 보았는데 꽤 상당히 실망했지 싶다. 뜨거움이 결여된 가벼운 뮤지컬은 혹시 본인 취향에 맞지 않은 선택을 하였다는 자체 반성을 하더라도 출연진들은 노래도 못하고 감동도 주지 못하고 볼거리도 없고,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화가 났을까? 새로울 것 없고 통속적인 싸구리 뮤지컬에  대한민국 뮤지컬 앞날을 걱정하고 그러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뭐시라! 제작자가 돈이 없어서 그렇다고? ㅠㅠ 

돌고래처럼 놀고 있는 물가엔 조명등이 침침하다. 물속의 돌고래들의 못난 몸놀림이 보기가 뭐해 일부러 불을 꺼놓은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심이 생긴다. 혹시 전기세 절약할려고 불을 끈 것은 아닌지요? 그리고 물가로 내려가는 벽들은 방수 페인트칠이 벗겨져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로 기괴한 풍경일 이루고 있다. 일찌기 그 처절한 환경을 불만스러워 하던 성질 있는 여인은 요새 물가에 나오지 않는다. 그녀가 지적했을 때 지원을 했어야 했던 것 아니가 하는 늦은 양심이 들기도 한다. 물놀이에 중독된 물가의 여인들은 이런 참혹한 환경에 대해 저항하고 있을까 아니 저항이나 할 수 있을까?  나처럼 귀찮아서 알아서 하겠지 싶어 그냥 물가로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군가가 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체크는 하고 있는 것인가? 전화라도 한통 날리면 물이 깨끗해진다는 어느 성질있는 여인도 물가에 더이상 보이질 않는다. ㅋㅋ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걸로~~~ 아니면 중독이 되질 말든지~~~

아쉬우면 지는 것 맞다! 물가에 가는 것에 중독되지 않았다면 침침하고 더러운 벽이 서있는 곳에 가서 건강 운운 하며 운동을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에 가서 열정을 불태우는 자신이 좀 불쌍해지면서 아무래도 그만 그적거려야겠다. 침침한 월요일이라 마음까지 할 일없이 질척거리니 말이다. 

Wednesday, December 21, 2016

Reflection

집으로 내리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는 어느 이웃집 인테리어 공사탓으로 잿빛 두꺼운 카펫(?)을 며칠째 둘러  입고 있다.  소리와 빛을 흡수하는 재질감과 무거운 색감 탓인지 익숙하지 않은 공포감까지 느끼게 된다. 반짝 반짝 빛이 반영 되는 금속면과 객관화된 거울의 자신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신기할 정도로 갇힌 기분을 주는 것 같다. 빛이 흡수되어 버린다는 것은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줌과 동시에 빛으로 반사되는 세계가 얼마나 황홀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을 인지 하였다.

물가로 가는 길은 비에 젖어 늘어진, 칼라의 현실이 사라진  추상적인 갈색의 겨울을 보았다. 그래도 바위를 타고 넘는 물소리를 내는 냇가 어딘가에서 작은 물고기들이 움직이고, 집 없는 고양이가 쓰러지는 잡풀속에 숨어 추운 시간을 보내고, 뚱뚱한 오리들이 겨울 햇살 받아 반짝이는 물가를 한가롭게 거니는 아침 풍경화를 보는 것은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누군가와  반짝반짝 나름의 빛으로 서로 물드는 것은 아름다운 일인데 현실은 마음을 굳게 잡지 않으면 선한 빛을 교환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추운 시간일수록 내적인 에너지를 충실히 하여 겨울나무처럼 밑으로 밑으로 뿌리를 내리는 적극적인 그림을 생각해 본다. 인생은 셀프니 말이다!

강원도 속초에 가니 겨울을 경험하고 싶은 동남아님들이 많이 계셨다.  색들을 감춘 추상적인 흰 겨울의 감동을 처음 본다면 흥분될 일일 것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쉽게 발견하지 못할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열렬히 감동 받을 것이다. 나 또한 처음 살아본 사람처럼 설악산의 눈그림에 가슴이 뛰었음을 고백한다. 산끝자락에서 눈보라가 일어날 때, 커다란 눈사람이 착하게 서있을 때, 소나무 위에 달라 붙은 흰옷입은 만화 캐릭터들을 보며 상상할 수 있을 때, 징이 박히지 않은 신을 신고도 눈덮힌 산을 올라 가고 있을 때 ... 꽃같은 봄을 품기 위해 버릴 것은 버린 겨울 그림에 가슴이 뜨거웠음을 기억한다. 그래, 때로는 덮을 것은 덮고~~~
(참고로, 사진에 나온 인물은 본인이 아니고 외국님 ㅋㅋ)

Tuesday, December 20, 2016

Let it be

팥이 익어가는 냄새와 빗줄기 떨어지는 소리로 시간이 져물어 가고 있는 그림은 봄같은 겨울이고, 그리고 작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엄마의 마음은 스산한 나무들의 서성임을 보는 듯 허허로운 한겨울이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이라서 덜 춥겝다며, 비가 오는 날이라 강당에서 교육을 받으려나 할 수 있는 한 긍정적인 생각을 모으려고 애를 써 보기도 한다. 튼튼한 큰 아들을 군에 보낸 것과 달리 왜 이리도 마음이 짠한지 모르겠다 싶다.  맛난 음식을 볼 때면 군대에서 나온 밥은 제대로 먹고는 있는 것인지 혹시라도 한국말 못알아 들어 기압은 받는 것은 아닌 지...끝없는 걱정이 일어나는 것은 쓸데 없고 부질 없는 것인 것 알면서도 선한 마음과 맑은 마음을 열어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은 시간은 틀림없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가진 아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 없이, 인내의 한계를 느끼지 않도록, 쏟아지는 잠과의 전쟁을 이길 수 있도록, 불합리한 생활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 할 수 있도록, 민첩한 행동을 잘 익힐 수 있도록, 무엇보다 건강하게 잘먹고 잘자고 절대 빠르게 흐르지 않는  시간을 잘 견딜 수 있도록...입영 훈련을 마치고,  잘 다음어진 상태로 각진 인사를 건넬 아들의 모습에 벌써 눈물이 날려고 한다. 얼마나 자유로운 몸과 마음이 힘들게 던져질 것인지 말이다. 선택할 수 없고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아들로서 지닌 의무를 묵묵히 받아들인 것 만으로도 엄마는 아들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더 멋진 남자로 성장할 수 있는 인내의 시간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래도 왜 직업군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지 않는 것인지 불편하기 그지 없다!

팥죽을 만들려고 팥을 삶고 있는 겨울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청승맞게 맛난 것만 보면 군에 간 아들 생각에...ㅠㅠㅠ 입영소의 큰 소나무에  군대에서 필요한 명언들이 걸려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 남은 말은 " 이 또한 지나가리니..."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 왕이 하신 말씀이라는데, 받아 들이고 인정하기로 한다. 그려 그 또한 지나갔고 울 모두 지나 갈 것이고...

울 작은 아들과 함께 바라 보았던 설안산의 설경 중 한 이미지를 올려본다.

John Lennon, Imagine

Tuesday, December 13, 2016

Just Do it

The Stone, Mix Media, 40x40 inches

인사동에 나가기엔 날씨님이 벅차게 추운 날이다. 책도 구입하고 다른 님들의 따끈한 작품들도 보고 예술에 대한 감각이 홀로 있어 굳어지기 전에 육감들을 움직여야 하는 것 알고 있지만 추운 날씨님 탓을 하며 뱀처럼 집으로 기어 들어오고 말았다.

조간 신문을 읽다가 현재를 살지 못하고 흘러가버린 과거에 연연해 하는 이야기를 보며, 미래로 살아가야 하는 현재가 제대로 필터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살짝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지금 여기서 무엇을 진정 원하는 것인지를 분명히 알고 떠나는 삶은 살아가는  의미를 더욱 풍성하고 확장된 행복감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때로 그 현재의 필터링을 부정적으로 하기 쉽다는 것 인정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셀프로 선택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것이고, 눈을 뜨자 마자 헤아릴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좀 더 긍정적이고 좀 더 적극적이고 좀 더 창의적인 선택은 다다를 수 없는 이상이고 인간적으로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선택들을 쉽게 하고 만다는 것 또한 인정하기로 한다. 그런 모자란 부분들이 인생을 미완성으로 이루는 그림자 같은  부분이며 꽃같은 열매가 돗보일 풍부한 그림이 되질  않겠는가 말이다.

물가에서 입수 훈련을 하는 중에 가슴이 원하는 대로 혼자 돌출 행동을 저질렀다.ㅋㅋㅋ 남 눈치 보느라 재미 없고도 퇴행 같은 드릴을 하고 싶지 않다는 자신의 소리에 성실하고 싶었다. 젊은 샘과 여러 회원님들께 찍히는 행동이지만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욕구가 넘 강했지 싶다. ㅋㅋㅋ 잘난 척 하는 짓이라 생각해도 좋고, 말 안듣는 못된 성가신 회원이라도 좋고 상관하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들고 나서 사방이 조용했지 싶다. ㅋㅋㅋ  아침 신문을 잘못 읽었나요?

꽃처럼 셀프로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워 잎과 꽃을 피워 내는 것이라는 것 나의 정원에서 깨우치지 않았던가 말이다. 물론 거름도 주고 벌레도 잡아주고 바람도 막아주는 행운은 일찌기 나의 것이 아니라는 것 알고 말았지 말입니다. 고생하는 나의 몸을 믿고 풍덩~~~기쁨이로세~~~아무래도 원만한 물가생활을 위해 '인간 실격'이라는 책을 마저 읽고 단순한 기쁨을 오랫동안 누리고자 하는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

Light in the Dark

Under the Moon, Oil Painting on Board

어둠속에 불들이 켜지는 시간에 잠시 꽃에 대한 열정으로 수채화를 그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아득하게 기억되는 꽃에 대한 관심과 집중 그리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그 시간들이 잊혀지지 않고 떠오르는 것은 가슴 뜨거운 일임은 틀림없다. 내 정원에서 뿌리를 내리며 함께 살았던 나의 꽃들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수선화, 아이리스, 클에 마티스, 모닝 글로리, 제비꽃, 제라늄, 콘 플라워, 장미, ...등등의 꽃들은 각기 아름다웠고 그 순간의 열정으로 붓을 잡고 그린 결코 완성할 수 없던  그림보다 훨씬 완벽한, 절대적인 아름다움으로 언제나 존재했던 기억이 잠시 굳어가는 가슴에 물번짐을 느끼게 한다.

물가의 어느 여인이 내 이름을 기억하며 이쁜 이름이라 말하는 것에 깜짝 놀랐다. 달달한 립서비스라고 생각하였지만 이미 입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았다. 나 또한 그녀의 이름을 외웠다. 촌시러운 내 이름은 아직도 이름값을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요? 얼핏 강해 보이는 자신에게 참 부드러운 이름인데 왜 그리 부드러운 엣지를 누리지 못하는지 잠시 물어 보기로 한다. 그곳에서 '수니'라고 불릴 때를 그리워하고 사는 것은 과거에 갇혀 사는 것이라 것 잘 알고는 있지만 지금 이곳에 내 이름이 아직도 난 낯설다.

군대 입대를 앞둔 아들이 김치전이 먹고 싶다하여 오늘도 난 붓을 들지 않고 슈퍼에 다녀왔다. 뭣이 중헌디! 그리고 어둠속에 불을 켜고 식구들을 기둘리고 있다. "뭣이 중헌디! "하며 화가 대신에 엄마를 선택하고 말았다 오늘도~~~

Maria Callas, Casta Diva


Sunday, December 11, 2016

Throw & Go

괜시리 힘든 월요일의 기울어진 빛은 회색빛으로 무겁다. 잠시 쇼파에 누워 잠을 보충하고도 창조적인 힘은 솟구치지 않아,  밀린 집안 일을 하는 것으로 에너지를 현실적으로 만들어 늘어지는 중년의 몸을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듯 움직였나보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고, 슈퍼에 가서 장을 보고,  세탁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식구들을 위해 기본적인 부엌일을 하고 그렇게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있나보다.

베란다에 있는 제라늄이 유난히 붉은 겨울의 시간에 누군가 아직 살아있냐고 물었다. 오랫동안 소식 없는 사람에게 그냥 묻는 안부인사이겠지만 나름 질문받는 자신은 심각하였지 싶다. 꿈틀꿈틀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예술가로서 살아있느냐는 인사일것인데 그 단순한 질문에 가슴이 칼날에 베이는 그런 느낌이 들기라도 했을까? 일단 잠을 자고 나서 생각하기로 했는데 그리고는 슈퍼에 다녀왔다.ㅋㅋㅋ

몸을 던지고 그냥 나아가는 것! 물가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다. 무엇을 던지고 나아갈 것인지? 던질 것은 있는 것인지? 말장난 할 친구가 그리운 시간이지만 그녀들도 조용한 월요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전화는 들지 않기로 했다.

gesture drawing, compressed charcoal

정경화, 나에게로의 초대


Thursday, December 08, 2016

Resilience

'회복 탄력성'이란 단어를 신문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GRIT'이란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네가지의 요소 단어들(Growth, Resilience, Intrinsic motivation, Tenacity)의 첫글자들을 모아둔 것으로 지금껏 살아온 경험으로 공감할 수 있는 단어들이었지만 유난히 '회복 탄력성'이란 단어는 정체성이 혼란스런 자신에게 어렵게 다가오는 것 같다.

물가에선 '리커버리'를 하고, 그림을 그릴 땐 '백업'을 하고,  인간관계에선 적당한(?) 거리를두고, 노래를 할 땐 박자에 맞춰 호흡을 모으고, 등등의 경험으론 일종의 힘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기전에 드는 생각이다. 불안하고 부정적이고 긴장되는 에너지를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인지? 꿈은 아직 꾸고 있는 것인지? 

물가에서 돌핀킥 연습을 하던 중에 몸의 중심부를 이용한 발차기 연습을 하였다. 상체를 이용하지 않는 드릴이라 익숙하지 않는 느낌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러 포기해야 할 이유들이 있어도 왜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알았다.  그것은 물가에 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이 내게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라는 것을 누리기로 한다 돈이 생기지 않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릿'이란 책을 구입해서 아직 읽어 보진 않았지만, 내가 못하는 평영을 포기하지 않고 극복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그 과정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성공사례담을 이야기하면 돈 잘버는 친구들이 웃겠지 싶다.  난 아무래도 늙은 것 같다, 예술이고 문학이고 아무 쓸데없어 보이고 돈잘버는 친구들이 부러우니 말이다.  어중간하게 늙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Wednesday, December 07, 2016

Balance, Timing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란 책의 앞장에 2001.8 해운대란 메모가 적혀 있는 것을 바라보며 잠시 멈칫했지만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가슴 뛰는 책 제목에 새로운 이천년의 여름바다를 적으며 읽어 내렸던 젊었던 자신의 깨달음이  오늘로 오는 긴 밀물과 썰물을 타며 어찌 변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가슴이 뛰는 것 같기도 하였다. 오래된 책을 조용한 겨울밤에 읽는 것 또한 색다른 기쁨으로  좋은 에너지를 자신에게 불어 넣을 것을 기대했었고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마음 속의 진정한 기쁨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선택 하나를 포기하였다. 하나를 버리면 불안하고 두려운 것이 아니라 짐 하나를 덜어낸 것처럼 한결 평화롭다라는 것을 깨달은 오늘은 더 늙은 것이 아니라 더 성숙해진 것이라 여기기로 한다. 멋진 삶을 꾸려 나가기 위해서 입을 닫고, 옷을 차려 입고, 지갑을 열고, 기분을 업하는 것  실천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좋은 에너지 교환하는 것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집에 돌아와 읽다 남은 책을 마저 읽는 외로운 모질함이 여전히 주름지게 골을 파며 자신의 자리를 잡고 있음을 본다.

 '균형'과 '타이밍'이란 단어들이 물속에서 나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외의 단어들도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균형감각이 있어야 하고, 효율적인 동작을 하기 위해 그 시기를 만들어 타고 나아가는 것이 내게 주어진 삶의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  알면서도 살아가는 것이 그렇다.

Monday, December 05, 2016

Wake Up

시간은 언제부터 잡을 수 없는 속도로 날아가고 있음을 왜 새삼 반복하며 깨닫는 것인지 뒤뚱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인간적일 수도 있겠다 싶다. 주름진 아버지가 보내주신 유자를 도마위에 놓고 씨를 추려내고 칼질을 해서 유기농 설탕을 뿌리고 나니 허리가 아프다며 '아이고' 소리를 내었다. 오래된 허리를 보호할 겸 절인 배추를 사서 김장을 하는 것도 이틀이란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 역시 '아이고'란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12월이 신음 소리를 내며 후딱 바쁘게 올해의 마지막이라고 정리를 하고 있는듯 하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잘 되어야 할터인데 대대손손 한국인으로 살아갈 후손들까지 생각하니 작금의 사태가 부끄럽고 창피해서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아 몇주째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권력이 부패하니 냄새가 나고, 도려내지 아니하니 온 몸에 퍼지는 현상이라~~~나라걱정하는 거국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자괴감을 느끼게 하니 참을 수 없어 촛불 대신 꺼지지 않는 등불 들고 나가 소리질러 본다.

into my own, 40x40 inches

https://www.youtube.com/watch?v=jey33TV1bqY
한영애, 조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