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ing(processing)
캔버스 사이즈가 좀더 커졌고, 그리고 24x36 사이즈의 직사각형 정물화 시리즈 일호인 그림이다. 어떤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푸른 빛으로 올라오는 봄날의 잔디밭에서 영감을 받아서 초록색 타올로 푸른 초원을 공부하였고 그리고 풍경화의 일부분이 될 돌멩이 와 나무를 갖다놓고 보니 더욱 욕심이 생겨 자연과 인간을 함께 두고 싶었고 그리고 푸른 하늘 같은 얇은 베일을 셋팅하고...인간모델이 자꾸 넘어질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책을 끼워서 중심을 잡아야 했고......
그러다보니 다시 복잡한 정물화를 그리고 만 것 같은 기분도 쬐금 들기도 하지만 운동감이 풍부한 구성으로 인해 만족스럽다. 딱딱한 것들과 부드러운 것들의 조화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짐 그리고 책이 주는 즐거움, 그리고 또 무엇을 사유할 수 있을까?
이 그림을 놓고 크리티크를 하였을 때 '에런'은 이것은 학생이 단순히 그려본 스터디용 작품이 아니고 경지에 이른 '아트' 수준이라며 칭찬해 준 작품이다. 물론 '마늘' 그림을 보고도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누가 이렇게 마늘을 그릴 수 있냐며 겸손해(?) 하는 나를 치켜 올려 주었다.ㅎㅎㅎ
그림의 제일 윗부분의 베일을 더 자세하게 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그룹 크리티크가 끝나고 나서 최종적으로 마무릴 해 볼 생각이다. 성질 급한 꽃들이 떨어지고 봄기 오른 갈색 나무 속에서 초록색들이 꿈틀거리며 솟아오르는 삼월이 가고 있다. 사월의 봄날은 얼마나 찬란할른지. 그림을 시작한 후로 세상의 색들이 다시 보인다. 세상엔 색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