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01, 2009

The Lesson from Pizza Box

텍스쳐 네번째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의 마무리를 앞둔 아침에 식탁위에 덩그렇게 놓여있는 피자박스의 광고 문구에 눈이 갔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다가오는 귀한 문구들을 오려서 스튜디오로 향하는 마음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의 흥분됨이었다.

이틀전에 커피와 고추가루 그리고 콩들을 제소에 범벅을 해놓고 철망을 얹어 놓았더니 미제 학생이 쥐를 잡는 중이냐고 물었다.ㅎㅎㅎ 그래서 타이틀을 마우스 트랩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면서도 만족할 수 없는 마음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 침대에 누워 아이디어를 착상하는 시간은 내게 소중하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스케치북에 옮겨 놓았던 것을 들고 스튜디오에 가긴 하였지만 막상 찰떡같은 이미지를 딱히 구제할 묘안이 떠오르지 않고 제소에 붙어있어야 할 콩들이 떨어지기만 할 때, 해결해야 할 것은 콩을 나무판에 붙여야만 한다는 것이 중요한 문제란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할 수 없이 쥐덫같은 철망을 치우고 글루건으로 거미줄을 치고 흰떡같은 밋밋한 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검은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아차'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주말이라 스튜디오의 안전을 위해 열쇠가 없이는 출입을 할 수가 없는 상황에 난 모든 것을 스튜디오에 둔 상태로 건물 밖으로 나오고 만 소리 '덜커덩덩덩덩...'

이른 아침에 스튜디오에 미제 학생들 있을 리 만무하지만 건물 주차장에 서너대의 차가 있기에 혹시나 하고 벨을 사정없이 울려되어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추운 바람 부는 이른 아침에 난 허접한(?) 몰골로 밖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무슨 아트를 한답시고 이런꼴로 서있단 말인가 하는 자책감과 함께 하나님 아바지 한번만 봐주시요 하고 기도를 하였다.

핸드폰도 없고 자동차 열쇠도 없고 돈도 없고 갈 때도 없고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햇살이 내리쬐는 양지를 골라 서성거리며 아무래도 운동하랍시라는 하늘의 뜻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며 긴 기다림을 하고 있을 때 경찰 차를 보았다. 그 반가움을 어찌 표현하리요! 그전날 미국에서 처음으로 경찰에게 잡혀 운전대에 손올리고 간떨리며 경고 딱지 받는 체험을 하게 하더니, 오늘은 경찰이 오들 오들 떨고 있는 나를 따뜻한 스튜디오로 들어갈 수 있게 하였다!!!

피자판에서 자른 문구 그대로 난 경찰에게 땡큐땡큐 하였다. 진정 땡큐땡큐! 하나님 땡큐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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