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28, 2024

반을 배우고 반을 깨우치다

 운동장에서 눈을 뭉치고 굴리는 아이들의 소리가 가득찬 학교는 볼이 빨개지는 즐거움이다. 학교는 슬기롭고 지혜롭다. 특별 활동으로 아이들을 하얀 눈이 덮여 있는 운동장에 풀어 놓은 것이다.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아이들은 신이 났다.  너무 빨리 지나간 시간이 아쉽기만 했을 것이다.  하얀 눈덩이를 교실로 가져와 책가방에 집어 넣을 줄이야! 책가방 속에서 슬슬 녹고 있는 눈덩이를 꺼내 밖으로 버리고 있자니 귀하고도 순진한 웃음이 딱딱해진 마음을 깨고 흘러 나오고 만다. 요즘 들어 잘 웃지 않은 나를 위하여 준비한 선물일까.ㅋ

아침 공부를 하다가 '방향 전환'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혀 꼼짝달싹할 수 없었던 이유가 유연하게 방향 전환을 하지 못해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뻣뻣해져가는 몸과 함께 굳어져가는 마음과 머리에 '유연성'이 필요한 일이다. 살짝만 새롭게 방향을 틀었으면 되었는데......틀린 문제의 답을 확인하다가 우매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Wednesday, November 27, 2024

삶은 움직이는거야

 며칠 간 동안 익혀진 생활 리듬 탓도 있겠지만 눈이 내리는 초저녁은 이미 눈꺼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 잘 자고 일어난 시간은 이른 시간이다. 이웃의 움직임이 어김없이 소리를 만든다. 새벽 2시 22분! 신데렐라가 마차를 타고 이제 집으로 돌아와 밀린 집안 일을 하는 모양이야. '기본적인 예의'를 차릴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내 마음 속의 부정적인 감정과 느낌이 일어나지 않게 '도'를 닦아야 하는 과업이 주어진 것이다.

할 수 없이 침대에서 스마트 폰을 챙겨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을 찾아 본다. '그려, 그럴 수 있겠다~~~저러다 다시 잠들 것이야~~~'악인이 내게 주는 삶의 의미를 알아채야 한다. 그래, 얼른 이사를 가야겠어! 너무 안주하지 말고 움직이라는 신호인 것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우선 하고 볼 일이다. 삶은 움직이는 것이지.

오래 묵은 친구의 목소리를 듣기 좋은, 첫 눈 오는 날에  자원 봉사와 자기개발을 하고 있는 삶의 모습에 '선한 자극'을 받았다. 날마다 겨자씨만한 좋은 변화를 이루고 산다면 그것은 삶의 면면이 가지고 있는 '모순'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며, 스스로의 불완전성을 사랑하게 되는 길이라는 생각이 눈처럼 포근하게 내리는 풍경화를 그린 날, 첫 눈 오는 날~~~

Tuesday, November 26, 2024

겨울이 온다

 첫 눈이 주저함이나 두려움 없이 하늘에서 내려 오고 있다. 겨울의 첫 눈이 내릴 것이라는 소식을 기쁘게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전혀 기쁘지 않단다. 차를 가지고 운전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불편한 현실적인 기억은 첫 눈이 줄 수 있는 낭만성의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 것 같기도 하다. 버스를 애용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운전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의 당혹스러움(?)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미국에서 아이들의 등하교길을 날마다 책임지던 그 시절의 '눈이 내린 날'은 정말 긴급재난에 가까울 정도로 긴장되고 위험한 날이었다. 폭설이 내린 날은 대부분은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하였지만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한 날이었던가. 

첫눈이 내리는 흐린 광경을 보고 있자니 행복하다. 첫 눈이 내리기 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몸을 움직여 천수무로 담은 석박지와 짠지가 마음 속을 든든함과  뿌듯함으로 채워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행복은 위장에서 오는 것 맞다!

 끝이 아니라 봄을 품은 시간 겨울이 내리고 있다. 아침 신문에서 알뿌리 식물들의 겨울 이야기를 읽으면서 땅이 얼기 전에 심었던 나의 수선화들이 생각났다. 겨울 땅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여 이른 봄에 노란 꽃을 들어 올렸던 어여쁜 나의 수선화! 

겨울이 온다~~~









Monday, November 25, 2024

이런 날도 있어

 


Thursday, November 21, 2024

너의 그림

 


공원으로 향하던 길에 마주한 담쟁이가 붙어있는 벽화(?)를 보았다. 가슴이 살짝 두근거렸지 싶다. 모든 것은 아름다운 순간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던가.

Sunday, November 17, 2024

바람을 날다

 


자연 그대로

 


더 이상 관심과 배려가 없는 관계는 떨구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그 지점에 이른 시간은 가을과 겨울 사이이다. 소식이 궁금해서 전화 한 통, 문자 안부도 묻지 않는 오래된 인연을 놓아 버리는 일은 두려움이다. 하지만 이제 알 것 같다. 그것이 물처럼 흐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보둠고 사는 것은 때때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일이다. 내려 놓자,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

'천수무'를 구입해 '석박지'를 담았다. 우울감과 외로움이 내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살피고 있자니 철이 들어간다. 

Thursday, November 14, 2024

Thanks24

 


미리 걱정한 덕분일까? 그저 당연하게 누리던 '가을 단풍'을 보지 못했던 작년 가을의 상실감은 여름의 푸른 이파리가 얼어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앞선 염려와 실망감을 갖게 하였다. 그런데! 멀쩡하게 돌아온 눈부시게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화에 그만 '감사'라는 단어가 입밖으로 자연스럽게 튀어 나온다. 

여름같은 가을날을 보내고 있던 이유로 걱정하고 미리 우울했었다. 이상하리만큼 따뜻한 가을 날의 낮 기온과 달리,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연유로 올 가을 단풍이 울긋불긋하다고 한다. 깜짝선물처럼 펼쳐지는 가을 풍경에 난 그저 내것인냥 행복하다.

동네 공원에서, 길 거리에서 마주한 평범한 은행 나무들의 가을에서 '기쁨'을 얻고 말았다. 


Wednesday, November 13, 2024

hand made

 비가 내린 후 겨울다운(?) 날씨가 시작될 것이라는 아침 뉴스를 들었다. 노랗게 물드는 은행나무의 우아한 모습은 감사와 함께 마음의 풍경화를 곱게 물들게 한다. 길가에 가로수들이 색을 바꾸는 일이 일상의 삶속에 허락한 '자연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지금이다.

옷소매에 'hand made'라는 작은 표가 달려 있는 것이 거슬려서 가위를 들고 잘라내며 잠시 생각이 스쳤다. 굳이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표시를 보이며 다닐 이유가 있는 것인가. 옷의 가치를 올려 받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거슬리는 결단이고 표시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있단 말인가. 어쨋거나 사람의 손길이 더 많이 가서 공임비가 비싸고 귀한 옷이라는 표시라는 것쯤은 알겠으나 굳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글자가 내가 선택한 옷에 대한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 가위를 들고 말았다. 


모두 다 꽃이야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꽃이고

몰래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Wednesday, November 06, 2024

겨울의 처음

 노랗게 물든 은행 나무를 보지 못할 것 같다는 예측과 달리 노란 은행나무들을 보았다. 은행 나무 종류와 뿌리 내린 환경에 의해 다른 것인지 같은 지역에서도 아직도 푸른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도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을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발품을 팔아 울긋불긋한 가을 풍경을 찾아 나선 것을 보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귀함을 알게 된 모양이다. 

가을 바람에 나뭇잎이 영화처럼 떨어지니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스마트 폰을 가방에 넣고 그냥 풍경을 즐길거라는 다짐이 무색하게 그만 사진을 찍느라 나 역시 바쁘다. 거리에 뒹구는 플라타나스 커다란 나뭇잎을 밟으니 '바스락'하고 소리를 낸다. 시몬이 밟았다는 가을의 소리! 찍지 말고 느껴야 하는데~~~

올들어 가장 추운 가을 아침은 오늘은 아마도 초겨울이라고 해도 될 것 같으니, 더 따뜻한 마음을 껴입어야 한다.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능력과 인간다움을 점점 상실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기도 하다. 지루하고 심심한 출근길에 이어폰을 귀에 꽂고 듣게된 첼로 음악에 마음 속에 촉촉한  물기가 도는 것을 느꼈다. 영화를 보며 엉엉 울었다는 친구의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마음 풍경이 부러운 아침이다.

Tuesday, November 05, 2024

Good Will Hunting 24

 

                                                good will hunting24

일몰의 시간을 검색하고 서해 바다로 간다해도 언제나 아름다운 노을 풍경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몇 번의 헛걸음으로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바다가 푸르게 노래하고 태양은 붉게 타오르는 환상적인 풍경은 선물처럼 기쁨으로 다가왔지 싶다. 사람들이 잠깐 동안의 대자연의 위대한 쇼를 감상하려고 여기저기서 모여 들었다. 노을이 지는 바닷가에 간이 의자를 펼치고 앉아 와인 한잔을 나누는 그 낭만을 챙길 수 없는 지금이 아쉽긴 하였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만족스러웠다. 

                                              good will coming(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