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온다
첫 눈이 주저함이나 두려움 없이 하늘에서 내려 오고 있다. 겨울의 첫 눈이 내릴 것이라는 소식을 기쁘게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전혀 기쁘지 않단다. 차를 가지고 운전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불편한 현실적인 기억은 첫 눈이 줄 수 있는 낭만성의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 것 같기도 하다. 버스를 애용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운전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의 당혹스러움(?)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미국에서 아이들의 등하교길을 날마다 책임지던 그 시절의 '눈이 내린 날'은 정말 긴급재난에 가까울 정도로 긴장되고 위험한 날이었다. 폭설이 내린 날은 대부분은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하였지만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한 날이었던가.
첫눈이 내리는 흐린 광경을 보고 있자니 행복하다. 첫 눈이 내리기 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몸을 움직여 천수무로 담은 석박지와 짠지가 마음 속을 든든함과 뿌듯함으로 채워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행복은 위장에서 오는 것 맞다!
끝이 아니라 봄을 품은 시간 겨울이 내리고 있다. 아침 신문에서 알뿌리 식물들의 겨울 이야기를 읽으면서 땅이 얼기 전에 심었던 나의 수선화들이 생각났다. 겨울 땅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여 이른 봄에 노란 꽃을 들어 올렸던 어여쁜 나의 수선화!
겨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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