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31, 2023

ON

 '수면일기'를 쓰고 만다. 지난밤은 그런대로 잠이 들어서 아침이 힘들지 않았다. '벌떡' 일어나니 그야말로 일어나진다. 그리고 다시 습관처럼 이불속으로 들어와 잠들기를 청하다 문뜩 깨달았다.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겨? 소중한 나에게!

좋은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는 셀프진단을 내린 것은 긍정적인 진보이다. 잠은 밤에 자도록 하고 건설적인 것으로 대체를 한다. 선택지가 아직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가.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것, 마음이 흡족스러운 것, 뭔가 나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을 드디어 찾았다. 오늘 내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내친김에 어제보다 일찍 아침을 시작했다. 쌓아둔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고 창문을 열고 하다보니 좋은 에너지가 켜진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순서를 정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뭔가를 배우고 깨우칠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기도 하다. 혹자는 참으로 쓸모없는 일에 시간과 돈을 쓴다며 비웃기도 하였지만 그 배움이 없었다면 나라는 사람은 불행했으리라 본다.

사람의 눈이 앞에만 달린 것은 뒤돌아보지 말고 앞을 보라는 뜻이란다. 자꾸 옛날 생각하며 후회와 자책으로 과거를 파먹지 말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앞으로의 노년의 삶에 자신이 없어서 시간이 필터링한 지나간 젊은 시간들을 꺼내 먹고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오랫동안 바보 만들기를 열심히 했던 탓인지 자신감이 결여된다. 아마도 자라는 것을 멈춘 부작용으로 보인다. 물론 나이탓으로 하면 모든 것이 이해받고 이해하기 쉬울 수도 있다. 새로운 지식에 열린마음를 갖고 덤벼야 하는데 자꾸 머뭇거리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가.

무기력을 털어내고 할 수 있는 일에 클릭을 하였다. 오늘의 나는 대단하다!

오래 묵은 나이를 생각하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하는 나쁜(?) 생각이 아니드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놓기엔 아직 젊지 않은가. 자신을 가장 기쁘게 할 수 있는 건전하고 건강한 습관으로 자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힘을 습관처럼 켜야 한다. 점심 먹고 동네공원 나갈 시간이다. 오늘 하루도 토닥토닥...

Monday, January 30, 2023

Wake Up

 꽃피는 봄이 멀지 않았다. 그놈의 잠때문에 늦게 시작한 겨울아침은 꽃피는 봄은 멀지 않았다고 한다.  한파경보도 오지 않고 관리실 안내 방송도 들리지 않으니 세상이 조용하다. 습관처럼 틀어놓는 티비방송을 꺼버린 탓도 있으리라 본다. 

어제 세운 계획대로라면 동네 도서관에 가서 독서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살짝 귀찮은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귀찮니즘에 빠진 생활을 하다보니 뭔가 새롭게 시도하는 일이 참으로 귀찮다. 그렇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게으른 생각에 잡혀 먹히고 마는 꼴이기도 하다. 마침 핸드폰 케이스가 망가지지 않았나. 어느 것이 더 중헌겨 묻는다. 

얼른 창문을 열고 청소기를 윙윙 돌리니 흐트러진 마음이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내친김에 화분에 물도 주고 그리고 블러그에 몇자 적고 그러다보면 자신이 뭘 원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잠이 안올땐 대체로 좋지 않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쓸데없고 불편한 예민함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작품활동을 할 때는 그 예민함으로 구상을 하고 계획을 하고 창의적으로 치열하게 뭔가를 표현하는 과정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그 예민함이 참으로 감당하기 힘들다. 그 쓸모없는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승화를 해야 하는 것이 지금 내게 주어진 숙제임에 틀림없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용기를 내어 체중계 위에 올라갔다. 코로나로 인해 체중감량이 기적처럼 일어났다. 역시 덜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집나간 밥맛이 돌아왔는데 이걸 어쩌지.어려운 것이지만 오로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몸무게를 줄이는 일부터인지도 모를 일이다.(문제는 자신이 비만이라고 자각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숫자에 약한 탓인가?) 

밖으로 나가야 한다!!

Sunday, January 29, 2023

Feel Better

 맑은 겨울햇살이 들어오는 공간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다. 공포스럽기까지 하던 추위가 물러나고 앞으로 며칠은 예전의(?) 겨울같은 날이 지속될 것이라 한다. 지난밤은 그런대로 잠들었던 이유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그야말로 살 것 같다.

잠들지 않은 밤은 아침을 빨리 데려온다는 것이다. 뒤척이며 잠을 청하지만 앞서간 시간앞에 신경이 더욱 뾰족하게 들고 일어섰지 싶다. 

코로나로 인해 약을 복용하다 보니 커피를 약 2주 가량 마시지 못했다. 커피를 마시지 않았던 날이 있었던가? 기분 좋은 커피향이 무색하게 쓰디쓴 커피맛은 상상하지 못했던 맛이다. 몸이 커피를 거부하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커피를 끊어야겠다!

갑작스럽게 '각성'이란 단어가 단단하게 마음밭에서 일어났지 싶다. (뭔가 깨어난 상태로 보이는데 무엇이 자극을 한 것이지?) 너무 오랫동안 드러누워 살았단 생각에 초조함이 들어온다.  봄이 오고 있음을 몸안의 세포들이 기억하는 모양이다. 

눈의 다래끼로 인해 술을 마시지 않은 시간이 두달이 된 것 같다. 가끔 술마시는 시간이 그립긴 하지만 몸에 해로우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과연 커피를 끊을 수 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연륜있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차채고 셀프로 잘 챙겨주어야 한다.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라면 이름은 '했더라면'이라고 한다.

후회로 잠못드는 일 없도록 오늘 하루도 홧팅!

Friday, January 27, 2023

How are you?

 기분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이유를 굳이 찾아보자면 추운 겨울날씨 때문이다. 그리고 추운 기온 탓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이 신경을 더욱 쪼그라들게 만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코로나 후유증을 달고 있는 처지에 외출은 삼가해야 한다. 겨울햇살이 다행히 맑게 빛났지만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비교적 건강한 삶을 누리고 살았던 모양이다. 나이들어 병이 찾아 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받아 들여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다. 코로나를 만난 후로  목안에 가래가 남아있고 코가 막히고 그리고 우울감도 있고 무기력 증세가 있다. 온종일 가습기 덕으로 그런대로 지낼만 하지만 견디기 힘든 것은 불면증과 우울감 그리고 무기력감이다.

이럴 때는 공원을 걸어야 하는데 지금의 겨울 날씨는 심각하다. 이 추운 겨울도 몇주 안남았다고 애써 저 멀리 있는 '희망'이란 따뜻한 단어를 찾아본다. 

그래도 오늘은 맑은 겨울 햇살이 창문 넘어 거실로 들어오지 않았나?

잃어버렸던 청각과 후각이 돌아왔다. 그리고 입맛도 돌아왔다ㅋ

가슴뛰는 일을 찾으면 이 주저앉는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예전처럼 뭔가 배우고 싶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배우기를 멈추니 바보가 된 것 같기도 하다. 텔레비젼 친구와 놀다보니 가끔 연예인이 꿈에 나온다는 그 바보 ㅋ

맨날 배워서 뭐할 것이냐고 멈추었더니 이 무식하고 무지혜로운 삶 또한 참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잠못 이룬 밤에 보았던 동영상에서 품은 좋은 말을 적어본다.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지싶다. 따지지도 말고 남 삐지게 바른 말 하지 말고 그리하여 왕따 당하지 않고 잘 살라는 말에 왠지 폭풍공감을 하며 찔린 웃음을 웃고 말았다. 

오늘에 이르러, 지난 날 이해되지 않았던 그 수영장 여인들이 그립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 나이를 꽤 먹은 모양이다. 다들 안녕하시고 잘들 살고 계시겠지요.

Monday, January 16, 2023

The Choice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사람들이 다 한번쯤은 걸린 것에 이제서야  걸렸냐고 누군가는 애써 겁에 질리지 않도록 위로한다. 앞서 경험하고 정복한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를  귀쫑긋거리며 듣게 된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백신주사 덕으로 별 그리 심하게 아프지 않을 것이라 한다.

가벼운 감기처럼 넘어가리라는 낙관적인 예상과 달리 현실은 열이 나고 오한이 들며 힘들었다. 사흘 열이 나더니 이제 코가 먹고 귀가 멍멍한 상태라 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받으며 후유증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를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병증이 약하게 시작되었다. 오랫만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했지 싶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진료실이 2개가 있어서 성격 급한대로빠른 진료를 선택할 수 있었다. 대기인원의 숫자가 많은 진료실 2는 원장 진료실이 분명하고 동네에서 이름난 의사샘일 것이라 짐작은 하였다. 진료실 대기 1명이란 정보에 조금은 멈칫거리며  진료실 1선택을 하였다. 

젊어 보이는 의사샘은 빛의 속도로 코와 귀 그리고 입안을 들여다 보고 따라 잡을 수 없는 속도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코로나 양성 확진자가 되었다.

3일간의 약처방 그리고 병원 재방문을 권하였다.  증상은 바뀌고 그리고 한층 심해졌지 싶다. 밤이면 오들오들 오한이 들고 열이 나는 증상은 해열제로 첨가해 먹어야 했다. 그리고 다시 3일째 되는 날, 대기환자 수 1명인 진료실 1에 진료를 받았다. 그렇고 보니 이 의사샘은 질문 즉 문진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엔 모니터에 코속 사진을 보여주며 현 상태를 비교 설명해 주며 적당한 약을 지어주겠다고 한다.

환자수가 없으면 더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줄 알았다. 집에 돌아온 난 불만이 쌓인다. 뭔가 잘못된 듯한 느낌은 왜 드는 것이지? 이전 약과 똑 같은데 항생제를 처방하고 가래를 삭힐 물약을 첨가해 주었다. 그리고 그 약을 복용후 속이 쓰린다. 아니, 가슴밑 중앙부위에서 뭔가 타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것을 속이 쓰린다고 하는 것인가. 불타고 쓰린 이틀을 보낸후 서둘러 병원에 갔다.

이번엔 대기환자가 많은 진료실2를 선택하였다. 진료실1 의사샘에게 잠시 미안함이 살짝 들기도 했다. 어쩔것인가 내가 코로나로 부터 살고 볼 일이다. 역시나 예상대로 연륜 있는 의사샘은 친절하고 적극적이고 자신있다. 그래서 그런것인지 말씀이 많으시고 환자를 편안하게 해서 상호소통이 잘되니 마음이 놓인다. 전문가적인 자신감은 친절하다. 환자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자신의 소견을 이야기 하는 것을 귀찮아 하지 않은 것은 인상적이었다.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기다려 이 의사샘의 진찰을 받고 싶어했던 것이다. 대기 인원 1인 진료실1의 이유를 알 것 같다. 

7일간의 확진자 격리가 하루 남았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회복후에도 코로나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이 나일 것 같아 불안하기 그지없다. 이비인후과에 가서 계속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다음주가 설날인데 코로나에 갖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못하는 것인가 안하는 것인지 구별도 못할 정도로 코로나에게 붕괴된 모양이다.. 유튜브에서 '불안'을 없애는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멋지게 나이들 순 없는 것인가. 일단 코로나부터 낫고 볼 일이다. 얼른 동네 공원에 가서 걷고 싶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다. 


Monday, January 09, 2023

symptoms

  마침내 코로나에 노출된 모양이다. 막상 약국에서 구입해온 테스트 검사에선 음성으로 나오는데 목에 가래가 낀 것 같기도 하고 미열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절대 당하지 않을 것처럼 오만하게 살았던 탓으로 낯선 공포감에 쉽게 휩쌓인다. 가까운 병원에 전화문의를 했더니 증상이 나타나면 오시라고 한다.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등등의 몸살감기 증상을 말하는 것이다. 코로나가 시작한 이래 감기를 한번도 앓아 본 적 없는 외롭고 안전한(?) 생활을 했다. 백신 맞으라 하면 성실히 맞고 마스크도 잘쓰고 손도 잘 씻는 착한 사람으로 살았다. 마침내 붕괴직전이다.

결국은 나에게도 코로나가 바로 코밑까지 아니 코속으로 이미 침범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내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목구멍속에 뭔가 일어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타고난 민감함일까. 긴장된 탓인지 식은 땀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차라리 빨리 증상이 나타나 약을 먹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싶기도 하다. 몹쓸 병임에 틀림없다. 가족과의 만남도 떨어뜨려 놓으니 말이다. 두번째 진단테스트에서도 음성으로 나온다. 아직 병균의 활성화가 일어나지 않았든지 아니면 슈퍼면역력을 지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에 뭔가가 있다. 

민감한 자신이 좀 실망스럽기도 하다. 죽으면 죽지 이렇게 말하면서도 아픈 것은 싫으니 말이다. 별것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집안살림을 잘챙겨야 하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모든 것이 힘이 든다. 별로 뭔가 먹고 싶지 않다는 것은 심각은 증상이다. 냉장고에 있는 시금치라도 데쳐서 얼른 먹고, 힘내서 남아있는 오늘을 즐겨보도록 해야겠다. 


 

Sunday, January 08, 2023

Humor

 갑자기 깨달았다. 유머가 실종되고 잘웃지 않는다는 사실을.

법률적인 노인의 나이가 65세라고 하자면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영화 대사처럼 완전 붕괴된 모양이다. 유머감각 없고 좀처럼 웃지 않는 내적 상태의 나이는 몇이란 말인가. 정신이 번쩍 들었지 싶다. 당당하고 유머감각 있고 잘 웃던 그 사람은 어디로 간것이지.

모든 것이 살이 쪄서 그렇다! ㅋ

자신감이 결여되니 유머감각도 떨어지고 유머감각이 없으니 즐겁지가 않는 것이고 즐겁지가 않으니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승전비만이로다!

간단한 점심을 챙겨먹고 공원걷기를 나갈 참이다. 사는 것이 허무해서 뭐라도 막 그적거리고 있는 중이다. 맛난 점심도 없다. ㅋ 다양한 경험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모든 것을 정지한 느낌은 고요하지 않고 우울하다. 몰입해서 보고 싶은 드라마 시리즈도 더 이상 없다는 것이 불안하다. 살찐 내가 보이고 만다. 

동네 새로 생긴 과일야채가게는 나쁘다.  바깥만 번지르한게 껍질이 두껍고 맛이 매말랐다. 몇번의 경험으로 동반되는 배신감과 후회로 절대 그 가게는 가면 안된다고 중얼거렸으면서도 현금 내밀고 구입한 나는 어리석고 웃긴 사람이다. 그냥 집으로 가는 길에 그 과일가게가 있어서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런 유머감각은 필요없는데 말이다. 

귀찮더라도 발품을 팔아 정직하고 바른 마트에 가서 소비생활을 해야 한다.

삶의 씁쓸함을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나이를 먹었지만 때로 어리석고 게으르다. 기억력과 체력이 모자라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살 때문이야 ㅋ

초미세먼지로 휩쌓인 날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음에도 사람들이 공원에 나와 걷고 있다. 얼음이 덮여있던 길이 녹아 질퍽거린다. 방치되어 있는 느낌이 나는 공원의 길은 걷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지 않다. 여름밤 돌부리가 박혀있는 길을 걸을 때면 걸려 넘어질 것 같은 불편한 심정이 들어 긴장하고 발걸음을 옮겨 걸었다.  겨울이 되어 걷다보니 돌부리 산책길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눈이 녹아내린 흙길은 질퍽질퍽 제대로 걷기가 불편한데 튀어나온 돌부리를 밟으니 한결 낫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공원 관리 하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자갈 돌부리를 캐내지 않고 방치했을까 의문이 들긴 하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겠지 하며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곳저곳 돈 쓸 곳이 많은가 한다. 질퍽거리는 길을 걷자니 튀어나온 돌부리에 감사함을 느낀다. 일부러라도 마음밭을 따쓰하게 비출 미소나무 한구루를 심는다.






Friday, January 06, 2023

New Time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들로 새로운 시간앞에 차려야 하는 것 알면서도 자꾸만 마음속에 푸석한 지방살이 차올라 가라 앉는다. 묵은 해도 어느 하루처럼 보냈다. '송구영신'이란 말이 가물가물 떠오르지도 않았다. 묵은 것들을 털어내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기본적인 자세가 결핍된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마땅찮은 일이다. 특별할 것 없이 하루 세끼를 챙겨먹고, 건강프로그램에서 쏟아내는 유익한(?)정보와 상업적인 전략에 걸려들지 않으려고 바삐 티비 채널을 바꾸지만 내심 불안하다. 건강에 대한 불안과 늙는다는 공포에 어느덧 휩쌓이고 만다. 늙는다는 그런 것일까 아니면 꿈이 없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생각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무엇인가 열정적으로 빠져 있으면 '불안'이란 단어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텐데 말이다. 적어도 운동이라도 하고 있을 땐 삶의 끝자락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게을리했던  걷기라도 해야 살 것 같다는 생각이 기특하게 들었다. 며칠동안 시행착오를 하다보니 제법 자신에게 알맞은 시간을 찾아 낸 것 같은데 초미세 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마음속에 갈등이 시작된다. 그냥 실내 자전거라도 올라탈까 아니면 마스크 쓰고 전투적으로 나가 걸어야 할까. 

몇년 동안 열심히 다녔던 '수영'이란 운동을 하지 않으니 코감기도 걸리지 않고 어깨 통증도 없다. 수영을 하지 않는 나름의 합리화인지 몰라도 현실은 아프지 않다. 하지만 가슴이 뛰는 즐거움은 없다. 수영장이 바로 이웃집인데도 선뜻 가고 싶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 통증에 대한 기억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수영장 가방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 아직도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넌 왜 수영장에 가지 않니?'

'중독'이 풀린 모양이다. 하루라도 가지 않으면 온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그 시간들이 쌓아 놓았던 세포들의 기억이 소멸된 것이다. 그리고 힘들었던 통증만 흉터처럼 매만지는 것이다. 

'걷기'를 하려면 신발이 좋아야 한다. 좋은 신발을 신으면 알게 되는 것 같다. 가벼우면서도 편안하고 안정적인 신발을 신고 땅을 밟고 묵직한 체중을 옮겨 앞으로 간다. 동네 공원을 오가기 위해 여섯번의 횡단보도를 얌전히 건너든지 헐떡이며 뛰어야 한다. 가끔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숨을 헐떡이며 뛰는 것은 심장에 좋은 것이다. 현실은 좀처럼 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길바닥에 눈이 미끌거리는 상태에서 밤에 걷기란 위험한 일이다. 햇빛이 찬란한 낮시간에 가능한 일이다. 해가 머리위에 있는 시간엔 아무래도 나이 드신 남자 사람들이 많이 걸어 다닌다. 한 방향으로 걷고 있는 모습이 가끔은 좀비처럼 괴이하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ㅋㅋ 종종 조직을 이루어 수다를 떠는 건강한 할머니들도 만난다. 나이들며 친구들이 가까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부러워하며 즐겁게 나누는 이야기에 귀가 쫑긋거린다.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아래 서있는 겨울나무 가지 위에 졸고 있는 비둘기 두마리를 그림처럼 보았다. 핸드폰을 두고 나온 것을 조금은 후회했다. 한국에 살면 드넓은 푸른 하늘 아래 걷는 것은 힘들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여기 넓은 하늘이 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드넓은 하늘아래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절대 감사할 일이다.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노화가 일어난다고 하지만 무엇이 중한가. 모자 눌러쓰고 걷고 볼 일이다. 

'만보' 정도 걸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상점에 들러 붉은 토마토와 달콤한 고구마를 사고 동네 맛빵집에서 소금빵을 구입하여 들어온다. 이제 먹을대로 먹은 나이를 생각하면 식습관도 건강하게 바꿔야 한다. 이것저것 따지고 보면 먹을 것이 없다. (게으른 변명인가.) 

우선 누워져 있던  아침시간을 일으켜 봐야겠다. 블러그에 그적그적도 해보고 리듬을 찾아야 한다. 그러다보면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우울과 불안이 떨어져나갈 것이다. 호기심 많고 도전적이기까지 했던 나는 어디에 있는가 맨날 물어봐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 초미세먼지 마스크 쓰고 공원걷기를 감행하고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