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oice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사람들이 다 한번쯤은 걸린 것에 이제서야 걸렸냐고 누군가는 애써 겁에 질리지 않도록 위로한다. 앞서 경험하고 정복한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를 귀쫑긋거리며 듣게 된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백신주사 덕으로 별 그리 심하게 아프지 않을 것이라 한다.
가벼운 감기처럼 넘어가리라는 낙관적인 예상과 달리 현실은 열이 나고 오한이 들며 힘들었다. 사흘 열이 나더니 이제 코가 먹고 귀가 멍멍한 상태라 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받으며 후유증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를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병증이 약하게 시작되었다. 오랫만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했지 싶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진료실이 2개가 있어서 성격 급한대로빠른 진료를 선택할 수 있었다. 대기인원의 숫자가 많은 진료실 2는 원장 진료실이 분명하고 동네에서 이름난 의사샘일 것이라 짐작은 하였다. 진료실 대기 1명이란 정보에 조금은 멈칫거리며 진료실 1선택을 하였다.
젊어 보이는 의사샘은 빛의 속도로 코와 귀 그리고 입안을 들여다 보고 따라 잡을 수 없는 속도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코로나 양성 확진자가 되었다.
3일간의 약처방 그리고 병원 재방문을 권하였다. 증상은 바뀌고 그리고 한층 심해졌지 싶다. 밤이면 오들오들 오한이 들고 열이 나는 증상은 해열제로 첨가해 먹어야 했다. 그리고 다시 3일째 되는 날, 대기환자 수 1명인 진료실 1에 진료를 받았다. 그렇고 보니 이 의사샘은 질문 즉 문진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엔 모니터에 코속 사진을 보여주며 현 상태를 비교 설명해 주며 적당한 약을 지어주겠다고 한다.
환자수가 없으면 더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줄 알았다. 집에 돌아온 난 불만이 쌓인다. 뭔가 잘못된 듯한 느낌은 왜 드는 것이지? 이전 약과 똑 같은데 항생제를 처방하고 가래를 삭힐 물약을 첨가해 주었다. 그리고 그 약을 복용후 속이 쓰린다. 아니, 가슴밑 중앙부위에서 뭔가 타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것을 속이 쓰린다고 하는 것인가. 불타고 쓰린 이틀을 보낸후 서둘러 병원에 갔다.
이번엔 대기환자가 많은 진료실2를 선택하였다. 진료실1 의사샘에게 잠시 미안함이 살짝 들기도 했다. 어쩔것인가 내가 코로나로 부터 살고 볼 일이다. 역시나 예상대로 연륜 있는 의사샘은 친절하고 적극적이고 자신있다. 그래서 그런것인지 말씀이 많으시고 환자를 편안하게 해서 상호소통이 잘되니 마음이 놓인다. 전문가적인 자신감은 친절하다. 환자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자신의 소견을 이야기 하는 것을 귀찮아 하지 않은 것은 인상적이었다.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기다려 이 의사샘의 진찰을 받고 싶어했던 것이다. 대기 인원 1인 진료실1의 이유를 알 것 같다.
7일간의 확진자 격리가 하루 남았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회복후에도 코로나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이 나일 것 같아 불안하기 그지없다. 이비인후과에 가서 계속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다음주가 설날인데 코로나에 갖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못하는 것인가 안하는 것인지 구별도 못할 정도로 코로나에게 붕괴된 모양이다.. 유튜브에서 '불안'을 없애는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멋지게 나이들 순 없는 것인가. 일단 코로나부터 낫고 볼 일이다. 얼른 동네 공원에 가서 걷고 싶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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