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09, 2023

symptoms

  마침내 코로나에 노출된 모양이다. 막상 약국에서 구입해온 테스트 검사에선 음성으로 나오는데 목에 가래가 낀 것 같기도 하고 미열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절대 당하지 않을 것처럼 오만하게 살았던 탓으로 낯선 공포감에 쉽게 휩쌓인다. 가까운 병원에 전화문의를 했더니 증상이 나타나면 오시라고 한다.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등등의 몸살감기 증상을 말하는 것이다. 코로나가 시작한 이래 감기를 한번도 앓아 본 적 없는 외롭고 안전한(?) 생활을 했다. 백신 맞으라 하면 성실히 맞고 마스크도 잘쓰고 손도 잘 씻는 착한 사람으로 살았다. 마침내 붕괴직전이다.

결국은 나에게도 코로나가 바로 코밑까지 아니 코속으로 이미 침범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내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목구멍속에 뭔가 일어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타고난 민감함일까. 긴장된 탓인지 식은 땀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차라리 빨리 증상이 나타나 약을 먹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싶기도 하다. 몹쓸 병임에 틀림없다. 가족과의 만남도 떨어뜨려 놓으니 말이다. 두번째 진단테스트에서도 음성으로 나온다. 아직 병균의 활성화가 일어나지 않았든지 아니면 슈퍼면역력을 지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에 뭔가가 있다. 

민감한 자신이 좀 실망스럽기도 하다. 죽으면 죽지 이렇게 말하면서도 아픈 것은 싫으니 말이다. 별것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집안살림을 잘챙겨야 하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모든 것이 힘이 든다. 별로 뭔가 먹고 싶지 않다는 것은 심각은 증상이다. 냉장고에 있는 시금치라도 데쳐서 얼른 먹고, 힘내서 남아있는 오늘을 즐겨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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