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20, 2022

Plug Out

 전기가 몇시간 동안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빨간색 들어간 안내문이 오랫동안 붙어 있었지 싶다. 노후한 아파트 관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 있는 모양이다. 공기처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았나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 갑작스럽게 전기가 나가면 민감한 전자제품들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플러그를 빼달라한다. 전기가 없음으로 인해 일상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병원에 가달라한다. 전기가 없는 몇시간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당연하게 전기와 함께 살아간다. 아득하게(?) 먼 옛날 초가집 초롱불 시절엔 전기 없이 살았었다. 산과 들로 뛰어놀고 밤에 잠잤던 시골 큰아버지댁에서 머물던 어린시절은 전기가 없었다. 유년의 기억이 시작되던 시골시대는 전기가 없었다. 방학을 맞이해 시골에 들리면 점차 새마을 운동으로 개량지붕을 한 시골집들은 검은 줄을 타고 들어오는 전기로 밤을 밝히고 있었다. 농촌의 밤은 이른 저녁을 먹었던 것 같고 일찍 아침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노란 전구불이 언젠가부터 창백한 형광등으로 바뀌고 그 시골은 사람들이 떠나고 이상하게 비어갔던 것 같다. 

전기가 갑자기 나갔던 여름이 몇번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성냥과 초를 구비하고 언젠가부터 손전등을 준비했으니까. 우물속에 김치를 넣어서 보관해서 건져내어 먹었던 그때를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푸른색 패턴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던 아이스 박스속의 김치! 얼음장사가 골목을 오갔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냉장고가 들어왔다.  이제는 웬만하면 김치 냉장고, 큰 냉장고, 거기에 냉동고까지 구비하고 살지 않는가. 이런 상황에서 전기가 몇시간 동안 나간다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 냉동실에 음식을 없애고, 쉽게 상하는 음식을 당분간 구입을 하지 않고  비상상황을 맞이해야 하겠다. 

어라, 엘리베이터도 작동을 하지 않는다. 피할 수 없는 약속이 있어 외출하고 돌아오니 엘리베이터가 깜깜하다. 끙끙거리며 짐을 들고 운동이다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계단을 올라오니 숨이 막힌다. 전기가 집나간  집은 참으로 조용하다는 것이다. 인터넷도 되지 않는다!

늘 있어왔던 것이 없으면 불편하다. 뭔가 잃고 나서야 그 가치를 늦게 깨닫는 것이 삶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전기는 예고한 것 보다 훨씬 빨리 집으로 찾아 들어왔다. 냉장고가 켜지고 인터넷이 되고 안정감이 든다.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하게 되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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