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11, 2020

Sour Grapes~~~

동네 슈퍼에서  가격은 평소 가격보다 비싸지만 살이 오른 '갈치'를 발견하였다. 제주도에서 올라온다는 5만원 가량의 비싼(?) 갈치는 진작에 포기 하였던 터라 비교적 훨씬 더 저렴하고 만만하고 해서 반갑게 장바구니에 챙겨 넣었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치룰 때 비겁하게(?) 중얼거렸다. 너무 두껍게 살을 껴입은 갈치(5만원 짜리 갈치)는 닭고기 맛이 난다며 비시시 웃으며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순간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의 합리화를 하고 있지 않나 자발적인 자기검렬에 들어간다. ㅋㅋ

아니, 사실 두꺼운 갈치살 맛을 느껴본 주관적으로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느낌을 기반으로 얻어낸 선택으로 할 수 있다. 고급지게 '비싸안' 갈치는 이상하게 닭고기 맛이 난다. '갈치인가 닭고기인가'하는 느낌! 후라이펜을 뜨겁게 달구고 기름을 넣고 바삭바삭 겉을 튀긴 만만한(?) 갈치가 내 입에는 맛있다는 것은 사실(팩트)이다. 고급지게 비싼 '뚱보' 갈치를 구입하는 고객님이 아니라서  혹시라도 갈치의 살찐 두께만큼  개(?)대접을 받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을까? ㅋㅋ

이솝 우화에서 나오는 여우는 먹을 수 없는 포도를 보고 '시어빠진 포도일겨' 하며 나름 합리화를 하고 포기하고  포도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면 난 닭고기 맛이 나는 가까이 하긴 너무 비싸고 뚱띵한 갈치를 포기한 것이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우리동에서 가장 인사 잘하고 매너좋은 할아버지 이웃을 만났다. 아침부터 장을 보러 가기위해 바퀴가 달려있는 쇼핑가방을 챙기셨다. 잠깐 동안의 침묵이 불편해서인지 장착된 예절바른 태도로 아침마다 무엇을 배우러(?) 다니냐며 질문을 하신다.   순간 '배우러'란 단어에 생각이 멈췄다. 알지 못했던 것을 새로이 알게 되고 깨우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그것을 배운다고 하지 않던가. 엘리베이터안의 짧게 하강하는 속도에 맞게 간단 명료하게 답을 했다. '아, 운동하러 갑니다~~~'

이웃님은 아침부터 어딜 가시남요 하고 물으니 일부러 ㅇㅇ마트에 간다고 부끄럽게(?) 웃으신다. '호주산 쇠고기'를 구입하기위해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마트에 나가는 길이라신다. '잘하셨어요,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챙겨 드셔야 한다네요~~~' 매 식사시에 손바닥 크기만큼의 단백질을 드셔야 한답니다며 발품을 팔아 가격대비 훌륭한 먹거리를 구입하러 가는 발걸음을 지지하였다.  '저 멀리 있는 마트는  오가다 힘 다빠져서 그냥 안먹는 것으로~~~' 하지 않고 그야말로 발품을 팔아 건강한 쇼핑하시는 자세가 멋지시다.

집밖으로 나가면서 명심한 오늘의 문장이 하나 있었으니,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할 이유'란 말이었다. 겸손한 마음으로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고 오늘 하루를 기꺼이 즐기기 위해 '낮은 마음 모드'를 켰더란다.  누군가를 지지하고 도와주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리라고 마음과 입술을 지키니 이웃도 웃고 나도 웃는다.

수영장에 탈의실에서 나이드신 어르신들의 대화가 들린다. '나이를 먹으면 죽어야디야~~'ㅠㅠ 어제도 이 말을 세번이나 들었었다. 왜들 이러신가! 셀프로 자책하고 자학을 하는 이런 분위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노인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이를 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주름지고 힘도 없고 열정도 없고 온몸이 아프고 마음도 힘든 시간은 삶의 겨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도 노인의 시간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노인들이 존경받고 행복한 나라에서 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건포도는 수분은 없어도 달콤하지 않나? 달콤한 결말을 보도록 홧팅하게 나이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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