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28, 2020

The Stream Line

느닷없이, 새로 굴러 들어와  땅파고 빨리 올라간  빽빽한 사람들의 아파트 아래에서 견디며 살아야 할  650년 나이 먹은 느티나무가 걱정스러웠다. 고층 아파트가 드리우는 그림자에 일조량이 부족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인가 혹시나 아파트를 지을 때 오래묵은 뿌리들을 건드리지나 않았을까. 4월이 되어 벚꽃이 지고도 봄이 오른 시간을 지나 한참이나 초록이 올라오지 않았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4월말의 시간에 어린 싹을 들어 올린 고목의 위대함에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햇빛이 부족하고 응달이 드리워도, 650년 오래 뻗어낸 뿌리로 지지하고 흔들리며 올라선 위품있는 굵은 줄기로 버텨내고 어김없이 새롭게 초록의 봄을 들어 올린 것이다.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가 10명 아래로 판정되고 있는 지금은 완화적 사회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아직은 손 소독제가 배치되어 있고 사람들은 인내하며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간혹 서둘러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하게 되면 서둘러 코로나와의 전쟁을 끝내버린 그들의 방심에  불편하다. 숫자적으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사용하는 기본적인 긴장감을 풀어도 될 일인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수영장에 돌아온 사람들은 쿨하다!  강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함으로 인해 그동안 수많은 나름의 이유로 쌓아놓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내다버리면서 찾아오는  해맑은 얼굴로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와의 전쟁을 하면서 어쩌면 그 하찮은 이유들이 달라 붙어 있을 수 없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거리를 둠으로써 서로의 감정들이 쿨해지면서 냉철해지며 무엇이 중한가를 깨닫게 된 덕분이라 생각한다. 생각하면 뭐 그리 눈을 마주치지 않고 서로를 멸시할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다보니 살다보니 일어날 수 있는 자잘한 해프닝을 겪었을 뿐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끔 서로가 현재진행중인 큰일을 겪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들을 품지 않으니 살 것 같다. 이해하고 조심하고 배려하는 처음의 마음을 잡고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이다. 우선 좋은 말만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 생각과 내 의견을 말하지 않고 그냥 듣기만 하는 것으로, ㅋㅋ 어느 개키우는 방송에서 보았던 버팅길 수 있는 힘이 빠져 더이상 저항하지 못해 결국엔 길들여지려는 몸과 마음의 자세가 잡힌 어떤 개의 모습이 생각나고 만다. 어느곳에서나 그곳만의 문화가 있는 법이니 존중하기고 한다. 그렇다고해서 내 자신이 녹아 없어지는 것은 아니잖는가. 적응력이 좋아진 더 강하고 우아한 내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나고 있는 것을 잊지 않기로 한다.

다시 시작한 아침수영에서 가장 우선시 해야 할 단어는 '유선형(Stream Line)으로  제목으로 달아본다. 흔들리지만 회복 탄력성을 잃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고 전진하는 기본자세로 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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