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22, 2020

The Fear

봄날이 봄날같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바람에 꽃잎이 내리는가 바라보니  눈이 흩날리더라. 깜짝이야! 코로나로 인해 날씨도 이상한가! 5월이 코앞인데 눈발이 내리다니 믿을 수 없다.  바지를 뚫고 들어오는 4월의 봄바람은 차가웠다. 몸이 시리는  이 시간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가.

홈쇼핑에선 여름용 제품을 판매하고 동네 양품점에선 이도저도 아닌 옷을 빅세일을 한다는 광고를 붙이고 이러다 얼렁뚱땅 여름이 될 것 같아 겁이 난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숨이 헉헉 막힌다.

동네 수영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니 반가운 마음이 가득이다. 미운정 고운정이 든 사람들의 얼굴들을 마주하면서 일상의 편안함과 안도감 같은 종류에서 오는 온도를 느꼈다. 크나큰 전쟁을 치르고 난 후 모두가 성숙해 진 것일까. 코로나로 인해  강제로 멈춘 일상의 아름답고 추한 그림들을 그리워하게 된 점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은 '코로나'와 전시중이라  미움,시기, 질투와 같은 부정적인 것들로 휘둘릴 수 없다는 얼굴들이다. 마음속의 미운 바이러스들을 제거하고 나온 맑은 얼굴들이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기로 한다.

아침수영을 하면 좋은 점들이 많다. 그중에 한가지는 수영을 하고 있노라면 세상 잡생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저 물을 잡고 댕기고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나흘째 아침수영를 하면서 코로나 이전의 생체 리듬을 회복중이다. 드라마 시리즈를 보느라 밤늦게까지 깨어 있었던 신경은 아직은  일찍 쉽게 잠들지 못해서 아침이 피곤한 편이다. 다행히 수영장에 가면 몸이 물을 즐거워한다. 그야말로 다행이다~~~

홈쇼핑에서 꽃잎 자수가 새겨진 살랑살랑한 스커트를 구입했다. ㅋㅋ 입고 나갈 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에서이다. 이쁘게 꾸미고 좋은 사람들과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는 그런 일상을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집콕방콕하던 사람들이 국내 여행을 원해서 제주도와 강원도에 있는 숙박시설을 예약하기 어렵다고 한다. 조심조심 마스크를 쓰고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고 외출을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온다고 생각하니 두렵기도 하다. 이러다가 한순간에 다시 '코로나'가 극성을 피우면 어찌 된단 말인가.

비행기 타고 온 코로나는 관리 점검이 되지만 고속도로 타고 다니는 코로나는 사람숫자가 너무 많고 추적이 되지 않는 점이 문제 아니겠는가. 남쪽 땅에 계시는 친정 아버지를 뵈러 가야 하는데 고속도로 휴게소가 걱정스럽다. 반드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야 할 장거리 운전이고 만에 하나 '무증상 코로나'가 돌아다닌다면 생각만해도 끔찍스럽다.

아무래도 '나'라는 사람은 겁이 많은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상상력이 풍부한 것인지 비논리적인 사람이라 그런 것인지 난 겁이 많은 편이다. 락스와 소금물을 사용하는 수영장은 다니지만 온탕엔 코로나 때문에 절대 들어가 앉아 있지 않는 그런 사람 ㅋㅋㅋ 이 나다. 그런데 어찌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말이 된가?

말이 안되어도 할 수 없다. 두려움과 공포는 원래 그런 것이니까 말이다.

그냥 몇주 더 참아 보기로 한다. 이번 주말엔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질 것 같다. 나라도 참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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