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12, 2020

He has the Plans

'종이의 집'에 사로 잡혀 있다가 풀려난 지금 난 그동안 길러온 근육과 맑은(?) 정신이 나간 상태라 할 수 있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영어가 아닌 외래어가 튀어 나오는 영화는 자막 의존도가 더 높아 멋진 시각적 언어를 더 많이 손실하게 된다. 그나마 익숙한 영어로 되어 있는 영화가 더 훨씬 편안한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볼만한 작품은 읽기를 마친 상황은 이제 친숙하지 않은 유럽권 드라마에도 도전을 해야 할 순간을 맞이 하게 된 것이다.

'스페인' 드라마답게  투우사의 붉은 빛으로 옷을 입고 '달리' 가면을 쓴 모습이 고풍스러운 스페인의 건물과 어울려 예고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선뜻 선택하여 들어가지 않았다. 드라마 시리즈에 걸려들면 저지를 수 있는 상황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하는 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쇼파와 한몸이 되어 오랫동안 정지된 자세로 고정되어 있을 것이며, 특히 몰입하여 보느라 눈을 깜빡이는 일도 하지 않을 것이며  기본적으로 돌봐야 할 집안 일이 엉망이 될 것이며 모든 것들이 흐트러질 것이 분명하다.

 지리지리하여 인내심을 시험하고 새롭지 못하여 너무 폭력적이고 잔인하고 성적인 장면이 가학적으로 펼쳐져 보고 있는 사람을 괴롭히는 드라마는 두렵다는 것이다. 뻔하고 새롭지 않은 그런 드라마는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말까지 못알아 먹는 상태에서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종이의 집'은 최근에 보았던 드라마 시리즈 중에 가장 매력적인 드라마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흥분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매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스페인에 다녀온 경험이 더 드라마 속으로 빠져드는 기본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치밀하게 계산된  투우사의 '붉은 색'은 드라마에서 멋지게 움직였다. 스페인 사람들의 기질이 잘 녹여진 '낭만적인' 모습은 매력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빠른 전개감과 무엇보다도 움직임이 살아있는 촬영기술도 참으로 훌륭하다. 속도의 밀당을 잘하는 감독은 칭찬과 돈을 받을 만하다.

드라마속 캐릭터들은 미워할 수 없는 매력덩어리들이다. 선과 악의 가치가 혼란스러워져 악인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만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이야기엔 그럴만한 이유들이 뻔하지 않게 혹은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누구나 착한 면이 있고 나쁜 모습들을 뒤로 감추고 살듯이 캐릭터들에게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시리즈 4가 결정적인(?) 순간에 끝나고 말았다. ㅠㅠ 일년을 기다려야 하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무슨 시련이라도 당한(?)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쇼는 끝나고 나는 폐인이 된 기분이다. 허탈하고 아무일도 잡히지 않고 리모콘을 들고 다른 드라마에 빠져 앞선 드라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안된다며,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다며, 어쩔 것이나며, 블로그에 글이라도 남겨 나를 달래야 한다며 이렇게 그적거리고 있다. '종이의 집'에 대한 예의이다. 난 바록 '확찐자'가 되었지만 드라마가 안겨준 재미와 감동을 잊어 버리면 안되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F1oHBcTdKL4&list=RDZTnQzK23R7Q&start_radio=1
La Casa de Pa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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