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23, 2020

Dry~ Land 2

두꺼운 겨울옷을 세탁 맡기면 20프로 세일이란 문자가 핸드폰에 들어왔다. 하긴, 이제는 겨울을 집어 넣을 때를 더 이상 미루면 안될 것 같기도 하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하게 떨어지는 것을 당해 보았기에 쉽사리 겨울옷을 집어 넣을 적당한 때를 고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시간을 만들어 꼭 해먹고 싶었던 '감자탕'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어제 필수 재료인 감자탕용 뼈를 구하지 못해 과업이 오늘로 넘어 온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서둘러 우선순위를 정하고 슈퍼로 달려갔는데 언제나 감자탕을 위한 '돼지등뼈'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 한다. 허탈한 마음을 붙잡고 주변 정육점으로 향했다. 다행히 감자탕용 돼지등뼈가 특별 세일중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다.

미국유학 시절 나에게는 감자탕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돼지등뼈를 쉽게 구할 수가 없어서 마트에서 뼈가 붙어있는 부위를 구입해서 감자탕을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들깻잎을 넣은 감자탕은 최고였다. 뒷마당 야채밭에 돼지의 누린내를 잡는 들깻잎을 키우거나 그것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서 귀하게 맛본 감자탕은 맛있었다. 그곳에선 그것이 귀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돌아오니 고 음식 선호도 우선순위에 밀려 그리 감자탕집을 찾아 가는 편은 아니었으나 가격대비 저렴하고 가깝고 맛있는 해장국집에 가서  가끔 먹곤한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외식을 하는 것도 조심하다 보니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하는 임무가 생긴다.

돼지등뼈에서 핏물을 빼고, 한번 후르르 끓인 첫물은 버리고, 월계수 잎과 소주를 한수저 넣고 오래 끓인 다음 된장을 약간 풀고, 필수적인 마늘, 생강, 양파 넣고 더 팔팔 끓이면서 푸른 시래기를 준비하였다. 볶은 들깨 가루가 없어 생들깨를 갈아 넣었더니 너무 영양적인 모습이다. ㅠㅠㅠㅠ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결정적으로 푸른 시래기를 넣고 끓이다가 청양고추와 대파 잘게 썬 것을 마지막에 넣어 넉넉한 그릇에 담아 낼 것이다.

시간이 날라가고 있다. 수영을 가지 않았음에도 너무 바쁜 느낌이다. 왜 그러지?  오늘도 아침 산책을 다녀왔다. 걷는 행위가 수영보다 칼로리 소비가 약한 것인지 벌써 체중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이럴수가! 아무래도 많이 먹는 가 보다! 음식을 현명하게 선택해서 먹어야 함이다.

아침을 걸으면서 좋았던 점은 내 자신이 괜찮은 사람같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침대에 너부러져 있지 않고, 리모콘을 들고 텔레비젼 앞에 붙어 있지 않고,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에서 나온 음악을 들으며 봄속을 걷는 난 감성이 충만해지고 행복하더라는 것이다.

어제보다 봄은 더 자라고 있었다. 맨 앞에 선 봄꽃들은 더욱 풍성하게 꽃색을 드러내고 여기 저기 푸른 물감을 뒤집어 쓴 아기같은 잎들이 일어 나고 있는 풍경은 아름답다. 봄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물결도 아름다웠다. 넓고 깊은 바다가 아니면 어떠하리 작은 냇물이지만 그것으로도 족하다 싶다!

걷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방송을 보니 여기저기 코로나 이야기다. 꾸욱 리모콘을 눌러 불행한 티비를 잠재우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기로 한다. 저녁거리는 거의 준비가 끝났고 이제는 나의 시간을 가져볼 것이다.

ㅋㅋㅋ'나의 시간' 갑자기 의문이 생긴다. '뭐지?'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면 알 것이다. 내게 필요로 한 일이 무엇이지 가슴이 말해 줄 것이다. 난 알고는 있다. 먼저 위장이 앞장을 설 것이라는 것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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