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17, 2020

Memory in the Sandwich

창밖으로 보이는 그림은 해맑은 아침 햇살이 집나간 무거운 분위기이다. 밑으로 잡아 당기는 우울감이 드는 것을 모른 척  외면하며 수영가방을 챙기고 혹시라도 쏟아질 봄비를 피할  빨간 우산을 현관 출입구에 놓아 두었다. 물론 마스크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갑자기 바삭하게 구워진 식빵에 부드럽고 고소한 마요네즈를 발라 베인컨, 양파, 토마토, 아보카도, 달걀 후라이를 넣은 샌드위치가 몹시도 먹고 싶어졌다. 꽃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었던 장소가 그리운 모양이다.  백송이 넘는 노오란 수선화가 한들한들 피어나고 있을 것이다. 동쪽 이른 햇살을 먹고 가장 먼저 꽃을 들어 올리던 내 정원의 수선화!

아침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이웃들의 정원을 지나친다. 일부러 이웃들이 정성을 들이는 정원이 보이는 길을 선택하여 걸어간다. '개똥 치웠니?','꽃을 밟지 말아 주세요!'ㅋㅋ 수선화와 아이리스와  튜울립은 가을에 동그란 모양의 뿌리를 땅에 심어주고 겨울을 보내고 봄에 꽃대를 올리고 꽃이 올라온다. 그런데 어떤님이 개를 데리고 와서 영역표시하며 응아를 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나 보다. 문제는 뒷처리일 것이다. 자신의 소중한 정원에서 타인의 개가 배출한 배설물을 바라보는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난 충분히 정원이 있는 이웃의 분노를 공감한다.

나 또한 미국에서 내 땅이라고 알았던 사유지에 사악한(?) 이웃이 개를 데리고 어슬렁 어슬렁 산보를 하는 것을 보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뭐야 이것들이 나를 무시하는겨?' '아시안 엘로우라고 무시하는겨!' 그래서 화분에 종이를 붙여 항의했다. 뭐라고 했드라?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영어로 짧게 써서 항의도 하고 창문을 열어 들리게 막 소리도 질렀다. 미친년같이 ㅋㅋㅋ Get Out~~~~~~

어쨋든, 이곳 이웃의 정원에서 뭔가 슬슬 올라오고 있다. 개 주인은 개님이 쏴저지르는  배설물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주말이면 인터내셔날 마켓에서 김치를 구입해서 주말 내내 실컷 먹었던 그때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유독 '갓김치'는 구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토요일에 서는 지역 농부들의 시장에 가서 '머스타드 리브스'라고 불리는 야채를 사와 게 세마리가 그려져있는 액젓을 넣고 고추가루와 마늘과 파를 넣은 급조된 갓김치를 먹은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아마도 친정 엄마의 김치가 몹시도 먹고 싶었을 것이다. 오랜시간 길들여진 그 맛을 굶주려 했던 그 시간이 어김없이 지나 지금 여기에 있는 난 갓김치가 김치 냉장고에 그득이다 못해 처리 불능이다. ㅋㅋ

그곳에서 그리도  귀한 갓님들이 울 친정 아부지 뜰에서 무럭무럭 잡초처럼(?) 잘도 자라나 농약을 할 필요도 없이 건강하게 잘도 자란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따뜻한 남쪽 땅의 햇살을 먹은 갓은 더 이상 귀한 채소가 아니다. 친정 아부지가 보내주신 덕에 질리도록 담아먹고 있다. 산다는 것이 이렇다. 밥에 갓김치를 올려 먹고 있자니 빵이 먹고 싶고 느끼한 빵한 먹자니 밥과 김치 생각이 나듯 그렇게 돌고 돌며 재미나게(?) 살아가는 모양이다.

 홈쇼핑 채널에서 미국 유명 베이컨 소세지 방송을 보게 되었다. 사람 손이 많이 간 가공음식은 선호하지 않는 편으로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소세지 대신에 먹는 사람이다. 그런데 갑자기 너무 반가와 전화기를 들어 주문 들어 간다. '한번은 먹어야겠어~~~'

바삭바삭 하게 기름을 빼낸 베이컨은 참으로 고소하다. 소세지는 치즈가 들어간 듯 치즈하게 부드럽고 알맞게 고소간간하다. 샌드위치를 먹고 있노라니 그곳에서 느꼈던 그 느낌속으로 이끌려 가는 것만 같다.  더 바쁘고, 더 창의적이고, 더 인내하고,더 감정적이던 시간으로 돌아가 서성이고 있는 더 젊은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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