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y 07, 2020

It's Alright

제복 입고 모자 쓴 버스 안내양이 '오라이 오라이'하며 탁탁치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듯한 고물 시내버스가 학생들을 가득넣다 못해 꾸겨넣은 채로 탈탈거리며 잘도 오가던 그 오래묵은 광경이 잊혀지지 않고 떠오른다. 아마도 그것은 '괜찮아'란 말을 생각하다보니 연상적으로 그 풍경과 만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얼굴 생김새와 몸매에 대한 언급은 심히 조심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야 할 때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웃자고 함부러 얼굴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평소 느낀대로 혹은 질투와 시기를 못견딘 악의적인 단어를 내뱉는 사람들에 대한 처세술을 찾아봐야 할 정도로 상처를 받기 쉽상이다. 자신이 즐겁자고 타인을 기분 나쁘게 하며 그 보상을 받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저 멀리 후딱 치워버리면 될 것 같지만 그 결단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듣는 상대가 불쾌한 것 같으면 기본적인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거늘 재미로 그런 것인데 어물쩍 그럴수도 있다며 넘어가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그 면상에 대한 불편한 단어로 당해봐야 한다. 타인의 얼굴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이쁘고 미운 얼굴은 주관적이고 관계적인 느낌이란 것이다. 매일 봐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듣기 좋은 말과 긍정적인 말을 주고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모양이다.  마음밭이 모질고 좁아터져서 타인의 생각없는 말에 걸려 넘어진다. 내가 속이 좁은 것인가 아니면 그 사람이 잘못한것이여 하고 답을 정해 놓고 물어봤다. 당연히 말을 함부러 한 그 사람이 잘못이고 미안함도 모르는 그 사람이 수준이하라고 하고 저리 치워버려라 한다. '영, 사람이 못쓰겄구먼~~~'

말조심 하자며 입 꾹 다물고 수영장에 들어갔더니, 평소에 이쁘게 말 잘하는 사람이 웃으며 몸무게 숫자를 묻는다. 자신과 똑같은 몸무게 숫자를 듣더니 하는 말이 '헐'이다. '내가 너처럼 뚱보여?' 말인가 욕인가? 또 웃자고 까부는 사람 하나 더 있다. 어째야 할까? 몸무게 숫자에 노예가 되어 버린 사람은 어찌 상대해야 하는가. 이런 황당한 상황을 타파하는 기술은 어디서 배우는 것이지?

'뺄 살이 어디 있다고?'하고 불쾌한 감정을 감추고 되물었다. ㅋㅋㅋ 튼튼한 허벅지 실한 궁둥이살을 지킬려면 이 정도 몸무게는 됐고, 어디 아픈데 없고 사는 데 별 문제 없다며 말꼬리를 감추니 똥배타령을 하며 근심걱정 만땅이다.

난 행복하고 싶었다. 행복하고 싶어서 아침운동 갔다. 그런데 왜 내가 체중숫자를 털려야 하고 '뚱보'라는 말을 들어야 하며 왜 원하지도 않는 불안감과 불쾌감을 받아야 하는가 말이다.  수영을 힘차고 빠르게 하는 모습을 보고서 하필 '상어'라는 말을 가져다 주는 젊은 여인은 또 어찌 응대해야 하는가. ㅋㅋ 여기 웃자고 이상하게 까부는 여인 하나 더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가오리'라고 넘겨 주었다. ㅋㅋㅋ'넌 가오리야' 가오리처럼 수면에 붙어서 빠른 접영하는 젊은 그녀를 가오리 가오리라고 불러주며 내가 당한 불쾌감을 돌려 주어야 할 모양이다.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어서 상처받은 자신을 돌아 보았다. 혹시라도 열등감과 우울감이 생각보다 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웃자고 하는 말을 감당 못하고 상처받는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자신을 보호하기로 한다. '그래, 괜찮아! 탁탁탁!!!' 어깨를 토닥거리며 원하지 않은 단어들을 지워버리기로 한다. 그리고 똑같은 사람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더욱 더 언행을 조심하며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익히고 나아가야 함이다.

털어버려~~~털업털업~~~~좋아하는 운동이나 열심히 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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