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08, 2023

Humor

 갑자기 깨달았다. 유머가 실종되고 잘웃지 않는다는 사실을.

법률적인 노인의 나이가 65세라고 하자면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영화 대사처럼 완전 붕괴된 모양이다. 유머감각 없고 좀처럼 웃지 않는 내적 상태의 나이는 몇이란 말인가. 정신이 번쩍 들었지 싶다. 당당하고 유머감각 있고 잘 웃던 그 사람은 어디로 간것이지.

모든 것이 살이 쪄서 그렇다! ㅋ

자신감이 결여되니 유머감각도 떨어지고 유머감각이 없으니 즐겁지가 않는 것이고 즐겁지가 않으니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승전비만이로다!

간단한 점심을 챙겨먹고 공원걷기를 나갈 참이다. 사는 것이 허무해서 뭐라도 막 그적거리고 있는 중이다. 맛난 점심도 없다. ㅋ 다양한 경험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모든 것을 정지한 느낌은 고요하지 않고 우울하다. 몰입해서 보고 싶은 드라마 시리즈도 더 이상 없다는 것이 불안하다. 살찐 내가 보이고 만다. 

동네 새로 생긴 과일야채가게는 나쁘다.  바깥만 번지르한게 껍질이 두껍고 맛이 매말랐다. 몇번의 경험으로 동반되는 배신감과 후회로 절대 그 가게는 가면 안된다고 중얼거렸으면서도 현금 내밀고 구입한 나는 어리석고 웃긴 사람이다. 그냥 집으로 가는 길에 그 과일가게가 있어서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런 유머감각은 필요없는데 말이다. 

귀찮더라도 발품을 팔아 정직하고 바른 마트에 가서 소비생활을 해야 한다.

삶의 씁쓸함을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나이를 먹었지만 때로 어리석고 게으르다. 기억력과 체력이 모자라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살 때문이야 ㅋ

초미세먼지로 휩쌓인 날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음에도 사람들이 공원에 나와 걷고 있다. 얼음이 덮여있던 길이 녹아 질퍽거린다. 방치되어 있는 느낌이 나는 공원의 길은 걷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지 않다. 여름밤 돌부리가 박혀있는 길을 걸을 때면 걸려 넘어질 것 같은 불편한 심정이 들어 긴장하고 발걸음을 옮겨 걸었다.  겨울이 되어 걷다보니 돌부리 산책길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눈이 녹아내린 흙길은 질퍽질퍽 제대로 걷기가 불편한데 튀어나온 돌부리를 밟으니 한결 낫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공원 관리 하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자갈 돌부리를 캐내지 않고 방치했을까 의문이 들긴 하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겠지 하며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곳저곳 돈 쓸 곳이 많은가 한다. 질퍽거리는 길을 걷자니 튀어나온 돌부리에 감사함을 느낀다. 일부러라도 마음밭을 따쓰하게 비출 미소나무 한구루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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