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30, 2009

I am......

나이가 들면 사진을 찍는 것이 젊은 시절만큼 가슴 뛰는 일이 아니라고 하더니, 작금의 난 카메라에 대한 의식적인 메너가 없어졌다고 본다. 분칠을 하고 흐린 눈썹을 보충하고 붉으스레한 입술로 변장했던 젊은 날의 메너는 사라진듯하다. 카메라 화소수가 높은 탓으로 피부의 잡티가 넘 잘나온 것 빼고는 자연스럽게 나이드는 나의 모습이 그리 속상하지도 않다.


이렇게 미소짓고 있는 익숙한 얼굴은 누구인가?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로서 답을 하는 것이 내 정체감의 정답은 아니겠지만 난 그들이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보아 나는 누구인가의 답란에 반드시 적어야 할 것이다. 난 아직도 배울 것 많은 학생이고, 밤하늘의 별 이름도 제대로 모르지만 그들이 있어 행복해 하는 아줌마이기도 하고 그리고 성격 모자라 주위에 사람이 없는 외로운 인간이기도 하다.

Monday, June 29, 2009

Who am I


몇권의 책들을 그이가 가져와,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뿌듯해지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었다. 대학 시절이후 책을 가눌길 없는 막막함의 어두움을 빛으로 열어주는 좋은 친구로 사귀었으며, 지혜롭고 사랑 많은 사람들이 그리울 때 책속으로 여행을 하곤 했다는 과거형을 써야 하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난 이곳 카본데일에선 좀처럼 책을 읽는 사치러움(?)을 맛보지 못한다.
석달의 여름방학은 그나마 책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몇번의 여름 동안 열심히 책속에 빠져 살지 못했던 것 같다. 이곳 카본데일에서 한글로 된 책을 읽고 있자면 비싼 수업료가 좀 아깝긴 하지만 여름날의 한순간이라도 모태어들이 옮겨오는 그 의미들을 밀어넣지 않는다면 난 그야말로 스스로의 깡통소리에 잠들지 못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오래전 물었던 질문을 책속에서 다시 보았다! 너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냐고?

Family Summer 09

시카고에 있는 호텔의 좁은 엘리베이터서의 모습이다. 한국에서 이십이층 아파트에 살아 본 적도 있지만, 간만에 호텔 십구층을 가기위해 몸을 옮기고 보니 어질하기까지 하였다. 늘상 타고내려야 하는 예전의 일상이 일이 오래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어지러운 경험이기도 하였다.

요즘 전화텍스트로 바쁘기도 한 모자쓴 우빈이 그리고 테니스를 시작하여 몸이 살짝 가벼운 상태인 우석이와 그리고 뱃살을 쏘오옥 빼버린 남편하고 함께 찍은 '엘리베이터 안에서'이다.


Weed Killer


지난 봄에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왔던 만큼 잡초들은 그 키를 더했고 그 넓이를 확장했다. 무성한 잡초들의 생명력에 그만 정복당한 꽃밭들은 이상증세가 있는 오른 쪽 팔의 기적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튼튼하던 나의 오른팔은 시큰거리며 날 좌절하게 만든다. 넘 혹사한 탓이려니 하면서도 노화증세가 나타나는 몸의 망가짐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현실은 만만치가 않다. 오른 손을 사용하지 않고 어찌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큰 용기를 내어 호미를 잡고 잡초들을 캐내었다. 드라브웨이가 거의 덮일 만큼의 잡초들을 뽑고 있을 때 우석이와 우빈이 그리고 남편은 한쪽에서 물청소를 하였다. 집을 관리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보통일이 아니다. 집의 사이드에 낀 얼룩이들을 제거하는데 프레셔를 구입하고 청소하는데 이틀이 걸렸다.
잡초를 뽑고 화단에 물을 주고 벌레도 잡아주고 그렇게 여름날이 갈 것이다. 공부는 언제하남?

Chicago Eye

간만에 카본데일을 벗어나 빌딩숲이 있는 시카고에 다녀왔다. 무엇보다 여권연장이라는 중대한 업무와 시카고 미술관 견학과 싱싱한 회를 먹고 싶은 욕구로 시카고는 그리 멀지 않았다. 이박삼일의 짧은 가족여행이었지만 온가족이 함께 하였기에 행복했다.

황금빛 밀밭과 푸른 잔디밭의 지평선에 익숙한 나의 눈은 높이 솟구쳐있는 빌딩들이 주는 위압감에 굴복당했다. 얼만만에 보는 도시의 차가운 자태인가!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맛을 지니고 있는 시카고의 높은 빌딩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촌스러움(?)을 자연스레 인식하게 되었다.

비싼 호텔비와 불편한 교통을 댓가로 치자면 도시의 건물들은 아름다웠고 음식은 맛있었다. 참고로 이번 여행은 전기밥통을 동반하지 않았다. 회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는 '투다이' 부페에 가서 비싼(?) 저녁 배불리 먹었던 순간과 비오는 날의 시카고 피자 점심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가장 마음이 뿌듯했던 걸음은 시카고 미술관에 갔던 일이었을 것이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위대한 예술가님들의 조각품들과 그림들을 보는 일은 얼마나 행복한 시간들인가. 두다리 성성할 때 미술관 견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나이 젊을 땐 아이들이 어려서 관람하기 힘들고, 이제 나이들어 관람하자니 내 다리가 후들거려 힘들고 만다는 것을...... 하루종일 미술관을 관람하면서 오래전 여행했던 미술관들의 추억이 떠올랐다. 시간이 충분치 않아 그냥 막 지나갔던 순간이.

미술관의 느낌을 이야기 하자면, 인상주의 그림을 묶어 두었던 코너가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컨텐포리관은 그야말로 맘대로 코너였는데 난 사실 머리가 지근지근 아팠다. 그들의 도전적인 예술에 대한 거부감은 날 동시대인에서 구시대인으로 자꾸 미는 것 같아 머리가 아프다.

예술학도로서 내가 나아가야 할 바를 깨닫지 못했다. 다만 그림이 좀 커야되겠구나 하는 촌시러운(?) 생각을 했다. 그림 사이즈와 프레임의 적당함에 압도당했다면 넘 거만한 평인가!

촌스러운 평화로움에 젖어 버렸나 보다. 이제 도시에 산다는 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사년하고 6개월의 시간이 흘러간 지금의 난 푸르른 촌시럼이다.

Tuesday, June 02, 2009

Different Chanels, Different truths

그야말로 밥묵고 텔비보고 그리고 잠자며 큰태풍 뒷처리를 하다보니 난 더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고 살게 된 것 같다. 첫개인 전시회의 뒷기분은 쇼가 끝난 후의 그 기분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준비하여 짠!하고 쇼를 한다음 느껴봤던 그 느낌과 사뭇 흡사하기도 한 것 같기도 하다.

스튜디오에서 철수한 것을 조금 후회하였다. 경제적인 현실을 고려한 결정이 이렇게 할일없이 시간을 쥑이는 아줌마로 쉽게 돌아오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수십편의 디비디를 보고도 만족할 수 없는 그 빈마음은 좀처럼 붓을 다시 들게 하지 않는다. 좀더 깊이 가라앉아야 할까?

그동안의 시간들은 그림중독이라면 지금의 시간들은 무엇일까? 멋지게 휴식하고 싶었는데......

디비디를 보다가 발견한 영어구절이다. 그렇다 세상일은 보기나름에 그 진실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