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24, 2008

Being

시간이 여름햇살과 같이 뜨겁게 흘러가버린 것 같다. 벌써 유월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지 않는가! 가까운 시카고 여행에서 부터 멀리 서부여행을 꿈꾸었던 계획들은 가든관리로 부터 해서 거터 청소, 셉틱공부, 외관벽관리, 등등의 공부로 변환되더니, 이제 부엌 근처의 곰팡이가 발견되어 초비상 상태로.....

집을 돌봐야하는 의무로 인한 부담감은 한가롭게 동네를 거닐며 침대에 누워 책을 읽어야만 했던 오월을그립게 만든다. 유월의 시간을 알차게 꾸린 것 같았는데, 식기세척기의 누수는 그만 날 당황하게 만들다 못해 공황상태로 빠지게 만들었다. 지나고 보면 그렇게 열낼 일 아닌데, 남의 일 같으면 좀더 객관적으로 냉정할 수 있었을 텐데, 아니 남편이 함께 있었다면 그 황당함과 당혹감이 덜했을까?

새집을 사서 관리한다는 것이 이런 것이로다! 잔디 관리로 부터 해서...끝없이 해결해야 할 일들이 이어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밀려온다. 언제쯤 이 공부들을 끝내고 미술학도로 돌아갈 수 있을까? 호움인슈얼런스, 디시워셔, 그리고 핸디맨 이런 등등의 단어들이 내 입술에서 맴돌고 있는 지금 난 정말 미국을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가! 이제 다시 이곳 집이 보이기 시작한다.

길건너 이웃 '키쓰와 게일라'의 도움을 기억하고 싶다. 귀한 돌멩이들과 상추 한다발 그리고 언제든지 토네이도가 불면 자신들의 지하로 오라던 따뜻한 배려를 잊고 싶지 않다. 언제나 친절한 이웃 '도니' 그리고 새이웃 '제임스' ...고맙고 친절한 이웃들이 있으니 너무 낙심할 일 아니로다.

끈적끈적한 정다움은 아니지만 항상 반갑게 인사하며 웃어주는 그들이 그런대로 좋다. 나도 뭔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할텐디...

Thursday, June 12, 2008

Watering

뜨거운 햇살이 하늘에서 쏟아지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어린 잔디들이 타질까봐 물을 주는 일이 내가 해야 할 일상의 커다란 부분이다. 꽃들은 햇살에 타지지도 않고 형형색색 고운 색으로 피어 나비와 벌을 유혹한다. 하지만 그것들 또한 물을 필요로 하고, 난 그 어여쁜 꽃들을 보는 즐거움을 갖는 대신 비싼 물값을 지불해야할 댓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고......

지난 여름에 내가 저지른(?) 일들을 나의 나무들과 꽃들은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두세그루 죽었지만, 자신들이 선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초록가지들을 들어올리고 있는 이 순간에 몇그루는 자리를 옮겨 주어야 하고 그리고 '멀치'(?)를 사서 뿌리 위를 더위와 추위 그리고 잡초를 이길겸으로 덮어주어야 하는데, 모든 것이 시간과 정성과 그리고 경제적인 지출을 요구한다!

하나, 삼년 아니 이년 뒤면 집을 팔아야 할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현명한 투자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일에 임해야 한다. 간혹 밀려드는 집을 가진자로서의 해야 할 일들에 치여 후회감이 날 불안하게 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말이다.

어제는 사다리를 구입했다. 그리고 조만간 '거터게더'라는 삽을 구입해 거터 청소를 해야 할 것 같고 외관벽도 물청소를 해야 할 것 같고......해야 할 일들이 여름날의 아침잠을 방해하고 만다.

낮은 데로만 흐르는 색없고 부드러운 물이 이 여름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내 갈급한 영혼의 갈라진 틈을 적셔줄 물을 찾아 봐야겠다. 찾을 수 있을까? 강력한 주문이 필요할 때다.

Wednesday, June 11, 2008

Weeds

'잡초'란 노래를 좋아하던 키다리 집사님은 잘 계실까? ㅎㅎㅎ 아침을 먹고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서쪽 잔디밭에 자리잡고 있는 '크로바'를 뽑아내며 잠시 그 찬란했던 노래방의 전설을 잠시나마 생각을 하였다.ㅎㅎㅎ

이곳 카본데일에서 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노래방의 몸부림이다. 흥에 겨운 노래들을 열정적으로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얼마나 즐거운 일 중의 하나인가! 유독 잡초를 제거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나로서는 '잡초'란 노래를 어울리게 잘 부르던 그 집사님이 생각이 난다. "이것 저것 아무것도 아닌 잡초라네......"

잡초들은 강하다! 나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자라나는 것들이 잡초이다. 강한 본능을 지닌 잡초로 판단되어지는, 잔디의 천적이 일컬어지는 크로바를 뽑아야만 했다. '꽃반지'라는 유행가와 함께 기억되는, 그리고 일상의 행복을 일깨워주던 크로바는 잔디밭의 천적이다!

크로바를 뽑다 알게 된 사실은 이것들이 전방향으로 줄기를 뻗어 나가 잔디들을 덮어 햇빛을 차단하고, 그리고 그 아래에 덮혀있는 잔디들은 어두운 그늘과 함께 쇠퇴해가는 그 원리였다. 난 크로바 밭을 원하지 않고 잔디밭을 원하기에 무식하게 그것들을 뽑아내어야만 했다.

잡초제거제를 뿌리면 크로바도 죽나? 알 수 없기에 난 단순노동을 하였다. 그랬더니 속이 다 시원하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내 마음 속의 잡초도 뽑아 보았다. 부정적인 생각들을 뽑아 내는 방법을 몰라 난 오늘 아침 잡초들을 뽑아 보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어제는 히스토리 그리고 내일은 미스테리 그리고 오늘은 프레젠트, 즉 선물이란 것이지! 남은 하루의 시간들을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잘 꾸려 나가야겠다. 감사함시롱.

Friday, June 06, 2008

Now, Here


우리집 잔디밭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4월의 황량함은 시간과 함께 푸르러지고 있지만 벌거숭이 같은 맨땅을 바라보는 심정은 당해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이해할 것이다. 새로운 잔디밭 관리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인한 댓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셈이다. 외로움을 느낄 틈도 없이 요 며칠 잡초 제거하느라 손바닥에 물집이 생겼다. 로우스에 들려 정보를 수집하러 가야겠다. 언제 그림은 그리나?

One Day of Summer 08-photo by Luke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스톰이 오는 것인가? 바람이 치마자락을 펄럭이게 한다. 간만에 사진촬영을 하였다. 가는 여름날이 아쉬워서......집 서쪽에 있는 빈들판에서서 파란하늘과 푸른 들판을 배경으로 울 우석이가 촥칵! 이제는 좀처럼 인물사진을 찍어주지 않는다. 화장을 하지 않는 얼굴이 넘 부담스럽게 나오는 것일까? 그래도 붉은 치마가 잔디와 보색을 이루어 싱싱하니 좋다.

Wednesday, June 04, 2008

June

벌써 유월의 첫 수요일!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아까워 일어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아침을 챙겨먹고 이렇게 컴 앞에 앉아 있는 것은 배가 볼록해지는 큰 이유가 아니던가!

전혀 예술학도가 아닌 사람처럼 시간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 조금은 불안스러운 듯, 바람부는 파란 하늘을 보다가 어제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하였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둥실둥실 떠있고 푸른 나무들이 바람이 부는대로 흔들거리는 푸른 그림을 언제쯤 그리게 될까? 숙제로 주어지질 않으니 하질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난감하다. 난 이쪽에 타고난 인재가 아니란 것인가!

땡볕이 내리쬐는 시간에 모자쓰고 백야드를 관리하고, 해지는 시간에 한들한들 동네를 서성이는 모습이 내 여름풍경이다. 땅과 함께 대화하는 것은 건강해지는 것인가 보다. 힘이 드는 일이긴 하지만 그 뒷느낌이 싱싱하다. 엉망진창인 잔디밭이 지난날 그냥 막 뿌려놓았던 잔디씨들이 뿌리를 내리고 부드러운 신초록의 빛으로 올라오고 있다.

랜드스캐핑을 할 수 있는 여름의 시간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밥한끼 외식한다치고 잔치씨를 사서 뿌려보았다. 뜨거운 햇볕으로 부터 보호해 줄 스트로가 없어서 불안하긴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물주면 땅속에서 푸르게 올라오지 않을까 싶어 용감한(?) 시도를 해보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비가 막 쏟아지는 소리를 듣는 그 기분을 어찌 형용할 수 있으라! 내 정성에 감동받아 여름날임에도 불구하고 잔디들이 솟구치기를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