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한 시간
아직은 가을이 아니야! 그래도 도로변 은행 나무는 반기는 이 없는 것도 모르고 노랗게 여문 은행알을 내려 놓는다. 귀여운 은행알의 유쾌하지 않은 밟히는 냄새에도 아직 지금 이곳은 여름이다. 늦더위가 9월말까지 지속되고 경험하지 못한 강한 추위가 있는 겨울이 예상된다는 뉴스가 전해 온다.
'저속 노화', '저당 고단백질 식사'에 관련된 정보가 가득찬 지금은 '변혁의 시간'이기도 하다. 시간을 거스릴 수 없는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저항하지 않고 달달했던 것들과 간간했던 것들을 내려 놓는 겸허함(?)에 도달한 것이다.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삶이며 참으로 붉은 꽃같은 청춘은 짧았던 삶의 여정으로 정리하기엔 '아직도 난 여름'일 수 있다는 생각의 짜투리가 남아있는 시간을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병의 근원인 '비만'과 '스트레스' 그리고 '수면부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미래의 시간이 두렵다. 근육을 저축해야 하는데 몸은 자꾸 편하게 쉬고 싶다. 에너지가 충만했던 어제의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며 변화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기운이 없고 삶에 대한 충동과 저항 그리고 삶에 대한 흥취나 멋부림이 없어진 고요한 상태? 막상 도래하고 보니 단순하고 단맛과 짠맛이 없어진 슴슴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