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02, 2024

견디는 중

 구월의 처음 날을 그런대로 잘(?) 보낸 것 같기도 하다. 두 달 가량 여름 기침으로 마스크 쓰고 침묵하는 생활을 꾸려 왔는데, 삶의 고난(?)은 좀처럼 그치지 않는다. 아침 신문을 읽다가 발견한 글귀를 적어 본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건강해질 수 없으며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내게도 고통이 없는 날이란 드물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또 다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운명을 사랑하게 된다.' -헤르만 헷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 중에서

 구월의 첫날을 잘 살아보자며 집밖으로 나섰다. 비가 아침부터 내린다고 하니 강수량을 검색해 보았다. 비가 내리는 날이 나의 근심 걱정의 근간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무책임하고 무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한없이 소중한 나의 삶을 무너뜨려서는 안된다. 좋은 음식 먹고 힘내어 불안과 화남을 이겨내고 떨쳐내야 한다. 깊은 수면이 건강에 필요한 조건이라면 잠 못드는 밤들의 억울함은 어디에다 하소연을 한단 말인가. 무엇이든 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필 '식단조절'까지 해야하는 이유로 몸과 마음이 부정적인 침략을 극복할 힘이 딸린다. 

이럴 때일수록 감사할 일을 찾아야 한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벽 사이로 비가 스며들지 않아 다행인 것이고, 일어나 출근을 하고 맡은 바 일을 성실히 마치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것 감사하고, 일상 생활을 바치고 있는 소소한 작은 정리 정돈을 소홀히 하지 않기로 하고 몸을 움직인 것 칭찬하고......

갑자기 음식을 제한하니 피곤하기 그지 없다. 그냥 편하게 쇼파에 주저 앉아 잠들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다. 하지만 몸을 바삐 움직여 불안을 잊고 집안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지금 나에게 어는 때보다 유익한 일임에 틀림없다. 

전자 레인지에 수세미 삶는 법, 야채를 제대로 씻는 법을 검색해 보았다. 이 또한 오늘의 좋은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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