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덕분에 살이 빠졌네^^' 친구가 나의 암울한(?) 신세타령에 대한 위로를 해 준 말이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스트레스가 쌓이니 식욕이 없어지고 숙면을 취할 수 없다. 그래서 마침내 살이 빠지는 기적이 일어나고 말았다. 기뻐해야 할 것 같은데......살을 빼고자 하는 의도가 결여된 삶을 살았던 탓으로 갑자기 쉽게 상실한 몸무게에 대한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살까지 탈출하고 말았단 것인가. 그저 놀랄 뿐이다. 왜 힘든 일은 한꺼번에 몰아 닥치는 것일까. 덕분에 살이 빠졌다며 감사해야 할 일이라며,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아무리 비관적인 상황이라도 '긍정의 힘'을 발휘해서 이겨 나가야 한다는 말은 지금 내겐 힘빠진 그냥 아무 말이다.
'관리되지 않은 노후함!'이란 불안함이다.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우울하고 불안함에 휩쌓일 시간에 집안 정리를 해야 한다. 에어컨을 켜지 않고도 감당할 수 있는 8월의 마지막 아침이다. 집안의 모든 창문을 열고서 집안 정리를 하고나니 앞당겨 끌어안은 불안함이 좀 달아난 것 같긴 하다. 택배 빈 박스들과 유효기간 지난 식품들 그리고 더 이상 유익하지 못한 음식들을 가차없이 집밖으로 내몰았다. 음, 좀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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