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거장에서
같은 시각, 같은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있다. 봄과 여름이 지나는 동안 만나지만 별다른 인사를 하지 않는다. 무심하게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깨달은 것은 '질서'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사람이 먼저 탈 것 같은데 실상은 '버스 기사님 맘'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명확하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아니니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손을 번쩍 들어 의지를 '강'하게 휘저어 보이는 사람 앞에 버스를 세우곤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먼저 와서 오랜 기다림을 가진 난 알고 있다. 손을 들어 표시를 했지만 기사님은 오히려 짖궂은 자리에 버스를 세운다. 그 무색함과 불쾌함이 싫어 손을 들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늦게 나타난 사람은 먼저 온 사람들을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손을 휘젓는다. '무슨 생각이지?' 원래 그런 사람인 것이다. 아침부터 타인으로부터 불쾌함을 받아 안을 필요가 없다. 개선될 의지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은 무식하고 무례한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으로 보여, 온 세상이 그리 아름답지 않게 보일 때도 있는 것이 문제이지만 어쩌겄는가. '그러려니~~~'
가벼운 눈인사를 하고 입을 열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같은 시각, 같은 버스를 타는 사람이 '두 사람'이나. '먼저 오셨으니 먼저 타세요'라고 등 뒤로 줄을 서는 사람은 버스 기사님이 선두를 알아 볼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여기 버스 정거장의 문화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단 말인가 아니면 아직도 기사님이 오랜(?) 기다림을 가진 선두를 알아챌 날카로운 시선이 있다고 믿는 것인가. '버스 기사님 맘이세요'라고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내가 조금은 미안했다. 역시나 버스 기사님은 자신의 지점에 버스를 세웠다. 이미 체념한 난 상처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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