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30, 2024

덕분에~~~

 '덕분에 살이 빠졌네^^' 친구가 나의 암울한(?) 신세타령에 대한 위로를 해 준 말이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스트레스가 쌓이니 식욕이 없어지고 숙면을 취할 수 없다. 그래서 마침내 살이 빠지는 기적이 일어나고 말았다. 기뻐해야 할 것 같은데......살을 빼고자 하는 의도가 결여된 삶을 살았던 탓으로 갑자기 쉽게 상실한  몸무게에 대한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살까지 탈출하고 말았단 것인가. 그저 놀랄 뿐이다. 왜 힘든 일은 한꺼번에 몰아 닥치는 것일까. 덕분에 살이 빠졌다며 감사해야 할 일이라며,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아무리 비관적인 상황이라도 '긍정의 힘'을 발휘해서 이겨 나가야 한다는 말은 지금 내겐 힘빠진 그냥 아무 말이다. 

'관리되지 않은 노후함!'이란 불안함이다.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우울하고 불안함에 휩쌓일 시간에 집안 정리를 해야 한다. 에어컨을 켜지 않고도 감당할 수 있는 8월의 마지막 아침이다. 집안의 모든 창문을 열고서 집안 정리를 하고나니 앞당겨 끌어안은 불안함이 좀 달아난 것 같긴 하다. 택배 빈 박스들과 유효기간 지난 식품들 그리고 더 이상 유익하지 못한 음식들을 가차없이 집밖으로 내몰았다. 음, 좀 더 낫다~~~ 


Sunday, August 25, 2024

비만 오면

곤궁에 처한 사람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고도 쉽게 기본적인 양심들을 냅다 치우고 생존(?)하려는 추접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신경이 곤두서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로 하루의 일과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침몰당할 것 같다. 해결 방법이 명확하지 않고 책임 여부가 불확실한 지금의 상황이 난감하며 그 치워버릴 수 없는 난감함으로 인해 그 누구도 권하지 않은 벌을 심하게 받고 있는 중이다. 잘못은 그들이 하고 왜 내가 손해를 보며 불안함에 벌을 받고 있는 것인가.

Thursday, August 15, 2024

구름이 해를

 

 노을 감상 명소로 유명한 '태안 꽂지 해변'의 사진이다. 생각보다 피서철인데도 사람들이 없었다. 뉴스에 의하면 날씨가 너무 뜨거워서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태양을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다들 나처럼 집에서 에어컨 켜고 뒹굴거리며 집근처에서 여름을 견디고 있나 보다. 그럼에도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해변으로 달려온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꽂지 해변'의 길이가 무척 길어서, 바닷가 모래밭을 걷고 다시 두 다리로 돌아 나오는 일이 힘들었다. 이른 저녁으로 챙겨 먹은 지역 맛집에서의 실망을 저녁 노을로 치유 받어야 한다. 지역 '맛집'이라며 검색해서 들어간 식당에서의 가성비 좋지 않은 간장게장의 뒷맛은 불쾌하고 몸이 무겁다는 것이다. 맛있으면 영칼로리라는데, 맛도 없는 것이 비싸니 살이 찐다. 

'이러니 다들 해외로 나가는 것이지......'아무리 물가가 올랐다고 해도, 아무리 휴가철 휴가지라고 해도 간장 게장은 정말 비쌌다. 비싸게 사먹은 간장게장에 기분이 별로인데 황홀한 일몰이라도 어떤 위로처럼 선물처럼 받을 일이었다. 어쩌면 일몰이 시작되는 시간을 챙기며 황홀한 노을을 기대하고 기다리던 그때 그 순간이 내게 허락된 선물이지 않았을까. 

일몰의 시간에 선물처럼 황금빛 태양이 내려 앉고 있었다. 그러나 검은 구름이~~~

구름이 붉은 해를 한참이나 가리고 있었나 보다. ㅠ 한참이나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 보았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ㅠㅠ 그려, 그럴 때도 있지! 분명 찬란한 햇님이 있는데 구름이 앞에서 시컴하게 가리니 어쩔 수 없다. 살다보면 그럴 때가 있다. 



비는 내리고

 

무덥고 지친 마음을 차에 앉혀 밖으러 나왔더니만 출발과 동시에 무섭게 비가 내린다. '낭만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너무 요란한 소리와 번쩍거림을 동반한 빗줄기는 불안하게 사납다. 음산한 재난 영화 진입부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잠깐 동안 쏟아지는 그런 소나기가 아니다. 회색빛 하늘은 온통 빗줄기다. 자동차 비상등을 켜고 앞 차 비상등을 따라 앞으로 앞으로 한참이나 달려서 비가 없는 푸른 하늘 아래로 가게 되었나 보다. 모든 구름은 사라진다 하였는가. 그래서 아름답다 하였는가. 

무거운 회색 하늘은 비를 뿌리고서 다시 푸르게 맑아졌을 것이다. 목 말랐던 나무들은 물을 머금고, 타오르던 도시의 길은 열을 식히고, 쌓였던 먼지들은 씻겨 나갔을 것이고...... 비가 내렸지만 뜨거워진 여름은 쉽게 물러날 것 같지 않다. 2024년 여름은 참 뜨겁다.


Sunday, August 11, 2024

8월은 무덥다

   그적거림도 없이 8월의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지나 가다니, 거참 그것 또한 마음 허전한 일이다. 오랜만에 아침 단장을 하고 출근을 하러 가는 나는 쨍쨍한 팔월의 아침이 너무나 부담스럽다. 쨍쨍한 햇살에 쪼그라드는 자신을 모른 체 하며, 무심하게 버스 정거장으로 걸어갔다. 나름 씩씩하고 자긍심 있는 태도를 가진 '나'는 무더운 여름 날에 잔기침으로 무너진 그림이다.

여름날의 기침은 여러 날 동안, 제대로 수다를 떨 수 없을 정도로 콜록거리며 떨어져 나가지 않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온도 차이를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이른바 '찬바람 알러지'를 앓고 있는 중이다.  무더운 여름에 켜는 에어컨 찬 공기와 선풍기 바람에 민감하게 콧물 증세를 보인다. 그 콧물로 인한 잔기침을 하며 여름을 지내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포싹 늙어버린 느낌 또한 떨쳐내기 어렵다. 이렇게 힘 없고 무기력한 할머니가 되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다. 진짜 할머니가 된 기분은 이런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같은 시간에 같은 버스를 타는 이름 모르는 사람들을 간만에 보았다. 눈이 마주치면 헐리우드 액션으로 인사를 할 것 같아 쳐다 보지는 않았다. ㅋ 고양이처럼 무심하게 그저 조용히 있으면 될 것 같다. 하루를 시작하는 출근 버스는 조용해야 한다.  다행히 전화를 받거나 수다를 떠는 사람들은 없었다. 

8월의 아침이 이리 조용한 것인 줄 몰랐다. 다들 어디론가 휴가를 간 것처럼 동네가 조용하고 버스가 조용하고 학교가 조용하다. 무더운 여름날을 보내기가 다들 힘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