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in June
Summer, Something like Happiness, Mono Printing, 2011
이불널기 좋은 날에 창문을 여기저기 열어놓고 밀린 와이셔츠의 구김을 펴며, 유월의 첫날을 맞이 하였다. 집안일로 분주했던 주말을 이어 오는 월요일은 할 일이 많다. 붉은 꽃을 들어 올리고 서 있는 제라늄에 물도 주어야 하고, 마늘과 오이 장아찌 물을 다시 끓여 식혀 부어야 하고, 그리고 또 싹 올라오는 고구마도 오븐에 구어야 하고......
흘러가버린 시간을 어찌 하랴. 벌써 석달이 지나면 이곳으로 온 시간이 2년이 된다. 그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던걸까? 무엇인가에 홀린 사람처럼 어리석기 그지 없어 보이는 순간이 지금이다. 짐처럼 꾸려 놓았던 작품들과 미술재료들을 다시 정리하며 무기력했던 아니 소리없이 침투했던 우울감을 보았나 보다.
무엇이 나를 잠들게 하였던가? 한번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멍때리는 시간이 필요하지만서도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느낌에 마음이 어지럽다. 잘 잡아매야 한다. 행복하기로 마음 먹은 것처럼 한 예술가로서 절대 비굴하고 비겁하고 초라하지 말아야 한다. 작품으로서 나의 정체감을 회복할 그 시간으로서의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라 다짐한다.
지난 금요일 50대 50이란 숫자를 만나게 되었다. 작품성과 상품성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곳의 겔러리를 몇군데 들려본 느낌은 밝고 행복한 작품이 대부분이란 생각과 그리고 시간과 노력을 듬뿍 들인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을 보았다. 물론 독창적인 작품성에 대한 사유도 보이긴 하였지만 소통하고픈 흔적들이 보였지 싶다.
유월의 첫날에 창문을 열어 두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JCrb1oNbH4
Duffy, mer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