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25, 2015

Somewhere

오는 봄을 반기고 가는 봄을 잡고 있노라니, 머리에 흰머리 올라 오는 것 잊어 버린가 하면서...여 십년만에 느껴보는 사월과 오월의 시간이 꽃피고 지고 그리고 새로운 푸름으로 행복하였나 보다.

지금 여기서 내가 행복하겠다라고 다짐하며, 모든 것이 마음 먹기 달린 일이라 내 나이 묵은 숫자 헤아리자니, 벌써 하늘이 내게 허락하신 소명을 깨달아야 할진데.

어느덧 흰머리 내려앉은 시간에 생각하니, 삶의 시간이 참으로 짧고 덧없다는 생각이 들고야 만다. 우울하고 허무한 의미에서의 덧없다가 아닌 치렁치렁하고도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내려놓은 본질적인 그 무엇을 볼 수 있는 그 깐깐하고도 퍼지는 이중적인 느낌.

그렇다고 내 삶에 주어진 소명을 분명히 깨달은 것은 아니지만서도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행복하기로 한 것 그것말야.

무덥고도 뜨거운 여름으로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봄의 끝자락을 붙잡고, 날마다 넘어지는 나를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내가 해야할 일이고 해야만 할 일이다. 해가 넘어간 시간에 산책, 바람부는 날의 뒷동산의 오름, 멍하니 텔비를 보며 쏟아지는 정보를 흡수하며 생존하기 등등의 한가롭고도 무기력하기까지 한 일련의 과정이 오래 지속되었던 것 같다. 이름하여 적응하기의 외롭고도 씁쓸한 모습이랄까.

검은 선 하나를 종이위에 그렸다. 그것을 위해 검은 먹을 잡고 어깨가 짓눌리는 힘으로 갈며 내 잡념을 없애고, 여기 저기 올라오는 잡초같은 우울한 생각들을 잠재우고 그렇게 무엇인가를 집중하며 내게 숨어있는 가장 좋은 기운을 모아 보는 것이다.

붓하나를 들고 숨을 가다듬고 선하나를 그었다.

그리하여 지금 난 여러 선을 그리고 있다. 작품이 아니라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비우고 새롭지만 오래된 것을 그려보고 있다.

위대한 예술가가 되리란 생각을 내려놓고, 부자가 되리란 환상을 버리고, 그냥 날 기쁘게 하는 선 하나를 그리고 선 두개를 그리다 보니 기쁜 마음이 부드럽되 딴딴하게 그어진다.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복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먹을 갈고 붓을 들고 선을 긋는 일이다. 그리고 마음 가득 기쁘다.

https://www.youtube.com/watch?v=qHODFF2awIA

I  Owe You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