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리
며칠째 너무 이른 시간에 잠이 깨는 현상이 습관처럼 굳어지고 있나 보다. 걱정을 한다고 해서 걱정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어떤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할 수 없이 잠에서 깬 김에 스마트 폰을 붙잡고 유익한(?) 정보를 들으며 자체교육에 들어가며 내심 잠들기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정신이 말똥거린다. 난감하다~~~
전전반측 뒤척이다, 할 수 없이 주어진 시간을 즐기기로 한다. 적극적으로 미처 끝내지 못한 블로그 글쓰기를 수정하고, 캘린더에 깨알처럼 적혀있는 할 일들을 챙겨보고, 미루었던 리서치도 하다보니 아침 기상 알림벨이 울린다.
수면 부족으로 가구 모서리에 유난히도 여기적기 몸을 부딪힌다. '아, 이래서 나이가 들면 '낙상'이란 것도 하는 것이구나'하는 깨달음과 골다공증이 심했더라면 뼈들이 부숴질 수도 있다는 '불안함'이 통증과 함께 느껴진다. 얼른, 불처럼 번지는 한밤중의 각성을 진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라 바람이 휘청거린다. 건조한 바람을 타고 번지는 불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산불에 대한 안전문자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실수로 인한 작은 '불씨 하나'가 건조한 강풍을 타고 '산불'이 되어 불타오르고 있는 뉴스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불을 촉진하는(발화성) 요소가 많은 상록수인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대부분인 산은 활엽수가 분포된 산보다 쉽게 불타오른다고 한다. 동네 근처 산은 대부분이 활엽수라 불이나면 바스락거리며 쉽게 탈 것 같다며 걱정했는데.
예사롭지 않게 휘몰아치는 봄바람 때문에 공원 걷기를 정지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제대로 단도리가 되지 않은 종이 박스들이 길거리에 나뒹구는 모습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스산했다. 미리 미리 준비를 하고 '야무지게' 단도리를 하면 안되는 것인가. 길거리에 나뒹구는 박스들을 주워 있어야 할 자리에 돌려놓고 오는데도, 책임지고 단도리를 해야 할 사람들은 별 주의도 하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먹고 살려고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데 그깟 종이박스가 차가 다니는 도로에 좀 날아간 것이 별일이야. 그럴 수 있지. 지나가던 내가 주워주면 되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