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
아들의 댕댕이는 하얀 여우의 작은 얼굴로 신비스럽고 예쁘다. 검은 아이라인이 짙은 동그란 눈동자는 매력적이며 높이 솟은 쫑긋한 귀는 예민하고 차디찬 검은 콧망울은 귀엽기 그지없다.
따뜻한 댕댕이를 끌어안고 가만히 있으면 강아지의 작은 심장이 함께 뛰는 것이 느껴진다. 하얀 털이 여기저기 온 집안을 덮어도 댓가를 치룰만한 일이다. 따뜻함이 그리 싫지는 않다. 아침 저녁으로 바깥에 나가 냄새 활동도 하고 대소변도 한 후, 집으로 돌아와 발을 닦아야한다. 발을 물휴지로 닦는 행위를 평소 그리 좋아하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러려니하며 발을 닦고 있자니 점점 으르렁 소리가 커진다.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이쁜 댕댕이가 잇몸까지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며 불쾌함을 드러내더니 급기야는 손가락에 입질을 하였다. 믿었던 댕댕이에게 입질을 당하고 보니 당황스럽고 놀랍고 근심이 가시질 않는다. 무엇이 불편하게 한 것일까, 혹시라도 발이 아플까, 아니면 더 부드럽게 닦아줘야 했을까, 너무 껴안아서 갑갑하고 공포스러웠을까???
손가락 위의 작은 붉은 핏방울을 보면서 그동안 보살피고 이뻐했던 행위들에 대한 배신감이 들면서 괘씸함도 들었다. 밥주고 똥 치워주고 놀아주고 그랬는데 뭐가 서운해 잇몸까지 드러내며 화가 난 것인지? 잇몸까지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던 얼굴은 좀처럼 잊혀지질 않을 것 같다.
옛날 사람답게 댕댕이에게 입질을 당하고 보니 정신이 바짝 들었다. '어디 감히 댕댕이가 사람에게 대들지?'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댕댕이의 사정을 들여다 볼 틈이 나지 않았기도 했다. 전전반측 잠을 설치며 생각을 했다. '걱정이나 절망은 돌멩이 하나 옮기지 못한다.' 할 수 없이 스마트 폰을 붙잡고 AI의 도움을 요청했다.
어딘가 불편했던 모양이다. 댕댕이의 발바닥은 생존과 관련된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고, 너무 껴안고 닦아서 자유롭지 못한 불쾌감을 받았을 것 같기도 하다. 발을 닦는 행위가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간식을 주며 좀 더 부드럽게 발을 닦아보는 시도를 해 보기로 한다.
발을 닦기전 간식을 주며 꼬신 결과 두려웠던 첫번째는 성공, 두번째는 먹이 약발이 얼마가지 않고 으르르렁 표현을 한다. 포기하고 싶다!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정말 싫다!! 진짜 발이 아픈가?
자꾸 신경쓰이게 만드는 댕댕이가 마침내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온 집안에 하얀 털만 남기고. 댕댕이가 없는 집안은 조용하고 깨끗하다. 가만히 있노라면 구석구석에 아직도 댕댕이의 털이 보인다. 텅빈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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