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원해?
아파트 안전 전기검사로 인해 절전이 4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남지? 선풍기도 없이 집안에 어떻게 있지? 지금의 뜨뜻한 선풍기 바람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 것인가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불볕 폭염경보가 찍히는 이 무더위에 4시간이나 정전이라니! 지난주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미리 땡겨 열 받으며 한여름 절전에 대해 궁시렁궁시렁 불만을 쌓았던 것 같다.
전국이 폭염으로 팔팔 끓는 여름에 안전전기검사를 해야 하는 사정이 심히 궁금하다. 안전을 생각하면 미룰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굳이 여름 날에 날을 잡는 이유가 뭐란 말인가.
전기가 끊기는 4시간 동안 어디로 가야 끔찍한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것인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냉장고 냉동고의 음식들도 걱정이지만 내 한 몸 피신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는 것에 당혹스럽다. 미리 에어컨을 아침부터 틀어 집안을 시워하게 해놓고 견딜 수 없을 때 집밖으로 나가 동네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도. 그러다 허리가 아플 때 이동을 해서 동네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고 그리고 공간이 넒은 구청에 가서 왔다갔다 점심 소화를 시키고 집나간 전기가 돌아올 시간에 맞추어 나도 집으로 돌아오면 될 것 같기도 하다.
주말엔 아들의 밴드 연주(?) 발표회에 다녀왔다. 하와이언 셔츠를 입은 이국적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바(bar)에서 아들의 밴드팀이 10곡 정도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쇼에 참석을 하게 된 것이다. 금주하고 절주하고 있었지만 술을 마실 수 있는 좋은 날(?)이기도 하였다. 미국에 있을 때 아들들이 밴드활동을 했었고 그것에서 와인바에서 쇼를 하면 가능한 참석하곤 했었다. 그렇고보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아들의 쇼에 참석한 것이기도 하다.
바 사장님이 웰컴주로 주신 스모키 향이 진한 위스키 한 잔을 시작으로 해서 흥분이 시작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밴드의 연주가 시작되고 시들었던 젊은 흥이 일어났다. 목청것 환호하고 소리지르고~~~같은 장소에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이리도 행복한 것인지 잊었었다.
평소 결혼을 하여 한 가장이 된 아들이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밴드 활동을 하는 것에 어느정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던 자체가 미안할 정도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고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바쁜 직장생활과 가정이 있는 사람으로 두 달에 한번이라도 자신들의 쇼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나와 비슷한 나이 때의 사람들이 있어서 내신 놀랬지 싶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단골 외국인들이 모였었던 것 같다. 쇼를 즐기고 담소하고 즐기는 분위기 속에 있자니 갑자기 잊혀진 아니 잃어버린 젊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자신의 취향을 가지고 살아야 해,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