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ne 21, 2026

함께~~~

 비가 씻어낸 다음 날의 하늘은 하얀 뭉게 구름이 두둥실거리는 이국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시간을 달려 멀리 하얀 데이지 꽃이 피어있는 곳으로 달려갈까 하다가 서쪽의 바다를 가기로 했다. 뭉실거리는 구름과 함께 노을지는 특별한 석양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수욕장이 성수기 개장을 하였다며 '텐트 설치비'를 달라하여서 좀 당황하였다. 잠깐이라도 바닷가의 텐트 안에 누워 책을 읽다가 잠깐 잠을 자고 싶었기에 텐트는 필요한 것인데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비용을 뜯기는 느낌이 들었다. 

구름이 많은 날이라서 오히려 구름이 석양을 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흘러가는 구름이 아니라 넓게 낮게 깔린 구름막이 붉은 태양의 얼굴을 가리는 것 아닌가. 아무리 기다려도 그 구름막은 그 자리에 있기로 작정을 한 듯이 흘러가지 않는다. 

그 동안 마주했던 석양들을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다. 아, 선물처럼 그 광경을 받았었던 것이고나~~~언제나 멋진 석양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갯벌을 맨발로 걷는 즐거움을 생각하며 대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려고 했다. 여름 햇살을 품은 갯벌은 저녁이 되어도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래도 석양이 보이는 한  조각 하늘을 특별한 선물처럼 받았다. 감사하다^^




Wednesday, June 17, 2026

내가 택한 광합성

 목이 터져라 웃을 수 있는 목요일인데 전혀 그런 웃음을 기대하지 않는다^^  얼굴 인상이나 찌푸리지 말고 부드럽게 오늘 하루를 잘 살아보자며 아침을 일어나면서 굳은 다짐을 하였다. 무더운 날씨에 짜증이 난 것인지 아니면 인내의 한계에 다다른 것인지, 부드럽고 우아한 태도를 자주 망가뜨리고 있는 자신의 반응이 불만스럽다. 상대가 어떤 태도를 취하든 간에, 부정적인 에너지에 휘말리는 태도는 지금 나에게 바람직하지 않고 교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때때로 부정의 에너지에 달라붙는 모질한 모습을 드러내고 만다, 어리석게도. 

맡고 있는 두 학생의 집을 걸어서 다니기에, 무더운 날씨에 땀에 절고 지치지 않도록 의상을 잘 골라 입고 외출을 해야 한다. 집밖으로 나가는 오후 3시는 도시의 땅이 가장 데워진 시간으로 후끈후끈한 기운이 밑에서도 올라와 찜통 속을 걸어가는 느낌이 든다. 입고 나간 훌렁한 치마가 휫날리기에 바람이란 것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뻥 뚫린 큰 도로에서 쌩쌩달리는 차들이 일으키는 바람탓인지 저멀리서 출발한  푸른 바닷바람이 산을 넘어 도착한 것인지. 

첫번째 수업이 끝나고 두번째 학생의 집을 가기 위해 인도의 가로수 푸른 그늘 밑으로 걷다보면,  하교시간에 쏟아져 나온 푸르디 푸른 학생들을 요리조리 피해 잘 걸어야 한다. 게다가 다섯개의 횡단보도를 지나칠 때면  자제력이 없는 우회전하는 급한 차량을 경계하느라 온 신경이 곤두서곤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어려운 점은 날씨를 탄다는 것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걸어가야 하는 일, 아직 장마철이 되지 않아 당해보지 않았지만 장마비를 뚫고 걸어가야 하는 일 아닌가.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쾌적한 곳에서 일을 하면 좋을 것을...'  땀을 삐실삐실 흘리며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는데...ㅠㅠ 

그래도 이 나이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의미있는 일인데다 학생들의 성취를 보면서 느끼는 보람이 있질 않는가 토닥거리고 보았다. 게다가  걷기도 하면서 광합성도 하고 있지 않은가^^

Tuesday, June 16, 2026

  한 여름이 되기도 전에 벌써 30도가 웃도는 넘는 요즈음이다. 다행히 아직 습도가 그리 높지 않고 바람도 조금 불어서 다행이지만 부담스러운 초여름이다. 침대에 누워 미그적거리는 시간을 갖지않고  다른 날보다 훨씬 빨리 일어났다. 그동안 미루어 놓았던 일들을 하기 적당한 때가 바로 오늘 아침이었던 것이다. 맨날 미루었던 잘잘한 일로  바지 허리를 줄이고,  헐렁거리며 처지는 니트 단추 구멍을 메꾸고, 단추를 다시 달고...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였더니 아침이 길고 알차다. 

이제 화요일이니까 이웃 아파트 알뜰 장에 가서 신선한 먹거리를 구입해 올 것이다.  미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꽈리고추를 구해와 잔멸치를 넣은 잔멸치 꽈리고추 볶음을 할 것이고,  향기 푸릇한 싱싱한 오이를 데리고 올 것이고,  냉장고에서 놀고 있는 제주도 무우를 넣고 함께 조릴 코다리를 사와서 코다리 찜을 할 계획이이다. 그리고 몸엔 좋지 않지만,  알뜰장에서 막 튀겨낸 바삭거리는 '오징어 튀김'을 사들고 들어와 초간장에 찍어 먹는 호사를 누릴 것 같다. (정신건강을 위해서 이 정도는 허하는 것으로^^)

어제는 '넷플릭스'에서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Remarkably Bright Creatures)'을 보았는데 잔잔하고 따뜻한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바다를 떠나 아쿠아리움의 좁은 수족관에 갇혀 사는 영리하고 슬기로운 나이든 문어, 마셀러스와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과 연이어 아들까지 사고사로 잃은 고통의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족관 청소부, 토바 그리고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엄마와 아빠의 부재 속에 자란 젊은 청년, 캐머런이 서로의 상처를 보둠아주면서 각자의 '집'을 찾게 되는 따뜻한 영화이다.

수족관에 갖혀사는 문어,'마셀러스'는 바다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꿈을 꾸고 있는 중이다. 수족관 유리를 청소하는  나이든 청소부 할머니,'토바' 역시 자식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가득찬 수조에 갇혀 살고 있긴 마찬가지다. 남편이 일찍 죽고 아들마저 해상사고로 잃게되면서 온갓 소문과 자책감에 시달디며 삶을 견디고 살고 있는 중이다.  

토바는 수족관을 청소로 몰입하며 자신의 고독한 삶을 지탱하고 살고 있다. 아버지가 물려준 멋지고 근사한 통나무 집은 가족과의 추억으로 가득한 집을 떠나지 않고 살고 싶지만 그 집에서 홀로 늙어가는 자신을 지킬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식이 아직 명료할 때 양로원으로 가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집을 떠날 시간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한편, 자식에게 부모는 언제나 돌아갈 고향과 같은데, 엄마는 일찍 죽고 아버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캐머린'은 죽은 엄마의 서랍장에서 발견한 반지 하나를 가지고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 낯선 마을에 나타나면서 마셀로스, 토바, 캐머린의 서로의 관계가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영화는 담백하고 따뜻하게 보여주고 있다.

'희망''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이 보기에 아름다웠지 싶다. 따뜻한 영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집으로 돌아 가야지^^

Sunday, June 14, 2026

그냥, 좋아요

 특별하게 기억하고 기념하고 싶은 날은 뮤지컬을 보는 것이다! 티켓 가격도 만만치 않은 뮤지컬을 보기로 했다, 특별한 날이니까!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한국공연이 4월12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 스퀘어'( 6호선 한강진역)에서 진행 중이다 (참고로 러닝 타임 175분(인터미션 20분 포함)) 오래 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보았었는데 그땐 '영어'라서 그랬던 것인지 눈물이 흐르는 감동을 받지 못했었다. 영화가 나왔을 때도 그냥그냥 했었던 기억이 내게 있어서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었다. 

블루 스퀘어가 있는 '한강진역'으로 가기 위해 두번이나 환승을 해야 했기에 상당한 결심이 필요한 선택이었기도 했다. 지하철 안엔 토요일인데도 사람들이 가득이다. 간편한 옷차림과  운동화를 선택한 것은 현명했다. 예술작품에 대한 예의로 우아하게 드레스 업을 하고 가고 싶었지만 현실의 나는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할 나이인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오르내리는  에스칼레이터에 긴 치마자락이 끼기라도 한다면, 신발이 불편해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생각하며 옷과 신발을 챙겨 신고 물과 간식거리도 챙겼더란다. 

좀 이른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이미 공연장 주위에 사람들이 많았고, 특히 어린 학생들이 많이 보였던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고난과 역경을 딛고 꿈을 실현한 성장 드라마가 있는 데다가,  아역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며 감동을 준다는 소문이 퍼져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1980년대 '철의 여왕' 대처 총리가 집권하던 시절, 석탄 사업이 소멸해가던 시기로 영국 북부 탄광촌 노동자층 집안의 남자 아이가 가까이 하기엔 먼~무용한(?) 고급진(?) 발레를 할 수 있을까.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믿어주는 선생님의 지지는 가슴이 따뜻해졌고, 빌리를 위해 노동자 조직을 등지는 아버지의 선택 장면은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영국 대처 수상 시절 가난한 탄광촌의 노동자들의 모습, 그 속에서 자라나는 빌리의 좌절을 난 알 것 같았기에 눈물 ㅠㅠ. 무용을 하는 남자아이에 대한 편견...그런 가난한 환경 속에서 무슨 예술활동을 한다는 것인지...ㅠㅠ 현실적인 어른들의 생각이 틀리다고 할 수 없기에 눈물 ㅠㅠ 그럼에도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좌절하며  꿈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 눈물 ㅠㅠㅠㅠ

이번 뮤지컬처럼 눈물을 많이 흘려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부담스러운 티켓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화면이 아니라 출연하는 배우들의 꿈틀거리는 열연이 만드는 생동감은 대단 한 것임을 새삼 느꼈지 싶다. 게다가 장면마다 바뀌는 자연스러운  무대 셋팅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인가요?'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요......'



나의 친구

 이른 시간에 잠이 들었다가 너무 이른 시간에 깨면 당혹스럽다. 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작금에 건강에 대한 불안감도 생기고 다시 잠들 수 없다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침대 머리맡에 책들을 가져다 놓았지만  손에 집어 들게 되는 것은 스마트 폰이기 쉽상이다. 

깬 김에 밝아오는 하루 일과표를 점검하고 온라인으로 먹거리 주문도 하다 눈이 피곤해 질 때면 유튜브에서 좋은 영상 하나를 켜놓고 잠을 청하는 것이 습관이 굳어지고 있는 것을 인식은 하고 있다.  책을 들면 너무 각성할 것 같아 '어린왕자 오디오 북'을 켜놓고 잠을 청하며 그렇게 어린왕자를 다시 만났다. 

어린왕자와 함께 밤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나의 친구는 대학 미술 서클 작품 전시회에 어린왕자를 그려서 출품했었다. 나의 친구는 너무 빨리 밤하늘의 별이 되어버렸다. 책과 영화 이야기를 실컷 나눌 수 있었던 친구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어.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One sees clearly only with the heart.)" 문제는 마음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대로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갖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It is the time you have wasted for your rose that makes your rose so important.)" 맞다, 내가 시간과 정성을 들인 나의 장미꽃은 소중하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지만, 너는 잊어서는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You become responsible forever, for what you have tamed.)" 그렇다, 내가 길들인 것들에 대하여  의리와 책임을 가져야 돼.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벌써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If you come at four in the afternoon, I'll begin to be happy by theree.)" 동감이야, 나는 3시보다 훨씬 빨리 가슴이 두근거리고  행복했을 거야.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All grouwn-ups were one children...but only a few of them remember it.)" 그러네, 별로 기억하지 않고 바삐 살았던 것 같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린 시절의 기억은 더 선명해지는 것 같아........................


Wednesday, June 10, 2026

Do Something~~~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러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를 넷플릭스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위대한 겟스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소설(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을 영화한 것으로 '브래트 피트'와 '캐서린 블란쳇'이 주연을 맡았다. 요즘처럼 볼 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본 영화를 두번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하게.

세월을 빗겨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 다 같은 종착지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는 진리를 지금 여기에서 더 주름지고 있는 나는 더 실감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더 의미있게 사용해야 할 의무가 있으니 허투루 사용하고 낭비하지 않도록 경계하며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영화를 천천히 보면서 나의 삶의 여정을 뒤돌아보게 되었고 자꾸만 눈물이 고였다. 최선의 선택을 따라 살면서 고통과 즐거움을 마주했던 삶의 여정. 물론 허송세월 했던 시간들도 있었고 후회되는 실수들도 그림자로 남아있다. 그 모든 과정이 나를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삶이 내게 던지는 낯선 질문에 흔들리며 어김없이 종착지에 다다를 것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아등바등거리며 살아 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처음 이  영화를 볼 땐 이리 절절이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더 사랑하고 더 즐겁고 행복하게 내 길을 가보도록 하자고~~~뭐든 하자고~~~

 시간이란 순리대로 살든 거꾸로 살든 되돌릴 수 없다! (After all, the truth is that time is irrevocable, whether it lies according to the principle or the reverse. We just live the life......)


Sunday, June 07, 2026

날아오는 꼬꼬^^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초대받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축하금만 보내는 것이 오히려 미덕(?)이 되고 있는 세태를 고려하면 응당 가지 않는 것이 슬기로운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토요일 저녁 시간 결혼식이라 하루가 묶여버리지 않는가. 이래저래 고민을 했던 그야말로 어려운 발걸음이었다.

이번 현충일은 토요일로 대체휴일이 없다고 한다. 국가선열을 기념하는 경건한 날의 참의미를 고려한  날이라 월요일 대체휴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하철 속에 사람들이 참 많다. 다들 어디를 오가는 것일까. 지하철 의자에 앉아 사람들의 신발을 쳐바보니 하나같이 편한 운동화 신발을 신었다. 나 또한 나름 최선을 다해  격식있는 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신발을 고민했었다. 그래도 결혼식인데...... 굽이 있는 신발을 신었다 벗었다 하다가 결국엔 발이 고생스럽지 않게 실용적인 결국 운동화를 신고 말았다. 불편한 구두를 신지 않아도 흉이 되지 않는 세상은 격세지감을 느끼는 실용적인 변화이다. 

지하철역에서 예식장으로 향해 걸어가는 중에 비행기들의 쌩하는 소리에 놀라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방송에서 보았던 비행기 공중쇼를 생으로 보게 될 줄이야! 날개를 붙이고 쌩하고 날아간 비행기들이 파랑색과 붉은 색의 연기가루(?)를 뿌리며 흩어져 날아가는 풍경은 멋졌다. 

야외결혼식장은 싱그럽게 푸르고 흰색백합과 장미들이 향기를 품고 있었다. 결혼식장에서 자꾸만 손수건으로 화장을 고치는 듯,  눈물을 훔치는 신랑의 엄마를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신부 엄마는 울지않고 신랑 엄마들이 운다^^ 피로연에서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들과 춤을 추며 그렸던 웃픈 그림이 떠올랐다. 

결혼식의 한 행사로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가져오는 닭을 날리는 꼬꼬잡기 이벤트가 있었다. 오래된 승부욕이 아직 소멸되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만 몸을 날려 닭 인형을 잡고 말았다. ㅋ 무릎까지 까지며 경쟁자를 물리치고 꼬꼬닭 인형을 쟁취한 그 순간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떠오른다. 이미 사건은 벌어졌다. 에잇, 잡아버린 꼬꼬닭 인형을 흔들며 하객들의 함성과 박수에 기꺼이 응대하며 즐거워하기로 해버렸다. (근데 왜 창피함이 느껴지지? 우아하지 못하고 그만 너무 열심을 내었나?) 치킨 한 마리 교환권이다^^ ㅋㅋ 나, 아직 살아있다~~~ㅋㅋ 날아오는 꼬꼬는 잡고 보는 것이야~~~ 치킨 한 마리 교환권이 냉장고에 붙어있는 것을 보자니 그런대로 즐겁고 괜찮다, 우아한 기품은 날아갔지만서도.


Wednesday, June 03, 2026

더 가볍게~~~

 지방 선거가 있는 붉은 날이지만 평상시대로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고 기본적인 집안 일을 하기로 했다.  집안 일이란 해도 잘 티가 나지 않고, 하지 않으면 무지 티가 나는 것이라 편안한 쇼파에 눌러앉기 전에 서둘러 야무지게 다 해놓고 싶었다. 

너무 심각하고 열정적인 태도였을까. 집안일이라는 것이 끝없이 이어지는 속성이 있는 터라 좀 쉴까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으나 마다하고 최선을 다해 끝내고 싶었다. 아뿔싸! 그만 채칼에 손가락을 베이고 말았다. 새로 구입한 채칼의 튼튼하고 시퍼란 기세에 경계심을 품고 있었는데, 무슨 주술에 걸린 듯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간만에 선홍색 피가 손바닥을 타고 줄줄 흐르는 모습을 보니 머리가 아득해질려고 했다. 

조심한다고 했는데....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그만 '관성의 법칙'에 의해 정지를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지방 선거가 있는 붉은 날이지만 평상시대로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고 기본적인 집안 일을 하기로 했다. 집안 일이란 해도 잘 티가 나지 않고, 하지 않으면 무지 티가 나는 것이라 편안한 쇼파에 눌러앉기 전에 서둘러 야무지게 다 해놓고 싶었다. 

너무 심각하고 열정적인 태도였을까. 집안일이라는 것이 끝없이 이어지는 속성이 있는 터라 좀 쉴까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으나 마다하고 최선을 다해 끝내고 싶었다. 아뿔싸! 그만 채칼에 손가락을 베이고 말았다. 새로 구입한 채칼의 튼튼하고 시퍼란 기세에 경계심을 품고 있었는데, 무슨 주술에 걸린 듯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간만에 선홍색 피가 손바닥을 타고 줄줄 흐르는 모습을 보니 머리가 아득해질려고 했다. 

조심한다고 했는데....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그만 '관성의 법칙'에 의해 정지를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예전보다 집중력과 민첩성 그리고 판단력이이 떨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밴드로 상처를 싸매고 있자니 손가락과 마음이 욱신거린다. '어떻게 이런 일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며 자신의 실수를 다둑거리고 본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두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욱신거리는 손가락으로 집안 일을 계속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모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돌리고  쇼파에 기대어 앉아 미처 다 읽어내지 못한 '삶의 격'이란 책을 꺼내어 읽기에 적당한 때이다. 

 '존엄성'!이란 단어와 마주하였다. 스스로의 삶을 독립적으로 주체적으로 꾸려나갈 수 없을 그런 시간이 누구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타인의 결정에 삶을 의탁해야 할 때가 기어코 오고 말 것이라는 사실이 불편하지만 겸허히 수용하고 어떻게 남은 소중한 시간을 살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칼질을 할 수 없고 손수 요리를 할 수 없는 시간이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불편하다.  

날선 칼날처럼 살았던 젊은 나날이 지나고, 무딘 칼날이 오히려 더 편안한 지금 여기의 나는 넘 심각해지지 말고 좀 더 가볍게 살아가는 태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무딘 칼날도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자신에게 허락되고 주어진 것들에 대한 감사를 하며, 나답게(?) 살다 가는 것이다.(사실, 아직도 난 '나답게?' 란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