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너, 그건 너
'사람들이 그러던데...'하며, '사회적 평가'로 나의 정서적 안정을 위협했던 순간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떠오른다. 미국에서 돌아와 열심을 내어 다녔던 '수영장'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온갖 시험들을 거치며, 익숙하지만 매우 낯선 한국에서 적응을 하였던 시절의 사건이었다.
기억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그러던데...'라고 시작하던 사람의 얼굴을 대하는 것이 참으로 무안하고, 또 그 말을 듣고 있는 자신이 어찌나 모질하던지.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적응이 중요했던 시절, 난 '수영'이란 운동에 재미를 붙여 오갈데 없는 열정을 불태우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뭐 그런 거창한 목표도 없이 운동을 좋아하니까, 열심을 내어 수영강습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수영장 회원들간의 인간관계는 좀 모자랐던 것 같다.
시간이 가면서 차차 '척척척'하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하려고 했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어떻게 나와 같을 수 있으며 너와 같을 수 있겠는가. 어떤 나쁜 의도 없이 주고받은 대화의 끝을 붙잡고, 자신의 정서적 결핍으로 인한 신념을 가지고 타인의 흉을 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와 친해 보이는 사람에게 '흉'을 본 것이다. 등 뒤에서 뚫린 입으로 흉을 볼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지만 자신의 잣대로 판단을 내리곤, '나를 생각해서 말한다며' 나에게 충고를 하는 행위는 절대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그냥 지켜야 할 '선'을 넘기로 한 것이다.
수영장 샤워실에서 머리에 거품을 내어 샴푸를 하고 있었던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그러는데......'하고 자신의 말을 시작했던 것 같다. 얼마나 무안하고 무색하고 샤워장 불빛이 흐려서 망정이지 하긴 옷 하나 거치지 않은 무방비 상태이지 않았는가. '충고'라는 것은 타인에게 하지 않은 편이 낫다라는 것을 그때 덕분에 알았다. 결국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없어, 심지어 한 두사람이 말한 것을 전부가 그리 여기는 것처럼 '사회적 무게'를 실어 이야기 하는 사람.
나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몇 마디 내밀어야 했던 그 어질했던 순간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일이 있은 후로 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내 마음도 몰라주는 것이 섭섭해서였을까 아니면 무안해서였을까 아니면 친하지도 않은데 더 이상 친한 척 하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그저 수영장 강습 시간에 만나는 뒷사람 회원이였던 것이다.
선을 넘게 만든 나에게도 잘못이 있다. 오죽하면 착해 보이는 그 사람이 충고질을 했을까 ㅋ 살다보면 자신의 주제파악은 하지 못하고, 남 일에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가르침을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앗, 바로 나, 그건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