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ne 07, 2026

날아오는 꼬꼬^^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초대받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축하금만 보내는 것이 오히려 미덕(?)이 되고 있는 세태를 고려하면 응당 가지 않는 것이 슬기로운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토요일 저녁 시간 결혼식이라 하루가 묶여버리지 않는가. 이래저래 고민을 했던 그야말로 어려운 발걸음이었다.

이번 현충일은 토요일로 대체휴일이 없다고 한다. 국가선열을 기념하는 경건한 날의 참의미를 고려한  날이라 월요일 대체휴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하철 속에 사람들이 참 많다. 다들 어디를 오가는 것일까. 지하철 의자에 앉아 사람들의 신발을 쳐바보니 하나같이 편한 운동화 신발을 신었다. 나 또한 나름 최선을 다해  격식있는 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신발을 고민했었다. 그래도 결혼식인데...... 굽이 있는 신발을 신었다 벗었다 하다가 결국엔 발이 고생스럽지 않게 실용적인 결국 운동화를 신고 말았다. 불편한 구두를 신지 않아도 흉이 되지 않는 세상은 격세지감을 느끼는 실용적인 변화이다. 

지하철역에서 예식장으로 향해 걸어가는 중에 비행기들의 쌩하는 소리에 놀라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방송에서 보았던 비행기 공중쇼를 생으로 보게 될 줄이야! 날개를 붙이고 쌩하고 날아간 비행기들이 파랑색과 붉은 색의 연기가루(?)를 뿌리며 흩어져 날아가는 풍경은 멋졌다. 

야외결혼식장은 싱그럽게 푸르고 흰색백합과 장미들이 향기를 품고 있었다. 결혼식장에서 자꾸만 손수건으로 화장을 고치는 듯,  눈물을 훔치는 신랑의 엄마를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신부 엄마는 울지않고 신랑 엄마들이 운다^^ 피로연에서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들과 춤을 추며 그렸던 웃픈 그림이 떠올랐다. 

결혼식의 한 행사로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가져오는 닭을 날리는 꼬꼬잡기 이벤트가 있었다. 오래된 승부욕이 아직 소멸되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만 몸을 날려 닭 인형을 잡고 말았다. ㅋ 무릎까지 까지며 경쟁자를 물리치고 꼬꼬닭 인형을 쟁취한 그 순간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떠오른다. 이미 사건은 벌어졌다. 에잇, 잡아버린 꼬꼬닭 인형을 흔들며 하객들의 함성과 박수에 기꺼이 응대하며 즐거워하기로 해버렸다. (근데 왜 창피함이 느껴지지? 우아하지 못하고 그만 너무 열심을 내었나?) 치킨 한 마리 교환권이다^^ ㅋㅋ 나, 아직 살아있다~~~ㅋㅋ 날아오는 꼬꼬는 잡고 보는 것이야~~~ 치킨 한 마리 교환권이 냉장고에 붙어있는 것을 보자니 그런대로 즐겁고 괜찮다, 우아한 기품은 날아갔지만서도.


Wednesday, June 03, 2026

더 가볍게~~~

 지방 선거가 있는 붉은 날이지만 평상시대로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고 기본적인 집안 일을 하기로 했다.  집안 일이란 해도 잘 티가 나지 않고, 하지 않으면 무지 티가 나는 것이라 편안한 쇼파에 눌러앉기 전에 서둘러 야무지게 다 해놓고 싶었다. 

너무 심각하고 열정적인 태도였을까. 집안일이라는 것이 끝없이 이어지는 속성이 있는 터라 좀 쉴까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으나 마다하고 최선을 다해 끝내고 싶었다. 아뿔싸! 그만 채칼에 손가락을 베이고 말았다. 새로 구입한 채칼의 튼튼하고 시퍼란 기세에 경계심을 품고 있었는데, 무슨 주술에 걸린 듯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간만에 선홍색 피가 손바닥을 타고 줄줄 흐르는 모습을 보니 머리가 아득해질려고 했다. 

조심한다고 했는데....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그만 '관성의 법칙'에 의해 정지를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지방 선거가 있는 붉은 날이지만 평상시대로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고 기본적인 집안 일을 하기로 했다. 집안 일이란 해도 잘 티가 나지 않고, 하지 않으면 무지 티가 나는 것이라 편안한 쇼파에 눌러앉기 전에 서둘러 야무지게 다 해놓고 싶었다. 

너무 심각하고 열정적인 태도였을까. 집안일이라는 것이 끝없이 이어지는 속성이 있는 터라 좀 쉴까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으나 마다하고 최선을 다해 끝내고 싶었다. 아뿔싸! 그만 채칼에 손가락을 베이고 말았다. 새로 구입한 채칼의 튼튼하고 시퍼란 기세에 경계심을 품고 있었는데, 무슨 주술에 걸린 듯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간만에 선홍색 피가 손바닥을 타고 줄줄 흐르는 모습을 보니 머리가 아득해질려고 했다. 

조심한다고 했는데....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그만 '관성의 법칙'에 의해 정지를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예전보다 집중력과 민첩성 그리고 판단력이이 떨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밴드로 상처를 싸매고 있자니 손가락과 마음이 욱신거린다. '어떻게 이런 일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며 자신의 실수를 다둑거리고 본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두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욱신거리는 손가락으로 집안 일을 계속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모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돌리고  쇼파에 기대어 앉아 미처 다 읽어내지 못한 '삶의 격'이란 책을 꺼내어 읽기에 적당한 때이다. 

 '존엄성'!이란 단어와 마주하였다. 스스로의 삶을 독립적으로 주체적으로 꾸려나갈 수 없을 그런 시간이 누구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타인의 결정에 삶을 의탁해야 할 때가 기어코 오고 말 것이라는 사실이 불편하지만 겸허히 수용하고 어떻게 남은 소중한 시간을 살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칼질을 할 수 없고 손수 요리를 할 수 없는 시간이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불편하다.  

날선 칼날처럼 살았던 젊은 나날이 지나고, 무딘 칼날이 오히려 더 편안한 지금 여기의 나는 넘 심각해지지 말고 좀 더 가볍게 살아가는 태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무딘 칼날도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자신에게 허락되고 주어진 것들에 대한 감사를 하며, 나답게(?) 살다 가는 것이다.(사실, 아직도 난 '나답게?' 란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Monday, June 01, 2026

바다멍~~~

 

'굴업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탓으로 독자적인 생태계가 유지되어 있어서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린다고 한다. 사람이 엎드려 있는 형상에서 유래된 '굴업도'란 섬이름은 좀 낯설었고 입에 잘 붙지 않았다. 낯선만큼 사람의 때가 덜 묻었으리란 기대가 생겼고, 무엇보다 푸른 개머리 언덕에서 야생 꽃사슴이 모여있는 모습과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밤하늘의 별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모처럼 마음이 깨어 설레었다.

하루에 한번 배가 오가기에 최소한 1박2일의 일정을 잡아야 했다. 주말엔 예약이 꽉 차 있어서 평일을 끼고 배와 팬션 예약을 할 수 밖에 없었기도 하다. 승선하기 전 미리 도착한 인천연안부두엔 산악인 복장의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 짝홀수날의 선택에 따라 이동시간이 다르는 고로, 홀수날이라 여러 작은 섬( 문갑도, 지도, 울도 백아도)을 경유해야 했었다. 

갑갑한 2층 선실에 들어가지 않고 태극기가 흩날리는 맨 꼭대기층에서 시원한 바다바람을 맞으며 가지고 간 견과류에 맥주 한 캔을 마시는 기쁨은 기억할 만하다. 사진도 찍고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도 바라보고 하면서 나름 즐겼지만 바닷바람은 점점 차가워졌고 옷을 잘못 골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두들 긴바지 긴팔 바람막이 옷을 든든하게 입지 않았는가. 가지고 있는 옷을 레이어링하고 목도리를 하고 했지만 바다바람을 견딜 수 없었다. 그만 겸손하게 따뜻한 2층 선실로 들어가 책을 읽기로 했다. 일찍 집에서 나온 사람들이 배소음에 상관않고 대부분 잠을 청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옅은 해무가 신비스럽게 끼여 있었다. 흐릿하게 보이는 풍경이 자아내는 신비스러운 반추상화를 보는 것은 기쁨이었지 싶다. 

책을 보다 눈이 피곤해져 다시 선실 밖으로 나와 바다 경치를 구경했다. 특히 백아도와 굴업도 사이 바다 위에 바위 3개가 치솟아 있는 모습은 기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바다위의 스톤헨지? 바다 한 가운데 보이는 세 개의 돌기둥이 바로 '선단여'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섬이다. 멀리서 보거나 방향에 따라 1~2개로 보이지만, 오빠바위, 누이바위, 마귀할멈바위로 불리는 3개의 바위기둥으로 이루어진 '선단여'이다. 

  옛날 마귀할멈의 악행으로 어린 자매가 헤어졌다 성인이 되어 만난 그들은 자매라는 사실을 모르고 사랑하게 되었다.  결국 하늘이 근친상간의 비도덕에 노하여 벼락을 내려 남매와 마귀할멈이 죽였고 이 광경을 본 선녀들이 붉은 눈물을 흘렸다는 유래를 가진 선단여의 풍경은 기대하지 않은 맛으로 가장 인상적이었지 싶다.

마침내 굴업도 섬에 도착하자 선착장에  트럭 몇대와 봉고차가 눈에 보였다. 트럭에 올라타는 사람들의 풍경이 웃기기도 하면서 인상적이었다. 이 또한 예상하지 못했던 여행의 웃긴 맛이었다. 이곳에서 팬션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다 친척이다고 한다. 예약한 팬션 사장님이 픽업을 나오지 않고 이웃 친척집 팬션의 봉고차 빈 자리에 얻어타고 팬션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늦은 점심을 먹었다. 바닷가라 해산물이 풍부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쌀밥에 고등어 구이와 반찬 몇가지가 나오는 백반을 먹었다. 이른 아침을 챙겨먹고 나간 탓에 최고인 반찬인 배고픔으로 과 고소하고 부드러운 흰 쌀밥을 먹으니 그런대로 맛있었다. 섬이라 물이 귀하고 어부말고 팬션하는 사람들만 살고 있어서 해산물이 더 귀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CJ 대기업에서 섬의 97프로를 소유하고 나머지 땅을 소유한 팬션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것이라니 어부는 살지 않는 모양이다.

마을 앞 바다는 물이 빠져도 모래사변이 끝없이 펼쳐졌고 갯벌이 없어서 그런지 바다 색이 동해안 처럼 맑고 푸르렀다. 마을 주민들이 시간을 정해 하루에 한번씩 가가호호 한 사람씩 나와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청소를 한다고 한다.  반면에 마을과 떨어진 목기미해변은 해양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어서 눈쌀이 찌푸러졌다. 플라스킥 물병들과 어부들의 생존 쓰레기들이 해안가에 몰려와 나뒹글고, 파도와 시간에 부숴진 플라스틱  부스러기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안타까웠지 싶다. 

냉동 삼겹살을 저녁으로 먹고(여기까지 와서 냉동 삼겹살로 저녁을 먹게될 지 몰랐다.)석양을 보기위해 개머리 언덕 대신에 송전소(?) 탑이 있는 팬션 뒷산에 오르기로 하였다. 석양을 보기에 적당한 '개머리 언덕'의 진입로가 초입 부분이 가파르고 험난하기도 하고, 해가 지고 난 후 내려오는 길에서의 안전사고가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석양도 보고 개머미 언덕도 멀리서 바라볼 수도 있고 멀리 선단여도 감상할 수 있었다. 

구름이 한점 없는 맑은 날이라 석양은 그냥그냥했다. 하지만 젊은 학생들로 보이는 무리들이 카메라를 끄지 않고 촬영하는 모습에 호기심을 갖고 지는 해를  다시 한번 새롭게 바라보았다. 웬걸, 태양이 일자로 떨어지는 것 아닌가. 산위에서 바라보면 그리되는 것인가? 해가 지는 반대편으론 달이 떠있는  핑크색 파스텔톤 하늘을 뒤로 하고 있는 선단여의 모습 또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흡족한 저녁이었다. 그래, 이만하면 난 행복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만 밤하늘의 별들을 보는 것을 깜빡하고 말았다.어떻게?  긴 하루끝에 그만 샤워하고 잠이 들고 말았던 것이다.

 밤은 정말 추었다. 제습기를 환풍기로 착각하고 세게 틀고 잠을 청했던 일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웃픈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보일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랑가 모르겠다. 하, 과학의 기술이 발전하여 제습기를 냉온이 나오는 것으로 착각해서 생긴 일이다.  보일러 사용법과 제습기 사용법을 방에 붙였으면 좋으련만...헐 입안에 습기가 빠져나갔을 것을 생각하니 끔찍스럽다. 

다음날 점심 시간에 출발하는 배시간을 고려해서 얼른 이른 아침을 먹고 꽃사슴이 뛰어논다는 '개머리 언덕'을 다녀오기로 했다. 자본주의 원리가 적용되었던 아침 식사 시간도 인상적이었다.  은근히 배시간을 고려해 아침과 점심의 중간 시간을 권하기에 배꼽 시계가 가리키는 이른 시간을 주장하지 못하고 있었던 터에,  인원이 많은 님들의 아침식사 시간에 맞춰 아침을 일찍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개머리 언덕은 멀리서 볼 때가 더 멋있었던 것 같다. 막상 오르고 보니 그냥 나무가 없는 언덕 느낌은 아무래도 너무 기대한 탓이 아닐까 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사슴 무리들을 두 팀이나 보게 되었다. 아기 사슴들을 보살피는 엄마 사슴들의 민감성을 고려해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미국에서 학교 숲속에서 발생하는 인간과 사슴 충돌 사고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아주 위험한 것이 사슴의 모성애이다. 9월이면 개머리 언덕 능선을 따라 흔들리는 은빛 억새(수크렁)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벌써 9월 주말은 산악인들이 다 예약을 해버렸다고 한다. 할 수 없이 가을 어느 평일에 시간을 내어서 와야 할 것 같다.  

개머리 언덕을 내려와 해안가에 위치한 '다있소 마트'에서 커피 한잔을 마셨는데 이것 또한 멋진 맛이었다. 아름다운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파도소리와 섞인 카페음악~~~바다 멍~~~~~~~~



다음엔 바람막이 옷을 더 보수적으로 두껍게 챙겨올 것을 다짐하며 선착장으로 향했다. 얼른 2층 선실에 자리를 잡고 비스켓과 두유를 먹으며 책을 읽었다. 그리고 여객터미날 건너편 연안부두 회센타에 들려 '회'를 떠서 집으로 돌아왔다.  


Wednesday, May 27, 2026

괜찮아^^

  요즈음 나는 짭짜롭고 바삭거리는 비스켓에 중독된 것 같다. 느닷없는 나의 행동에 당황스럽다. 소중한 몸에 단순탄수화물을 집어넣은 미안함에 얼른 무가당 아몬드유를 마시고 본다. 아침을 먹은 후 집안 일을 쉴새없이 하다보니 피곤했던 모양이다. 

창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고, 양배추 당근 샐러드 준비를 하였고, 대파를 썰어 냉동실에 넣었고, 하얀 옷을 손빨래를 하였고......그리고 미리 밖으로 나갈 오늘의 출근복을 챙겼다. 위대한 님들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골라 시그니처를 만들고, 옷 고르는 시간을 아껴 큰 일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매일 다른 옷을 코디하여 챙겨 입고 나가려면 나의 의욕이 잠깐 머뭇거려지기도 하는 것 같다. (난 큰일 하는 사람이 아냐! 괜찮아^^)

그날 그날 시간과 장소에 맞는 옷을 고르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은 틀림없어 보인다. 소중한 시간과 정열을 낭비하고 있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인해 살짝 자괴감(?)이들긴 했지만 나는 밖으로 나가 큰 일을 하는 위대한 사람이 아니니 그냥 즐기기로 한다. 장마 때도 아닌데 날씨가 온통 흐리고 급급하다. 비가 오면 기온이 떨어져야 하는데 이상하게 급급하다. 색을 빼고 흰 색과 검은 색으로 오늘의 출근 코디를 마쳤다. 너무 감정적이지 않는 담백한 하루를 꾸려 보는 것이다. 

이틀 섬여행을 가야해서 여행가방을  다시 점검하며 챙겨보았다. 지난 주말에 모기가 발목을 물어 놓을 것을 참고하여 벌레기피제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며칠 날이 흐리고 비가 내려 날씨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일기예보대로 내일은 화창하다니 기분이 벌써 좋다. 오랜만에 배를 타고 간다고 생각하니 배멀미 걱정도 되면서 살짝 흥분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Tuesday, May 26, 2026

뒤늦은 깨달음

 


저어 저어~~

 

바닷가에서 책을 읽고 저녁노을을 즐기기 위해선 편하게 드러누울 수 있는 텐트와 매트 그리고 접이식 의자를 구입했다.  살림살이를 줄이고 미니멀적으로 살기로 했는데, 점점 살림살이가 늘어나는 것은 좀 '짐스러운' 감을 주긴 하지만 여름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 괜찮다 싶다. 

바닷가 주차장이 넉넉하지 않기에 진입로는 막힌 갑갑증과 불편감을 주는 것 같다. 마침내 주차를 하고 차 트렁크에서 짐짐을 꺼내어 어깨에 들쳐메고 끙끙거리며 옮기다보니  남들의 튼튼한 카트가 눈에 들어오고 만다. 이제 나이도 충분히 먹고했으니 바퀴의 힘을 이용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자외선 차단이 되고 비도 막아주는 그늘막은 고민끝에 구입하지 않기로 했고, 그늘도 막고 바람도 시원하게 통과하는 파라솔도 구입하지 않기로 했지만, 카트는 대안이 없다. 간소하게 살고 싶었는데,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았는데 튼튼한 바퀴달린 카트를 구입하고 말았다. 남들이 써놓은 댓글도 참고하여 슬기롭게 적당한 카트를 선택하고 나니 남들의 더 튼튼한 바퀴달린 카트가 눈에 들어오고 만다. (그만그만^^)

바다가 저만차 물러난 갯벌은 상처투성이이다.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조개를 캐려고 열심히 여기저기 사정없이 긁어놓은 흔적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 보기엔 그리 썩 좋지 않았다. 갯벌을 여기저기 긇어서 얻었을 기쁨과 행복감을 생각하기로 했다. 갯벌을 맨발로 걷자니 더 더워진 탓인지 차갑지는 않았다.

얕은 바닷가 근처 갯벌을 걷다가,  주걱 모양의  둥글고 납작한 긴 부리를 가진  '저어새(spoonbill)'가 물속에 부리를 넣고 좌우로 저으며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부리를 좌우로 흔드는 모습이 참으로 특이했다. (세계 약 6천여 마리 밖에 납지 않은 우리나라 천연 기념물 제 205호라고 한다.)

 물가에서 부리를 이리저리 젓는 저어새 뒤로 저녁노을이 붉게 내려앉았다. 구름이 있는 날이면 더 드라마틱하고 멋있을 것 같은데 노을이 심심하다. 하긴 구름이 석양을 가린 경우도 있었음을 기억하자면, 지금 말간 노을에 감사할 뿐이다. 

안녕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란 책은 '스마트 폰의 즉각적이고 다양하고 자극적인 마력을 이겨낼 수 있는 '힘'있는 책이다.   누군가 좋다고 해서 책을 구입하고 끝까지 못 읽고 쌓아두는 책들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스마트 폰과 넷플릭스에 현혹되지 않고  모처럼 다 읽어낸 책이다. 

작가님의 다른 저서들로 '이 중 하나는 거짓말', '바깥은 여름'이란 책 제목이 인상 깊다. 바깥은 여름이지만 한 겨울 같아서 책 나부랭이를 읽을 여유도 없던  그런 시간을 보내던 시절에 만났던 그 책 제목이 '바깥은 여름'이란 책 제목을 보고도 위로(?)를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바야흐로 겨울같은 삭막한(?) 시간도 지나고, 지금 여기에 있는 건강해진 내가 '바깥은 여름'의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되다니 감사하다. 

일곱개의 단편 이야기(홈 파티, 숲속 작은 집, 좋은 이웃, 이물감, 레몬케이크, 안녕이라 그랬어, 빗방울처럼)를 묶어 만든 책으로, 각각의 단편들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지금의 주름진 나이를 생각하면 어쩌면 짧은 이야기가 더 와닷는 것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특히 스마트 폰 때문데 인내력과 지구력이 딸리고 있는 실정을 떠올리자면 책이 분명 끌어당기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하겠다. 

'이런 작가님이 있구나'하는 감동과 문체도 깔끔하고 어휘도 신선했지 싶다. 단어와 문장들이 튕겨나가지 않고 뇌 속에 알알이 박히는 것을 느꼈다. 소설책은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계속 작가님의 책을 다 구입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책읽기에 대한 마중물이 되었는지 이책저책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번 여름엔 적당한 날이면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드러누워 좋은 책들을 읽을 생각이다.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조금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아침을 일어나기 전에 침대 맡의 책을 조금씩 읽기로 약속을 하였지만 오늘도 난 스마트 폰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책을 들기를 미그적거렸다. 천천히 음미하며 꼭꼭 씹어서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 '안녕이라 그랬어'이다. 


Tuesday, May 19, 2026

맥락

'맥락'이라는 주제로한 예술 전시회에 작품을 낸 적이 있었다. 앞뒤 맥락을 고려하면, 좋은 의도로 행한 다정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었겠다.  상대가 받아들인 감정과 나의 의도와의 '맥락'의  간극을 알아차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의 고유한 마음을 다 헤아리며 알 수 없으니까. 먼저 물어보고 행하기엔 좀 그런 상황이란 것이 있지 않은가. 사람을 초라하고 작아지게 만들만한 행동이었을까 자문해 본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를 때도 있느데 어찌 타인의 마음을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모처럼 착한 마음으로 신경을 쓴다고 썼는데, 좀 속상하긴 하지만 할 수 없다. 

Monday, May 18, 2026

something like happiness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