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30, 2026

얼른 옷을 챙겨

 어제는 오늘의 출근을 살짝 기다렸던 것 같다. 그나마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없다면, 그 더 험한(?) 상황을 상상하기도 싫다. 조용한 나만의 시간이 두려워진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어느날 갑자기? 어떤 계기들이 모여 겹겹이 쌓인 것들로부터 잠식당한 것 같다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고,  원래 나라는 사람이 너무 연약하여 자체적으로 아니면 주기적으로 주저앉아 마주하는  그 것, 그 험한 것에 걸려든 것인지도 모른다. 

날이 갑자기 쌀쌀해지며 가을이 되었다.  쌩쌩돌던 선풍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열려있는 창문들을 닫으니 온 집안이 내안의 잡스러운 생각들로 가득차다. 더 이상 나의 소리를 듣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맨날 심란한 생각을 떠올리는 지금의 나를 퇴출해야 한다. 얼른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갈 일이다.  

Tuesday, September 29, 2026

툴툴

 높고 맑은 가을 날씨이다. 정말 가을 운동회 하기 적당한 날이다~~~

베란다 창문으로 밀려 들어오는 초등학교 운동회(?) 소리가 시끄러워 문을 닫았다 다시 창문을 열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금의 무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간이 운동장에서 행사를 갖기 적당한  날인 것일게다. 동네 공원 근처의 초등학교 운동장에 만장기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잠깐 예측을 했더란다. 

마이크를 잡은 학교 운동회(?)운영자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어린 학생들의  즐거움이 뱉어지는 소리는 비명(?)에 가깝고 짧게 메아리친다.  하지만 창문으로 밀려 들어오는 신나고 즐거운 소리들은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의 나에겐 어떤 긍정적인 힘을 줄수도 있는 귀한 것이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창문을 열만한 가치가 있다. 그래, 창문을 열자! 

그리고

밥값은 하자며 몸을 움직이고 본다. 최소한의 것이라도 해야한다.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드라. 봄, 여름 오랜 시간을 덥디덥게 포개고 있던  겨울 담요를 세탁소에 맡기고 돌아오는 하늘은 드높았지 싶다. 난 때때로 참 게으르다.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닌 것이 틀림없다. 하체근육 유지하자며 계단을 올라 집으로 와야하지 않는가 말이다. 무기력증이 여전하다며 엘리베이터에 서있는 게으른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늙었다.

장안에 유익균이 모자라 무기력해진다는 말을 들었다. 식탐이 많은 사람이 신기하게 먹고 싶은 것이 없질 않는가. 먹고싶지 않고 그리고 움직이고 싶지 않다. 이것은 내가 정말 무기력하다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장안의 세균탓이라고 믿고  요구르트를 몸안으로 콸콸 밀어넣어 무기력증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장내 유익한 세균이 새로운 몸을 만들고  새로운 몸이 뇌를 건강하게 해서 기운이 생긴다는 말을 믿고 의지하고 싶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이런 것인가. 

아침을 먹었으니 몸을 움직여 보는 것이다. 냉장고에서 몇년 묵은 김치를 꺼내어 씻고 요리하는 것이 이리 큰 맘을 먹을 일인가.  굵은 멸치를 한줌 집어넣은 시큼한 냄새가 온 집안을 점령한다. 그런데 그것의 냄새가 싫지 않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이 참 신기하다.  친정엄마 생각이 난다~~~ 묵은 김치조림에 점심을 먹고나면 기분이 한결 좋아질 것이다. 그래, 오늘은 날이 적당하니 힘을 얻어보자. 툴툴 털어버리고!

Tuesday, September 08, 2026

소중해^^

어깨가 무겁고 살짝 시큰거려도 병원에 냉큼 가지 않는 미적거림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생활 습관의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  일자목이 어깨통증을 부르는 것이라며  '스트레칭'을 틈틈이 하는 것이 더 슬기로운 것인지도 모른다며 병원 가기를 꺼려하는 것이 정말 슬기로운 것인지. 가까이에 있는 친밀한 '파스'를  붙이고 지내다가 오히려 치료해야 할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닌가 겁이 나기도 한다. 

정형외과에 간다고 해서 뭐가 특별히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로 교정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하다는 것을  몇 번의 방문 끝에 터득한 깨달음이기도 해서 나의 선택들은 때때로 슬기로워 보이기도 한다.

일단 온라인에서 어깨에 붙이는 파스를 검색해 보았다. 이제는 파스도 다른 상비약처럼 챙겨야 할 것이 된 것이기도 하다. 서랍 속에 보관된 유효기간이 한참이나 지난 파스들을 버리고 새로운 파스들을 구입해 놓기로 한다. 세월과 함께 닳아지고 굳어지는 몸을 위해 스트레칭도 중요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위한 시원하고도 친밀한 파스를. 

언젠가부터 만보 이상의 무리한(?) 걷기를 지양하게 되었는데, 며칠 동안  밤마다 동네 공원 걷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가벼워지고 잠도 잘오는 것을 잊고 지냈나보다. 아직 날씨가 무더운 시간이지만 왜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걷기를 하고 체육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은 내게 활기찬 기운을 주는 풍경이기도 해서 지금의 나에게 유익하다. 

공원의 체육시설이 있는 곳엔 사람들이 무더운 밤인데도 북적거린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각종 체육기구를 이용해 몸을 단련시키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령층으로 생활체육시설을 잘 활용하는 것 같아 보기에 좋았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체육시설들의 존재감은 색다르게 느껴졌던 여름밤이었기도 하다. 

'노화'란 병원과 친해지는 일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지만서도 때때로 우울해질 때가 있다.  세월이 나를 낡고 굳게 만들지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고 차분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나의 시간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한다. 자체 긍정하며 소중한 나를 돌보기로~~~


Tuesday, August 25, 2026

어쩌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나의 생각과 느낌을 적어보자고 하면, 경험 부족으로 할 말이 없고 적을 것이 없어 막막하고도  난감한 얼굴을 마주할 때가 있다.  자신의 것을 꺼내어 표현하는 것은 공부를 하며 차차 익히면 된다지만,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나날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찾을 수도 있고 생각의 힘을 키울수도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요즘 어린 학생들은 오래된 나의 어린시절에 비해 너무도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학교 생활과 방과후 학원수업을 하고 그에 따른 학교와 학원 숙제를 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낸다. 한정된 짜투리 시간을  흥미롭고 자극적인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 대신에, 책을 들고 읽는 독서활동을 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아이는 책을 읽으며 생각을 키우고 조리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렸던 그 오래된 시절은 동네 아이들하고 밖에서 흙을 밟으며 마냥  놀기 바빴던 것 같다.  실컷 친구들과 놀다가 저녁 밥 먹을 시간이 되서야  집에 들어갔던 그 시절의 난,  다음 날 무탈한(?) 학교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방 바닥에 엎드려 나폴레옹이 그려진 두꺼운 전과를 보고 겨우 숙제를 해가는 어린 학창시절의 모습이 지금도 떠오른다. 그리하여 어린시절의 난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별 불행하다는 생각없이 잘 놀았던 건강한(?) 아이였던 것은 인정한다.

마냥 놀긴했지만 '놀이'를 통해서 신체가 튼튼해졌던 것 같다. 이기고자하는 승부욕을 갖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규칙을 지키며 집중과 몰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나름의 '주제파악'을 했었던 것 같다. 놀이는 놀이니깐, 상대의 승리를 쿨하게 인정하며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았던 그 시절의 난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했던 것 같다. 어린시절의 뛰어놀았던 힘으로, 오랫동안 근거있는 자신감으로 잘하는 것은 잘하고 못하는 것은 인정하고 잘 살았지 싶다. 

하긴 그때, 신속하게 학습에 결손된 부분을 알아차리고 기초를 튼튼히 했더라면 더 나은 학창시절로 연결되었을 것이고 그것은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Tuesday, August 18, 2026

이것도 저것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집으로 바삐 돌아오는 길의 마지막 횡단보도에서 파란불로 바뀌기를 기다리고 서 있자면 새콤달콤한 과일이 올려져있는 가게가 보인다. 나온 김에 아오리 푸른 사과와 복숭아를 구입해서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현명할 것 같아 들렸더니 과일값이 장난이 아니다. 

문을 닫았던 '홈플러스'가 다시 개점을 하여 모든 식자료가 그곳으로 흡수되어서, 동네 장사하는 사람들이 물량을 제대로 구할 수 없고 과일값이 비싸졌다는 설명이다.  아무래도 큰 자금으로 물량을 흡수해버리는 사태에, 적은 돈으로 좋은 물건을 구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으리란 상황이 상상이 되었고  그 비싼 가격이 납득이 되었기도 하였다. 

비싼만큼 맛이 있었냐고? 불행히도 이맛저맛도 아닌 맛이었다. 하긴, 지금 여기의 나는 맛없는 과일이 건강 측면에서는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아니다. 주인장이 직접 손글씨로 '완전 달콤 딱딱이'라고 종이 팻말을 붙여놓지 않았던가! 신뢰를 저버리는 사기이다!

저녁 산책삼아 동네공원을 가다가 다른 과일집 매대에 올려져있는 보암직스런 과일들을 보았다. 같은 가격에 멀쩡하게 납득이 되는 갯수가 올려져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지 싶다. 상품의 질에 따라 물론 다른 것이기도 하겠지만서도.  이맛도 저맛도 아니었던 복숭아를 비싸게 팔고있는 무능력한(?) 과일집 사장님에 대한 분노(?)가 입안에서 돌아 산책길에 내뱉어졌다. 

앗, 내 잘못이다. 지난번 맛없는 아보카도도 무책임하게 팔지 않았던가. 기억력이 딸려서, 게을러서  그 문제의 가게에 들려 과일을 구입한 내 잘못이다. 그래도 망하지 않고 문을 열고 있는 것을 보면 기억력이 딸린 나같은 사람들이 자주 물건을 팔아준 탓인지도 모른다. 

온라인에서 채소와 과일을 직접 보지 않고 구입하는 것이 불편해서 그나마 동네에서 두 눈으로 보고 향기를 맡으며 직접 구입을 한다고 했는데도 생기는 일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과일을 비싸게 집으로 데려온 날이 가끔 내게도 있다. 사장님의 말을 믿고 싶을 때가 있다, 설마 동네장사 하는 분이 그럴 리 있겠어~~~ 참으로 돈 만원이 우스운 세상이다. 


Monday, August 17, 2026

그냥 살어~~~

 광복절 붉은 연휴가 지나간 화요일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소소한 일들을 담담하게 해야 한다. 세탁기를 돌리고 먹거리를 새로 장만하고......화요일이지만 월요일의 긴장감이 든다. 그래도 나흘만 잘 지내면 즐거운 주말이다. 

언젠가부터 무더운 여름 철의 주말은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는 곳엔 가고 싶지 않더라는 것이다. 날이 무더워지면서 바깥 출입을 줄인 탓으로 몸과 마음이 힘든 것은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지금의 나는 어쩔 수가 없다. 

비가 오락가락한 연휴동안 고대하던 '오딧세이'를 관람했고, 비가 내린 후 기온이 몇 도 떨어진 틈을 이용해서 동네 공원 걷기를 하였다. 몸을 덜 움직이고 편하게 늘어져있었던 탓에 소중한 '근육'이 빠져나간 모양이다. 걷기가 예전과 같지 않고 힘들다.  노후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지켜내고 키워내야 할 근육을 나가게 하다니ㅠㅠ 공원 걷기가 힘든 사실에 깜짝 놀랐지 싶다. 

푸름이 푸를대로 푸른 여름,  고막이 터질 지경으로 울어대던  매미소리가 한결 조용해지고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 저녁이었지만 가을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길어진 여름이 이대로 물러날 리 없지 않은가. 대자연 앞에  겸손함으로 그냥 사는 것이~~~

Wednesday, August 12, 2026

길

 넘어가는 햇살을 뒤로 하고  길을 걸어가는 시간이라도 여름 햇살은 뜨겁다. 양산이라도 목 뒤로 들이닥치는 해를 가려야 한다. 자동차가 다니는 차도와 인도가 하루 종일 데워진 지열을 내뿜고 있는 거리를 걷고 있자니 가야할 길이 아득하다. 게다가 저 멀리 바다 넘어 산 넘어 도착한  바람이 섞여 들고있는 양산을 자꾸만 뒤집어 놓는다. 이리저리 바람과 햇살을 피하지만 참으로 여름은 난감하다. 에잇, 양산을 접고 만다ㅠ, 졌다! 

어제는 학생과 공부해야 할 새로운 어휘는 '전화위복'이란 사자성어였다. '화(재앙)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어린 학생에게 '전화위복'의 그 깊은 뜻과 그 고단한 과정을 설명해 주기는 쉽지 않았지만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전화위복의 순간들이 떠올랐다. 

 '위기'를 '기회' 삼아 선택했던 순간순간들로 인해  다양한 경험을 하며 다양한 색을 풍부하게 갖게 되었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었다. 각자가 주어진 길을 걸으며 실수하고 좌절하고 흔들리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견하고 찾아내어 성실하게 가꾸며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긍정적인 태도로 삶의 희망을 꺼버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복되다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