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재촉하기
7월말의 월차 휴일과 8월초의 온라인 교육으로 인해 약 2주 가량을 위험한(?) 대문밖을 오갈 필요가 훨씬 적었다. 집안에서 온라인으로 먹거리를 주문하고 병원 가는 것 말고는 집밖을 나가지 않은 것을 택한 것이다. 물론 몸을 덜 움직이니 밥맛도 떨어지고 밥맛이 없으니 사는 것이 심드렁하고 심드렁허니 당연 불안과 우울감이 들어온다. 그동안의 루틴이 깨짐으로 인한 것으로 기꺼이 치루고 이겨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는 있으나, 속절없이 몸은 축 늘어진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위대한 감독님(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딧세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8월을 재촉했는데, 아이맥스영화 '오딧세이'를 아직도 관람하지 못하고 있다. 나름 공부도 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 고급스런 아이맥스 영화관이 아니더라도, 그냥 화면이 위아래 짤려나가더라도 위대한 님의 작품을 보고 싶었는데....'용산의 디지털 아이맥스관'에 예약하고 관람하려면 상영기간이 다 끝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들고 말았다.
아이맥스관이 아니더라도 그냥 가까운 영화관의 한 가운데 좌석에 앉아 만족하며 관람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 취소하고 그 적당한 때를 기다리며 시간을 재촉하고 있는 자신을 본다. 내가 더 늙어가는 것도 모르고~~~
40도에 근접한 불볕 더위가 주말을 지나면서 몇도 떨어지니, 웬걸 제법 시원해진 느낌을 받는다. 34도에 시원한 느낌을 받다니...뉴스에 의하면 8월말에 한번 더 불볕 더위의 기습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얼른 무더운 시간이 가라고 또 시간을 재촉을 한다.
'히트플레이션'이란 단어를 방송에서 보았다. 무더운 날씨에 시금치, 오이 등등의 야채값이 치솟고 있다고 한다. 원래 시금치는 겨울에 먹는 것이니 안먹는 것으로 하고 근데 오이는 어쩌지? '인풋아웃풋'을 줄이자며 마음 편하게 먹는 수밖에 날씨님을 이길 방법이 없다.
정말 여름엔 입맛이 없는 것 같다. '남이 해주는 음식이 최고로 맛있다'고 하더니만 아들 내외와 함께한 외식은 즐겁고 맛있었다.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를 하느라 불을 머금은 붉은 얼굴이 반짝거리며 맛있었냐며 웃는다. 물론, 외식비는 비쌌다! '그려, 비싸도 할 수 없다, 다들 먹고 살아야지~~~'
통 입맛이 없는 것에 비해 몸무게는 그대로다. 무더운 여름에 지친 얼굴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가르치러 가야하는데도 외출의상도 챙기기 싫어하는 자신을 보았다. 이 불볕 더위에 무슨 멋? 생존 전략이 필요해! 쨍쨍거리는 불볕으로 데워진 길을 걸어야 하는 현실은 슬기로운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 옷을 밝은 색으로 가볍게 입고, 자외선이 차단되는 양산과 보안경을 쓰고, 푸른 나무 그늘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지~~~걸어가다보면 길고 긴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올 것이야~~~ 느껴봐,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희미하고도 희미한 선선한 한줄기 바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