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10, 2026

봄날은 흔들린다

 '노년에 일'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며 생활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귀한 것'이라는 것이다. 입밖으로 말하면 달아날 것 같아 머뭇거리는 단어인 '행복하다'와 가까워진 느낌이다. 한 살을 더 먹은 더 주름진 시간이지만, 오후의 바깥 활동을 위해 부지런히  집안 일을 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하지 않고 무가치해 보이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위한 다행한 증상이다. 그리고 틈만나면 감사하다^^, 지루하지 않는 매일을 챙길 수 있어서. 

 5월의 긴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은 수요일이지만 월요일이다. 점심을 먹은 후 동네 마트에 가는 길은 비가 내린 후의 맑은 햇살로 찬란했고 봄바람이 불었다. 5월의 황금연휴 동안에 자신에게 무식용감하게 허락했던 단순 탄수화물과 알코올은 어김없이 체중의 숫자를 늘렸다. 자신을 사랑하는 중요한 방법의 하나로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준수하지만, 때때로 나쁜 선택을 허락하기를 반복하는 모질한 모습이 내게 있다. 

얼굴이 부석부석 부은 것 같기도 하고 아랫배가 조금 튀어나온 것 같기도 하다, 너무나 쉽게 변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유의미한 나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누가 뭐래도, 민감하고 철저한 식이요법을 유지하여야 한다, 내 자신에게 직무유기 하지 말자.

나무에 달린 설탕 덩어리(과당)인 이쁘고 향긋한 아삭아삭하고 맛있는 노란 참외와 달콤한 골드 키위를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적당한 섭취가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많이는 먹지 말고 조금만 먹자며. 노란 참외를 깨끗이 씻은 후 껍질을 벗길까 말까 잠깐 고민했다. 좋은 영양가가 많는 탓에 껍질을 벗기지 않고 섭취를 하면 씹는 미감이 좋지 않고 치아도 피곤하기도 한 것 같다며 그냥 이쁜 노랑을 벗겨내기로 한다. 달콤한 참외 속을 꺼내어 버리지 못하고 후르륵 흡입하고 만다. 그러곤 의자에 앉지 못하고 해야 할 집안 일을 찾아헤맨다. 더 움직여야 해!

그래, 적게 먹고, 먹은 후엔 반드시 움직이고, 지금 최선을 다해 자신을 돌보자고~~~ 나름 나답게 나의 시간을 잘 살다보면 더 주름진 시간에도 알다가도 모를 모르다가도 알 것 같은 '행복'이란 단어를 주머니 속에서 꺼내어 내보일 수 있지 않을까. 

나이 60이 넘으면 으레 부르지 않아도 기어이 찾아오는 우울감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마이드 셋'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 같다. 때로는 먹음직한 노란 참외와 골드 키위도 먹을 수 있도록 평소 식단관리 건강관리도 잘 하고, 때로는 신경세포를 죽인다는 술을 정지하고  절제하여, 적당한 날엔 좋은 사람들과  술 한잔을 나누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주름졌다하여 마음 속 정원에 좋고 아름다운 씨앗을 심고 키워내는 것을 포기하거나 게을리 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흔들리고 나서 깨달았다, 난 모지리^^



Monday, April 27, 2026

꽃 봄

 비바람이 심하게 불면 울긋불긋한 '꽃 봄 화장'이 지워져 내리고, 푸른 세상이 더 크기를 키우고 더 깊어질 것이다. 하지만 비바람은 시원하게 불거나 내리지 않았다. 조석으로 온도차만 커서 감기 걸리기에 딱 적당한 어느 하루였다.

때때로 '삶의 무가치함'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을 마주하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얼마나 '돈'의 힘은 대단한 것인가.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 콩고물의 떨어짐 여부에 따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곤 한다.

타인들의 말을 들어주고 거들어주고 칭찬하는 일이 사회생활의 기본적인 매너인지라 적절한 리액션을 하게 마련이다. 응당 주거니 받거니 서로가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소통이란 언제나 쉽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소통에 약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기승전 자식자랑 돈자랑으로 끝날 수 있는 삶은 얼마나 축복 받은 삶인가. 박수치며 함께 기뻐하고 춤추고 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랄맞은 것은 어느덧 비교질을 하며 자랑할 것 없는 자신의 초라한 삶을 들여다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잣대로. 평화롭고 즐거운 시간이 되기 위해서, 사람을 가려가며 태도가 다른 사람을 인내해야 하고, 사람의 가치를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사람들의 물질적인 시선을 견뎌내야 하고, 하던 대로 '훅'하고 쳐들어 오는 무매너를 참아야 한다. 자랑할 것 없는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조용히 입 다물고 얌전하게 있어야 하는 시간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조용히 있다고 해서 무능력하고 약한 것이 아니고 참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최선을 다해 주어진 삶을 성실하게 꾸린다고 했는데,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나의 삶이 무모하고 헛된 것인가. 마음 속의 찌꺼기들이 휩쓸려 내려갈 정도의 비가 하늘에서 쏟아지지는 않았다. 

Sunday, April 26, 2026

그녀의 말 한 마디^^

 푸른 사월은 정말 좋은 시간이다. 팝콘처럼 피어나던 벗꽃도 떨어지고, 우아한 목련도 떨어지고 어느새  푸른 시간이 언제나처럼 다가왔지만 그것은 언제나 다르다. 흔 꽃별이 쏟아져 땅에서 빛나는 흰철쭉 꽃은 푸른 4월과 너무 잘 어울린다.  붉은 연산홍도  아리땁지만 청초한 흰 철쭉꽃의 반짝임에 시선이 뺏기고 만다. 

최근 2년간 체중이 줄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옷들의  허리를 줄여입어야 하기에 동네 수선집에 자주 방문하게 되었다. 새로 옷을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오랜 친구같은 친밀한 옷을 버리지 않고 줄여입고 싶어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수선가게 사장님은 오랜 세월을 앉아서 웃 수선을 하다보니 등이 살짝 굽었지만, 얼굴에서 안온한 빛이 나는 것을 매번 느끼곤 한다. 전문적인 기술로 활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빛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일'이 있다는 것은 노년의 시간엔 축복이란 생각에 확신을 갖게 하시는 분이다. 

빛나는 분이 내게 칭찬을 하신다. 기분이 반짝반짝 좋아진다~~~ 기분좋은 칭찬을 듣고나니 자신감이 생기고 몸 전체에 활기가 돈다. 나이를 잊게 만드는 기분이 좋아지는 말 한마디를 주고받을 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내 귀에 캔디'를 좋아하고, 나 또한 그렇고 그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서도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내뱉는 무례한 사람들은 반응하지 말고 현명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일단 피하고 볼 일이다, 스스로를 위해서 기꺼이 심호흡을 하며 차분하게! 




Tuesday, April 21, 2026

바로 너, 그건 너

'사람들이 그러던데...'하며, '사회적 평가'를 들이대며 나의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파괴하고 위협했던 순간들을 마주한 적이 내게도 있다. 그리고 그 위험천만한 심리적 위기에 봉착했던 순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떠오른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난 50이란 숫자를 달고 있었고, 익숙한 한국의 낯선 곳에서 새로운 적응을 해야만 했었다. 수영장에서 좋아하는 운동을 하며 사회적응을 해보자며  열심을 내어 성실하게 배우고 익히는 모습이 누군가에겐 '욕심많은' 모습으로 보였을 수 있으며, 못하는 것이 없다며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잘나 튀는 모습이 거슬리기도 했을 것이다. 목소리도 큰 것이...ㅋ

돌이켜보면, 내심 쿨하고 멋지고 좋은 사람이고 싶었기에 사람들의 평판에 신경이 쓰이지 않았겠는가.

수영장 물터에서 산전수전 다 격으며 인격을 닦았지 싶다. 시간이 가면서 차차  '척척척'하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노력이라는 것을 했지만, 더 눈을 감고, 더 입을 다물고, 더 귀를 막는 그 길 밖에는특별한 묘책이 없었을 것이다. 

어디 사람 마음이 어떻게 나와 같을 수 있으며 너와 같을 수 있겠는가. 

어떤 나쁜 의도 없이 일어난 사건에 대해, 자신의 정서적 결핍으로 인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줄기차게 타인의 흉을 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차마 앞에서는 무례할 수 없어, 등 뒤에서라도 뚫린 입으로  흉을 볼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며 권리이지만 그것은 그렇게 끝나야 한다. 무슨 꼬투리라도 잡은 사람처럼 '나를 생각해서 말한다며'  라는 말로 시작하는 충고를 하는 행위는 절대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그냥 지켜야 할 '선'을 넘기로 한 것이다. 

그때 수영을 마치고 수영장 샤워실에서 머리에 거품을 내어 샴푸를 하고 있었던 순간이었다. 얼마나 무안하고 무색하던지 샤워장 불빛이 흐려서 다행이었다. 그 흐릿한 불빛 아래서 거품이 눈에 들어와 쓰라리고 옷 하나 거치지 않은 무방비 상태의 알몸은 가시 박힌 쓰라린 판단질을 받아내야 했던 순간을 어찌 잊으리요~~~

 '충고'라는 것은 타인에게 하지 않은 편이 낫다라는 것을 그때 덕분에 알았다. 결국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없어, 심지어 한 두사람이 말한 것을 전부가 그리 여기는 것처럼 '사회적 무게'를 실어 이야기 하는 사람으로부터 도망쳐야 한다, 후다닥~~~그 어질했던 순간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일이 있은 후로 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내 마음도 몰라주고 내 편도 되어주지 않는 섭섭해서였을까 아니면 스스로 무색하고 무안해서였을까. 나의 부끄러움을 일부러 들추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다. 

친하다며 선을 넘게 만든 나에게도 잘못이 있다. 오죽하면 그리 둥글둥글하고 착해 보이는 그 사람이 충고질을 했을까 ㅋ 살다보면 자신의 주제파악은 하지 못하고, 남 일에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가르침을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앗, 바로 나, 그건 나! 



Monday, April 20, 2026

꿀꺽, 눈 깜짝할 사이

 큰 아들의 댕댕이와 시간을 보내다보니 블로그에 몇 자 적는 것도 힘들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집에 오자마자, 오기 전날 저녁 산책길에 몰래 흡입한 '돼지족발뼈'를 새벽 내내 토하지 않았던가. 무슨 영문인지 몰라 당황했고, 증거물로 토해낸 뼈들의 정체에 황당했지 싶다. '어찌 이런 일이!'

날이 밝자 토해놓은 의문의 뼈들을 가지고 동네 동물 병원에 가야만 했다. 다행스럽게 부드러운 돼지 족발뼈와 소량의 닭뼈가 섞여있다는 분석이다. 댕댕이를 눕혀두고 엑스레이를 찍고 위장 운동을 촉진하는 수액을 맞혀야 했다. 

누군가가 꽃피고 지는 4월의 더운 밤에 족발과 통닭을 먹은 다음 음식 쓰레기를 정리하지 않고 간 것이다. 먹탐이 많은 댕댕이가 눈 깜짝할 사이에 맛난 족발뼈를 꿀꺽한 것으로 아무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였던 것이다, 24시간이 지나 모든 것이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뼈가 돼지 족발뼈였기에 그나마 운이 좋았다. 통닭을 먹고 남긴 닭뼈를 꿀꺽했더라면 큰 병원에 가서 대수술을 하여야 하고 그 뒷담을 어찌 감당였으리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천만다행으로 잘 먹고, 잘 소화하고, 잘 싸고 해서 '돼지족발 사건'은 마무리 되었다. 휴~~~(돼지족발 사건의 증거물들을 베란다 그늘에서 건조시키고 있는 중이다.) 기억하라, 사랑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Sunday, April 19, 2026

너를 보면

 

동네 근처에서 발견한 아리따운 흰 목단 꽃이다. 너무 일찍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먼저 났다. 단정하게  뒤로 넘긴 머리에 은빛 비녀를 꽂았던 나의 할머니는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그동안 블로그에 포토샾으로 만진 이미지들을 잘 올렸었는데, 왜 지금은 안 올려지는 것이지?)


Tuesday, April 14, 2026

어리석게도

 나의  몸이 보이는 이상증세에 당황스러웠지 싶다. 살면서 '소화가 안된다'라는 말은 내 것이 아니었는데, 특별할 것 없이 평소대로 잘 먹었었는데 아무래도 위장에 탈이 생긴 모양이다. 비상약으로 챙겨 놓은 '가스 활명수'를 찾아야만 했다. 

 지난 주말여행이 해외 나들이를 다녀온 것처럼 피곤한 것도 당황스러웠지 싶다. 그 동안 기피하고 조심스럽게 섭취해야 했던 맛있는 떡과 과일들을 과하게 섭취하고 과일 주스도 마시지 않았던가. 여행내내 속이 부글거리며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그러려니 했고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독이 풀릴만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러 나가는 오후 시간에도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러다 쓰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힘차던 발걸음이 힘이 없고 늦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무렇지 않는 척, 모른 척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몸은 쉽게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병원에 가기엔 뚜렷한 증상도 없다. 무슨 이유이지? 

평소대로라면 학생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꼬르륵거리는 배고픈 소리가 위장에서 들려야 한다. 하지만  배고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전혀 식욕이 느껴지지 않고 축쳐서 그냥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상태는 비정상이다. 생각외로 빨리 늙어가는 몸의 변화를 겸손히 받아들이고, 더 소중히 다루어야 할 의무가 있다. 어리석게도 아프고 나서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