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21, 2026

바로 너, 그건 너

'사람들이 그러던데...'하며, '사회적 평가'로 나의 정서적 안정을 위협했던 순간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떠오른다. 미국에서 돌아와 열심을 내어 다녔던 '수영장'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온갖 시험들을 거치며, 익숙하지만 매우 낯선 한국에서 적응을 하였던 시절의 사건이었다. 

기억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그러던데...'라고 시작하던 사람의 얼굴을 대하는 것이 참으로 무안하고, 또 그 말을 듣고 있는 자신이 어찌나 모질하던지.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적응이 중요했던 시절, 난 '수영'이란 운동에 재미를 붙여 오갈데 없는 열정을 불태우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뭐 그런 거창한 목표도 없이 운동을 좋아하니까, 열심을 내어 수영강습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수영장 회원들간의 인간관계는 좀 모자랐던 것 같다. 

시간이 가면서 차차  '척척척'하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하려고 했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어떻게 나와 같을 수 있으며 너와 같을 수 있겠는가. 어떤 나쁜 의도 없이 주고받은 대화의 끝을 붙잡고, 자신의 정서적 결핍으로 인한 신념을 가지고 타인의 흉을 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와 친해 보이는 사람에게 '흉'을 본 것이다.  등 뒤에서 뚫린 입으로  흉을 볼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지만 자신의 잣대로 판단을 내리곤, '나를 생각해서 말한다며' 나에게 충고를 하는 행위는 절대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그냥 지켜야 할 '선'을 넘기로 한 것이다. 

수영장 샤워실에서 머리에 거품을 내어 샴푸를 하고 있었던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그러는데......'하고 자신의 말을 시작했던 것 같다.  얼마나 무안하고 무색하고 샤워장 불빛이 흐려서 망정이지 하긴 옷 하나 거치지 않은 무방비 상태이지 않았는가. '충고'라는 것은 타인에게 하지 않은 편이 낫다라는 것을 그때 덕분에 알았다. 결국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없어, 심지어 한 두사람이 말한 것을 전부가 그리 여기는 것처럼 '사회적 무게'를 실어 이야기 하는 사람. 

나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몇 마디 내밀어야 했던 그 어질했던 순간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일이 있은 후로 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내 마음도 몰라주는 것이 섭섭해서였을까 아니면 무안해서였을까 아니면 친하지도 않은데 더 이상 친한 척 하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그저 수영장 강습 시간에 만나는 뒷사람 회원이였던 것이다. 

선을 넘게 만든 나에게도 잘못이 있다. 오죽하면 착해 보이는 그 사람이 충고질을 했을까 ㅋ 살다보면 자신의 주제파악은 하지 못하고, 남 일에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가르침을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앗, 바로 나, 그건 나!


Monday, April 20, 2026

꿀꺽, 눈 깜짝할 사이

 큰 아들의 댕댕이와 시간을 보내다보니 블로그에 몇 자 적는 것도 힘들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집에 오자마자, 오기 전날 저녁 산책길에 몰래 흡입한 '돼지족발뼈'를 새벽 내내 토하지 않았던가. 무슨 영문인지 몰라 당황했고, 증거물로 토해낸 뼈들의 정체에 황당했지 싶다. '어찌 이런 일이!'

날이 밝자 토해놓은 의문의 뼈들을 가지고 동네 동물 병원에 가야만 했다. 다행스럽게 부드러운 돼지 족발뼈와 소량의 닭뼈가 섞여있다는 분석이다. 댕댕이를 눕혀두고 엑스레이를 찍고 위장 운동을 촉진하는 수액을 맞혀야 했다. 

누군가가 꽃피고 지는 4월의 더운 밤에 족발과 통닭을 먹은 다음 음식 쓰레기를 정리하지 않고 간 것이다. 먹탐이 많은 댕댕이가 눈 깜짝할 사이에 맛난 족발뼈를 꿀꺽한 것으로 아무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였던 것이다, 24시간이 지나 모든 것이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뼈가 돼지 족발뼈였기에 그나마 운이 좋았다. 통닭을 먹고 남긴 닭뼈를 꿀꺽했더라면 큰 병원에 가서 대수술을 하여야 하고 그 뒷담을 어찌 감당였으리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천만다행으로 잘 먹고, 잘 소화하고, 잘 싸고 해서 '돼지족발 사건'은 마무리 되었다. 휴~~~(돼지족발 사건의 증거물들을 베란다 그늘에서 건조시키고 있는 중이다.) 기억하라, 사랑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Sunday, April 19, 2026

너를 보면

 

동네 근처에서 발견한 아리따운 흰 목단 꽃이다. 너무 일찍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먼저 났다. 단정하게  뒤로 넘긴 머리에 은빛 비녀를 꽂았던 나의 할머니는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그동안 블로그에 포토샾으로 만진 이미지들을 잘 올렸었는데, 왜 지금은 안 올려지는 것이지?)


Tuesday, April 14, 2026

어리석게도

 나의  몸이 보이는 이상증세에 당황스러웠지 싶다. 살면서 '소화가 안된다'라는 말은 내 것이 아니었는데, 특별할 것 없이 평소대로 잘 먹었었는데 아무래도 위장에 탈이 생긴 모양이다. 비상약으로 챙겨 놓은 '가스 활명수'를 찾아야만 했다. 

 지난 주말여행이 해외 나들이를 다녀온 것처럼 피곤한 것도 당황스러웠지 싶다. 그 동안 기피하고 조심스럽게 섭취해야 했던 맛있는 떡과 과일들을 과하게 섭취하고 과일 주스도 마시지 않았던가. 여행내내 속이 부글거리며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그러려니 했고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독이 풀릴만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러 나가는 오후 시간에도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러다 쓰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힘차던 발걸음이 힘이 없고 늦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무렇지 않는 척, 모른 척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몸은 쉽게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병원에 가기엔 뚜렷한 증상도 없다. 무슨 이유이지? 

평소대로라면 학생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꼬르륵거리는 배고픈 소리가 위장에서 들려야 한다. 하지만  배고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전혀 식욕이 느껴지지 않고 축쳐서 그냥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상태는 비정상이다. 생각외로 빨리 늙어가는 몸의 변화를 겸손히 받아들이고, 더 소중히 다루어야 할 의무가 있다. 어리석게도 아프고 나서야 깨닫는다.

Monday, April 13, 2026

나의 살던 고향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학창시절을 보낸 도시로 향한 마음은 일찍이 두근거렸던 것 같다. 여느 때와 달리 어린 시절의 소풍을 기다리는 두근거림이 있었다. 긴 겨울을 보낸 후에 꽃이 피는 봄날에 여행이라 그렇기도 하고 적지 않은 나이를 품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강산이 바뀌어도 여러 번 바뀌었을 것이다. 특히 도시의 외과지역으로 변두리였던 곳에 지하철 역이 들어서고 그로인해 아파트와 상권이 속도를 내어 들어서고 개발된 탓에 도저히 어디가 어디인지 짐작할 수도 없었고 오래품은 기억의 추적은 불가능하였다. 다행히 오랫동안 같은 장소에서 살고 계시는 절의 주지사 스님을 만났기에 그나마 옛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주지사님이 손수 심어놓은 고개숙인 여름 눈송이꽃이라고 하는 '은방울 수선화' 꽃을 바라보는 마음은 꽃말처럼 행복했지 싶다.(꽃말은 '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반드시 올 행복'이라고 한다.) 

무등산을 향한 증심사 진입로의 맑은 계곡물의 물 흐르는 소리는 정말 좋았다. 대학시절 오고갔던 그 계곡 길이 단장을 하여 깨끗하였다. 4월의 숲은 파스텔 톤으로 푸른 옷을 입고 있었고 산벚꽃이 아직 피어 있었다.  별처럼 푸르게 반짝거리는 머위대 푸른 손바닥들을 개울가 언덕바지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는 낯선 도시이지만, 그곳으로 향한 오랜 기억을 품고 살고있기에 아직도 그곳은 제1의 고향인 것이다.  사람들 인파속에 파묻혀 걸었던 충장로 거리를, 학생회관 뒷골목을 걸으며 젊은 시절의 시간 속으로 걸었나 보다. 도청 앞 분수대 광장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팝의 비트에 맞춘 물불쇼에 그만 흥분되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봄나들이의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ㅋㅋ  봄 소풍을 나온 주름진 어린아이들이 맞다. ㅋ 나의 살던 고향은 무등산이 있는 광주!

Thursday, April 09, 2026

떨어지는 봄비

 

오래된 아파트는 낡고 허름하지만 함께 세월을 품은 오래된 나무는 봄이면 잊지않고 새 꽃으로 새 봄을 노래한다.  봄바람에 꽃잎이 눈처럼 날리는 장면은 언제나 낭만적이며 영화적이다. 봄비가 그치고 나면 아마 속도를 내어 푸른 여름으로 달려 갈 것이다. 자동차 번호판도 나오지 않고 지나가던 사람도 인식하기 어려우니 블러그에 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돋보기를 쓰지 않으면 뿌연 내 시야같은 뿌엿고 흐릿한 풍경이 왠지 더 편안하고 좋다.

Wednesday, April 08, 2026

너의 대한 예의

 새로 구입한 트웨이드 자켓은  벚꽃처럼 하얀 핑크빛으로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옛날 같았다면면 너무 반짝임이 부담스럽다며 마다했을 것이다. 무대에 서서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주위를 집중시키는 연예인의 의상아닌가. 내가 늙었나 보다, 반짝거리는 것이 좋아지다니. 언제 어디로 입고 나갈 것인가 묻지 않기로 했다.  결국엔 너를 데려오고 말았다. 내가 저지른 과한 선택이 부담스러워 잠시 하루 동안 눈에 띄지 않게 감추워 두었다. 그런데 이른 시간 잠이 깨자마자 생각했다, 반짝이는 네가.

늦잠이라도 자며 잠을 보충했어야 했는데, 미지적거리지 않고 이른 아침을 덕분에 일어나야했다. 내가 구입한 옷에 대한 예의를 갖추어야 할 의무가 있다. 나답게 나다운 코디를 완성해야 한다.  반짝이는 너를 소화하려면 단순한 옷을 받쳐입어야 하고, 채도를 생각하면 바지 색은 하얀 바지 아니면 밝은 회색바지로 가야겠지.....이런 일련의 과정도 더 늙으면 못하려니......즐기도록 하자^^

갑자기 흰색 바지에 꽂힌 자신에게 살짝 놀라고 있는 중이다.  학교 체육복 흰바지 말고는 입은 적이 없는데 왜 갑자기? 더 늙기전에 입어보지 않은 색에 도전하고 싶기도 하다. '도전'이란 말을 의상구입에 사용하기가 조금은 죄책감이 느껴지는 것은 또 뭐람. 

 온라인에서 사이즈를 다운시켜 구입한 흰색 바지는 허리가 크고 바지 길이도 길다. 왕성한 소비활동에 따른 죄책감 때문인지 수선가게에 가지않고 자체적으로 수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돋보기를 쓰고 바늘귀에 실을 꿰어  엉성하고 누가 볼까싶을 정도로 뚝딱뚝딱 바지길이를 수선하였다. 

그러고 보니 이제 신발이 문제이다. 흰바지에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할까. 밝고 얇아진 바지의 특징을 고려해 얄상한 운동화를 챙겨보았다. 마침내 다 이루었다 ㅋㅋ 반짝거리는 너를 책임을 지려고 소중한 오전 시간을 다 썼음에도 이상하게 기분이 반짝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