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26, 2026
저어 저어~~
바닷가에서 책을 읽고 저녁노을을 즐기기 위해선 편하게 드러누울 수 있는 텐트와 매트 그리고 접이식 의자를 구입했다. 살림살이를 줄이고 미니멀적으로 살기로 했는데, 점점 살림살이가 늘어나는 것은 좀 '짐스러운' 감을 주긴 하지만 여름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 괜찮다 싶다.
안녕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란 책은 '스마트 폰의 즉각적이고 다양하고 자극적인 마력을 이겨낼 수 있는 '힘'있는 책이다. 누군가 좋다고 해서 책을 구입하고 끝까지 못 읽고 쌓아두는 책들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스마트 폰과 넷플릭스에 현혹되지 않고 모처럼 다 읽어낸 책이다.
작가님의 다른 저서들로 '이 중 하나는 거짓말', '바깥은 여름'이란 책 제목이 인상 깊다. 바깥은 여름이지만 한 겨울 같아서 책 나부랭이를 읽을 여유도 없던 그런 시간을 보내던 시절에 만났던 그 책 제목이 '바깥은 여름'이란 책 제목을 보고도 위로(?)를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바야흐로 겨울같은 삭막한(?) 시간도 지나고, 지금 여기에 있는 건강해진 내가 '바깥은 여름'의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되다니 감사하다.
일곱개의 단편 이야기(홈 파티, 숲속 작은 집, 좋은 이웃, 이물감, 레몬케이크, 안녕이라 그랬어, 빗방울처럼)를 묶어 만든 책으로, 각각의 단편들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지금의 주름진 나이를 생각하면 어쩌면 짧은 이야기가 더 와닷는 것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특히 스마트 폰 때문데 인내력과 지구력이 딸리고 있는 실정을 떠올리자면 책이 분명 끌어당기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하겠다.
'이런 작가님이 있구나'하는 감동과 문체도 깔끔하고 어휘도 신선했지 싶다. 단어와 문장들이 튕겨나가지 않고 뇌 속에 알알이 박히는 것을 느꼈다. 소설책은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계속 작가님의 책을 다 구입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책읽기에 대한 마중물이 되었는지 이책저책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번 여름엔 적당한 날이면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드러누워 좋은 책들을 읽을 생각이다.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조금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아침을 일어나기 전에 침대 맡의 책을 조금씩 읽기로 약속을 하였지만 오늘도 난 스마트 폰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책을 들기를 미그적거렸다. 천천히 음미하며 꼭꼭 씹어서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 '안녕이라 그랬어'이다.
Tuesday, May 19, 2026
맥락
'맥락'이라는 주제로한 예술 전시회에 작품을 낸 적이 있었다. 앞뒤 맥락을 고려하면, 좋은 의도로 행한 다정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었겠다. 상대가 받아들인 감정과 나의 의도와의 '맥락'의 간극을 알아차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의 고유한 마음을 다 헤아리며 알 수 없으니까. 먼저 물어보고 행하기엔 좀 그런 상황이란 것이 있지 않은가. 사람을 초라하고 작아지게 만들만한 행동이었을까 자문해 본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를 때도 있느데 어찌 타인의 마음을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모처럼 착한 마음으로 신경을 쓴다고 썼는데, 좀 속상하긴 하지만 할 수 없다.
Monday, May 18, 2026
Sunday, May 17, 2026
따뜻하고 든든한 너
새로운 즐거움 하나를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따뜻하고 말랑거리며 든든한 땅을 맨발로 한참이나 걸을 수 있었던 시간은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큰 맘 먹고 구입해서 겨우 두 번 사용한 텐트와 접이형 간이 의자, 그리고 돗자리도 생각이 났다. 게다가 5월이지만 여름날이고 벌써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 순 없지 않는가. 장마가 시작하는 급급한 6월이 오기 전에 밖으로 나가 5월의 날들을 즐기고 볼 일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한 바닷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바다가 저 멀리 물러가 있어서 바닷가에 모인 행복한 사람들의 소리만 난다. 물이 빠진 거무죽죽한 갯벌에 사람들이 옹기 종기 흩어져 각자가 부지런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바다의 물결이 물러나고 드러낸 속살을 긁고 긁어 바다가 키워내는 것들을 캐내며 함께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른 점심으로 흡입한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기꺼이 갯벌을 걸어야 했다. 그런데 이것이 무엇인가. 전혀 축축하고 질떡거리지 않는 바다의 땅 아닌가. 따뜻하고 부드럽게 든든한 갯벌은 빨래판 같은 물결의 흔적을 지니고 있었다. 이른 점심으로 먹은 음식을 소화기키기 참으로 적당하다. 여름같은 오월의 햇살이 데운 탓일까, 따뜻하고 적당히 촉촉한 땅을 맨발로 걷고 있자니 '행복하다'라는 인정하기 어려운 단어가 저절로 새어 나오고 만다.
동해안 푸른 바다는 바라보기 좋지만 바다가 속살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서해안 바다는 찬란하진 않지만 기꺼이 속살을 허락한다는 것이다. 엎드려 진회색 갯벌을 긁고 긁어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뭐가 나오긴 할까 살짝 의심했다, 조개가 제법 들어있는 그물 망태기를 보기 전까진. 바다가 그렇게 많이 육지로부터 밀려나는 것을 몰랐다. 한참이나 드넓은 갯벌을 걸었다. 그리고 물이 급하게 차오르게 있다는 방송이 멀리서 들려왔다. 물이 다시 들어오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텐트가 있는 육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천천히 천천히 속살을 덮어버리는 바다~~~
이제 작고 귀여운 텐트에 들어가 드러누워 잠이 오면 잠을 자고 책을 읽으면 되는 것이다. 텐트 주변의 대부분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어린 부모들의 잔소리들이 신경이 쓰였지만 어쩌겄는가. 시간이 지나자 바다가 가까이에 도착해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철썩철썩이 아니고 무지막지한 무거운 물의 소리.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와 아름다운 석양을 마중나가기로 했다. 하늘이 붉게 물드는 시간의 바다는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뜨거운 태양이 내려앉은 탓인지 빨리 걸으며 자체발열을 하고 싶을 정도로 갯벌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하지만 붉게 물드는 석양을 보면서 든든한 바다의 땅을 걷는 기쁨을 계속 맛보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말았다.
태양이 어둠 속으로 떨어지고, 수레 끄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갯벌로 내려왔다. 가슴 장화를 신고 해드 랜턴을 끼고서 습득물을 담을 카트를 끌고 오는 소리에 저절로 쳐다보게 되었다. 야간 해루질을 하는 사람들이다. 주로 밤에 얕은 바다나 갯벌에서 맨손이나 간단한 도구로 조개나 굴 등 어패류를 잡는 것을 해루질이라고 한다고 한다. 갯벌에 엎드려 조개를 캘 정도의 튼튼한 허리가 아닌 사실을 인정하기로 한다. 젊은 시간에 누렸어야 할 즐거움으로 여겨버린다. (그렇지만 부럽다~~~)
지금 여기의 난, 따뜻하고 든든한 너를 맨발로 걸었던 것으로 충분히 충분히 족하다!
Thursday, May 14, 2026
푸른 5월의 어느 여름 날
문득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가 참 살기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해가 붉게 물드는 드넓은 하늘을 위로 하고, 붉은 흙 운동장에서 슬로우 조깅을 하는 즐거움은 예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뜻밖의 선물같은 것이기도 하다. 동네 구청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한 흔적은 공원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길바닥에 깔아놓은 매트가 너덜너덜거릴 때까지 교체를 못하고, 스타일이 다른 벤치들이 생각없이 배치되어 있고, 울긋불긋한 꽃들이 심어질 자리에 잡초만 무성한 터들이 있는......관리의 손길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 나름 소박한 맛이 있는 공원임에도 이상하게 감사하기까지 하다. ㅋ 이제 비교하며 울퉁불퉁했던 불만이 수그러들고, 점차 너덜거리는 길도 적응이 되어 그런대로 편안하기까지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 동네엔 가성비 좋으면서 품질도 좋은 양말을 파는 노점상이 목요일이면 좌판을 연다. 동네에서 가장 큰 마켓 근처 길목에 좌판을 열고 각종 다양한 양말을 펼쳐 놓고 손님을 기다리신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통행과 비싼 월세를 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의 불편감으로 인해 신고가 들어가지 않고 오랫동안 좌판을 열 수 있는 이유가 살짝 궁금하긴 하다. 아마도 나라를 구하려고 애쓴 독립운동가의 자손이지 않을까?
불법이겠지만 법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갑자기 여름이 된 5월의 햇살은 뜨거워 그늘이 필요하다. 박스로 양말들을 덮어놓고 양말의 맛을 알고 찾아오는 단골 손님을 기다리는 양말 아저씨가 분명 어딘가에 계실텐데 보이질 않는다. 근처 갑작스럽게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의 작은 그늘에 피신을 하여 양말들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분명 양말 아저씨 맞다. '저, 양말 주세요~~~' 양말들이 들어간 검은 비닐봉지의 커다란 입을 꼭 야무지게 묶어본다. 바로 옆 큰 마켓에 함께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먹거리를 구입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카시아 향기 진한 한 여름 푸른 5월이다. 다행히 아직 습기가 강하지 않아서 견딜만하다. 모든 것이 하, 수상한 시절이다. 전쟁의 끝은 종잡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날씨님 또한 종 잡을 수 없는 수상한 시절이다.
Tuesday, May 12, 2026
내 이름 석자 그대로~~~
살아가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다. 삶이 던지는 날 것의 질문엔 때때로 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때때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후회감을 양산할 수 밖에 없는 답을 선택하기도 한다. 주름진 지금의 나이엔 좌충우돌 흔들리며 찾아낸 나의 선택은 굵고 뚜렷하다. 그러나 지혜롭다 못해 아집과 고집으로 남은 시간을 닫힌 마음으로는 살고 싶지는 않다.
나이가 들었기에 노화에 따른 연약한(?) 증상들은 때때로 슬프다. 그렇다고 늙음을 징징대며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내 이름 석자에 들어있는 의미처럼, 기꺼이 자연스럽게 순응하고, 금처럼 화려하지 않고 덜 빛나도 되는 지금이다. 마침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삶을 음미하며 살아갈 수 있는 순한 시간이 오고 있다.
겹겹이 시간을 입은 눈은 시야가 흐려지고, 귀가 예전처럼 잘 들리지 않고, 몸을 지탱하는 뼈마디가 성성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고......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을 나 또한 겪고 있을 뿐인데 굳이 슬퍼하며 우울하며 무기력할 필요가 있겠는가.
내게 주어진 질환때문에 생활습관을 재정비하고 절제하고 절주하고 근육운동에 신경을 쓰면서,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먹는 생황은 어쩌면 다행한 일이다. 덕분에 오랜 세월 동안 쉽게 달성할 수 없었던 체중감량에도 성공했다는 점을 특히 감사하고 싶다. 질환 하나가 일상의 생활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음이다.
사람마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시의적절한 선택을 서로 강요하는 것은 슬기롭지 못하다. 서로 격려하며 지지해주는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그런 좋은 사람을 자석처럼 끌어당길려면 먼저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일단 최선을 다해 식이요법을 따르고 운동요법까지 실행해 나가는 자신을 셀프로 챙기며 칭찬하고 본다.
Sunday, May 10, 2026
봄날은 흔들린다
'노년에 일'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며 생활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귀한 것'이라는 것이다. 입밖으로 말하면 달아날 것 같아 머뭇거리는 단어인 '행복하다'와 가까워진 느낌이다. 한 살을 더 먹은 더 주름진 시간이지만, 오후의 바깥 활동을 위해 부지런히 집안 일을 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하지 않고 무가치해 보이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위한 다행한 증상이다. 그리고 틈만나면 감사하다^^, 지루하지 않는 매일을 챙길 수 있어서.
5월의 긴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은 수요일이지만 월요일이다. 점심을 먹은 후 동네 마트에 가는 길은 비가 내린 후의 맑은 햇살로 찬란했고 봄바람이 불었다. 5월의 황금연휴 동안에 자신에게 무식용감하게 허락했던 단순 탄수화물과 알코올은 어김없이 체중의 숫자를 늘렸다. 자신을 사랑하는 중요한 방법의 하나로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준수하지만, 때때로 나쁜 선택을 허락하기를 반복하는 모질한 모습이 내게 있다.
얼굴이 부석부석 부은 것 같기도 하고 아랫배가 조금 튀어나온 것 같기도 하다, 너무나 쉽게 변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유의미한 나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누가 뭐래도, 민감하고 철저한 식이요법을 유지하여야 한다, 내 자신에게 직무유기 하지 말자.
나무에 달린 설탕 덩어리(과당)인 이쁘고 향긋한 아삭아삭하고 맛있는 노란 참외와 달콤한 골드 키위를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적당한 섭취가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많이는 먹지 말고 조금만 먹자며. 노란 참외를 깨끗이 씻은 후 껍질을 벗길까 말까 잠깐 고민했다. 좋은 영양가가 많는 탓에 껍질을 벗기지 않고 섭취를 하면 씹는 미감이 좋지 않고 치아도 피곤하기도 한 것 같다며 그냥 이쁜 노랑을 벗겨내기로 한다. 달콤한 참외 속을 꺼내어 버리지 못하고 후르륵 흡입하고 만다. 그러곤 의자에 앉지 못하고 해야 할 집안 일을 찾아헤맨다. 더 움직여야 해!
그래, 적게 먹고, 먹은 후엔 반드시 움직이고, 지금 최선을 다해 자신을 돌보자고~~~ 나름 나답게 나의 시간을 잘 살다보면 더 주름진 시간에도 알다가도 모를 모르다가도 알 것 같은 '행복'이란 단어를 주머니 속에서 꺼내어 내보일 수 있지 않을까.
나이 60이 넘으면 으레 부르지 않아도 기어이 찾아오는 우울감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마이드 셋'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 같다. 때로는 먹음직한 노란 참외와 골드 키위도 먹을 수 있도록 평소 식단관리 건강관리도 잘 하고, 때로는 신경세포를 죽인다는 술을 정지하고 절제하여, 적당한 날엔 좋은 사람들과 술 한잔을 나누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주름졌다하여 마음 속 정원에 좋고 아름다운 씨앗을 심고 키워내는 것을 포기하거나 게을리 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흔들리고 나서 깨달았다, 난 모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