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리고 지금
한참이나 자신과의 전쟁(?)을 하고 난후, 벌떡 일어나 냉장고에서 뒤적뒤적 안주를 찾았다. '잔멸치 볶음'에 스모키 향이 나는 위스키 한잔! 그동안 참고 참았던 술 한 잔을 마시기 적당한 시간이다라고 망설임에 마침표를 찍고 냉장고를 뒤지고 숨어있는 술 병을 내오는 순간이었다.
건강에 백해무익이라며 정신무장을 하며 술의 유혹을 참고 참았었는데......짭쪼름한 코다리 찜을 먹을 때도 시원하고 달달한 막걸리를 참았고, 빛나는 크리스탈안에서 출렁이는 붉은 와인의 낭만도 잘 참았었는데.
난 가슴이 뜨거워지는 진한 위스키가 난 좋다. 와인이나 막걸리 그리고 맥주는 손가락 끝까지 알콜이 퍼져 몸이 마음보다 먼저 취해 힘든데, 언젠가부터 가슴만 뜨거워지는 강한 위스키가 훨씬 나와 어울린다는 것을 알고 말았다. 선물 받은 위스키를 꼭꼭 숨겨두고, 혹시라도 습관이 될 것 같아 인내하며 그 어쩔 수 없는 그 적당한 시간을 기다렸던 것이다.
무더운 여름밤에 알콜이 몸으로 타고 들어가면 더 더워질 것이 분명하기에 참고, 쉽게 가라앉지 않은 술 기운은 숙면을 방해할 것을 알기에 참고, 백해무익이라며 참고......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에 강한 술 한잔은 괜찮을 것 같지만 무더운 여름밤의 술기운을 쉽게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내가 늙었다는 증거) 술을 허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그 적당한 순간을 따른 것이다.
술 기운에 그리움이 흔들거렸던 것 같기도 하다. 연락이 뜸한 친구에게 전화를 할까하는 정다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세월과 함께 자연스럽게(?) 흘러간 사람들이 살짝 생각나기도 했다. '그때는 그때 그리고 지금은 지금~~~' 그렇게 그리움을 술 한잔에 따르고 마셔야 할 때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