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22, 2026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

 '시간은 늙지 않는다, 그저 흘러갈 뿐!' 신문을 읽다가 발견한 문장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음을 때때로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바야흐로 시간이 흘러, 주름지며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시시때때로 천년만년 살 사람처럼 굴고 있는 모습이 내게 있다. 사실 변화와 발전을 멈추면 시간은 늙는다는 관점에선 뭔가 노력이란 것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시간을 따라 주름지는 얼굴이 자연스럽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시간의 흔적을 지운 고급진(?) 얼굴을 보면 간혹 부러움이 생기기도 한다. 이른 아침 TV 홈쇼핑엔 가장 노령의 사람들을 위한 상품들을 팔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나 또한 처음 늙어보는 참이라 트랜드를 좇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귀를 종긋거린다. 오늘 아침은 월요일 아침이고해서 이래저래 바쁜 탓으로,  무사히 홈쇼핑에 걸려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선물과 같이 주어진 '지금'에 집중하고, 어제보다 더 나은 변화를 가지려고 노력하다보면, 내 삶이 아무 의미없이 주름지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잘 살다 가자.

Friday, February 20, 2026

알 수 없는 일

 엊그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날이었다. 걱정이 살짝 되기도 하였다. 아무리 관리를 한다고 했어도 사이사이 저지른 나의 비리를 잘 알기에 결과에 신경이 쓰였지 싶다. 다행이 칫수가 전보다 좋게 나와서 기쁘기 그지없다. 

하지만 분석 결과에 의하면 상급 병원에 가서 전문적인 소견을 들어야 하는 부분이 생겼다.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이상증상은 보이지 않지만 보통의 정상의 숫치에 못미치는 숫자의 의미를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한다. 

아직 이상 증상이 없기도 하고 요즈음의 바쁜 일정을 고려하자면  그냥 소극적으로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한번쯤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해서 이리저리 알아 보고 있는 중이다.  더 주름진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미리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일 수도 있겠다. 

그것은 그렇고, 요즘 들어 가장 에너지가 향하는 것은 학생들과의 시간이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면서 시무룩하던 학생의 눈빛이 빛나고 얼굴에 미소가 담기는 것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새로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누릴 수 없는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이다. 나의 학생들의 좋은 학습 습관을 기르기 위해, 시시때때로 연구하며  맞춤형 지도를 찾고 있는 중이다. 물론 아직도 피곤하고 힘겨운 모습을 보이는 아이도 있다.

 가장 하기 싫은 과목에 흥미를 돋구고 재미를 붙이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자꾸만 조바심이 생긴다. 재미없고 자신 없는 과목이 우선 순위가 밀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결코 포기할 순 없는 일이기에 열심을 다해 안내하고자 하는 모습이 혹시 과하지 않을까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집중력이 떨어지며 흐트러지는 학습 태도를 보이는 학생을 이끄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학생 내면에서 이끄는 '동기'가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피곤함을 물리칠 정도로 재미있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조급함이 앞서 그만 여유를 잃는 순간이 생기는 것 같다. 조급함을 뒤로하고, 한 발 뒤로 물러나 지금은 학생들과 친해져야 할 시간임을 잊지 않기로 한다. 더 나의 학생들을 알아야 한다. 

Wednesday, February 18, 2026

옳은 일을 하다가

붉은 구정연휴가 끝난 다음날 서둘러 병원을 다녀왔다. 봄으로 가는 햇살은 훨씬 맑아지고 추운 독기를 뺀 것 같지만,  봄을 부르는 바람은 손가락이 무색하게 시럽다.  장갑 없는 시린 손을 자꾸만 주머니에 밀어넣게 되는 아침은 월요일 같은 목요일 아침이다.

연휴 마지막 날에 '왕과 사는 남자'란 한국 영화를 보았다. 꽃미남은 아니나 연기력이 월등한 배우와  감독의 유머코드와 미감이 찰떡으로 들어맞고, 출연진 모두가 조화롭게 훌륭했던 것 같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는 밀땅을 무리없이 표현하며 역사적인 비극미와 인간미를 잘 표현한 것 같다. 게다가 '한명회' 역할의 배우의 선택은 참신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웃기고 재밌는 영화라야 요즈음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재미도 있고 감동도 줄 수 있는, 잘 만든 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난 후, '단종'에 대해 검색을 해봤다. 그렇고보면 왕권의 세습을 능력이 있는 아들 대신에 오로지 '장손'이라는 이유로 물려주고 싶어했던 것이 비극을 잉태한 잘못된 선택이었지 않나 싶다. 수렴청정 할 수 있는 엄마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없는 상황에서 어린 왕 주변에 권력을 가진 군신들은 정치적인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결국 집안의 능력있고 야심있는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어린 왕은 쉽게 제거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어린 단종의 죽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영화관이 어두워서 다행이다 싶었다,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붉은 연휴가 끝나고 다시 보통의 새 날이 되었다. 햇살 받은 꽃들이 툭툭하고 꽃망울이 피어날 것 처럼,  베란다 창문에서 집안으로 스며들어오는 햇살은 봄햇살처럼 화사하다. '왕과 사는 남자'의 '엄흥도'처럼 인간에 대한 의와 예를 잃어버리지 않는 하루를 보내보기로 한다. '옳은 일을 하다가 화를 당하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자신의 목숨과 가문을 멸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릎쓴 선택을 나는 '엄흥도'처럼 할 수는 없을게다. 하지만 거창하지 않는 의와 예를 지키는 선택을 매일 실천할 수는 있을 것이다. 

Tuesday, February 17, 2026

새해에는 복을

 

우리우리 설날을 맞이한 아침의 햇살은 축복이라도 하듯이,  거실 빈 벽에 스며들어 그림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황금색으로 빛나며 흔들리는 그림자를 보며 '아름답다'란 단어를 떠올렸다.  2026년 여러 새로운 날이 이미 지나갔음에도 다시 한 번 더 새해맞이가 주어진다는 사실이 고맙다. 그래, 늦은 때는 없어, 지금부터라도 성실하게 내 삶을 가꿔보는 것이야~~~

Saturday, February 14, 2026

미친 사랑

 에밀리 브론데의 소설, 'Wuthuring Heights'(폭풍의 언덕)을 각색한 영화를 우리우리 설날 기념으로 보았다. 소설의 제목은 '폭풍의 언덕'으로 훨씬 감각적으로 번역되어 한국과 일본에서 출판되었다고 한다. 원 제목 'Wuthuring Heights'은 영국 오오크셔 지방의 바람 많고  들판의 언덕 위에 있던 저택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워더링(Wuthuring)은 바람이 거세게 부는'의 뜻을 가진 방언인 것을 고려하면  '바람이 거세게 부는 높은 곳'이라 할 수 있었겠다.

'폭풍의 언덕'이란 제목이 연상하게 만드는 것은 '질풍노도의 사랑'이다. 지금 나의 나이는 감당할 수 없는ㅋ 그런 사랑이기에  낭만적인 사랑 영화를 보러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조금은 당황했지 싶다.  영화관에 들어가서 놀랬던 점은 대부분의 관람객이 주름진 사람들이었다.  

명절을 앞두고 다들 바쁠 때인데, 유난히도 나이가 든 사람들이 많았던 것은 특이했다. 물론 뒷자리에 앉은 나이들고 매너 없는 사람들이 의자를 발로 건드리기를 멈추지 않고 자기 집 거실처럼 중얼거리며 영화를 보는 탓에 들끓는 사랑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과 내 마음을 들끓는 화를 가라앉히느라 꽤 힘들었음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영화가 끝난 후 불이 켜지면 얼굴 한 번 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영화로 돌아가, 시각적인 영상이 참으로 감각적이었다. 처음 도입부부터 관객의 감각을 놀리며 시작하며 흥미를 끌었다. 배경이 되는 무채색인 장소에 젊음과 사랑 그리고 욕망을 뜻하는 붉은 빨강이 꽃처럼 피어나고 번져나가는 각각의 장면은 압도적이었던 것 같다. 꽤 긴 시간이었지만 지루하지 않고 시각적으로 충분한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다. 

'미친 사랑', 사랑에 빠진다면 당연한 것 아닐까.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캐서린이 사랑하면서도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럼에도 가슴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몸이 원하는 사랑을 선택했다하여 도덕적인 잣대로 쉽게 비판할 수 있을까. 끝없는 황야와 거친 바람을 무채색으로  음침함을 표현했다면 욕망과 사랑을 붉은 색으로 꽃처럼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파괴적인 면을 시각적 감각으로 이끌었기에 충분히 황홀했다. 

서로가 들끓는 사랑을 치명적으로 멈출 수 없어, 서로를 해치며 사랑하는 미친 이야기.  나처럼 나이지긋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궁금하였다. 한 때의  붉은 꽃처럼 피어나던 시간, 화양연화 같은 시간들을 떠올렸을까. 

 

Friday, February 13, 2026

Somthing Like Happiness

 잘하는 것을 내려놓거나, 정지하거나, 포기하며 다른 것을 찾아 헤매이던 오랜 시간이 있었다.  어쩌면 그것도 그 나름으로 내 삶에 풍부한 색감을 더한 것은 사실이나 한 가지 일에 오랜 시간과 정열을 지속해서 쏟지 못하는 현실에서 오는 비애감이 온 몸과 마음에 스며들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정체감을  견뎌낸 난 때때로 무기력하고 우울감을 통과해야 했었기에 지금의 나는 더 강해졌을 지도 모른다. 최근에 시작한 일은 겹겹이 내재된 재능을 가지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하겠다. 

최근 교육 경향을 연구하며 정보를 수집하며 자체 교육을 하면서 자신을 많이 들여다 보게 된 점은 간과하고 싶지 않은 점이다. 허무함으로 '이 나이에 배워서 뭐하지?'하는 생각과 끝없이 배워야 하는 삶이 지겹게 느껴질 때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다시 배우고 깨우치고자하는 열망이 샘솟는 푸른 자신을 만나게 된 것은 작은 기적이다. 마침내 감사함으로  뒤돌아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며 지내온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다시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푸른 에너지를 끌어올리며 집중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기분 좋은 피곤함을 맛보게 된다.  아마도 이 느낌은 '행복'이라고 할 수 있고, 우여곡절을 지난 지금 여기 내게 주어진 선물은 다시 가슴을 뛰게 한다. 


Thursday, February 12, 2026

Waters of February

 아침부터 집안 일을 먼저 하고 본다. 근육 손실을 예방할 수 있는 식단으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서 황금빛을 입은 황태와 식물성 단백질로 우수한 두부를 넣고 거기에 콩나물과 무우를 넣은 먹거리를 준비하고 나니 몸과 마음이 든든하다. 오늘도 활기차게 좋은 출발을 시작한 것 같다. 

활기가 도는 것은 좋은데 소비활동이 왕성해지는 것을 느꼈다. 무기력하고 우울할 때와 비교하면 '왕성한'이란 말을 붙여도 과함이 없는 듯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을 땐, 아무 것도 구입하고 싶지도 않았고, 있는 옷도 입고 나갈 자리가 없질 않던가! 그렇고보면 집밖으로 나가 자신이 가진 재능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무기력하게 주름지는 시간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집안 일을 하면서 홈쇼핑을 켜두고 있는 자신을 그리 나무라지 않았다. 나를 전적으로 믿고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해보았다. '그래, 입고 싶대잖아! 그 돈 아낀다고 부자 되는 것도 아니고, 셀프로 칭찬하는 뜻에서 ㅋ'

엊그제 넷플렉스에서 '사랑하면 누구나 최악이 된다'란 노르웨이 영화를 본 게 기억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랑은 변하고 나도 변하고, 때로는 오늘 자신이 원하는 것이 어제와 다를 수 있고 때로는 모를 때가 있다. 참고 살지 않는다하여 그것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자신의 삶을 원하는 대로 살려면 대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더 이해하게 될 것이며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 이르게 되었따.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아!'란 대사가 가장 인상적으로 남는다. 삶은 아이러니란 생각과 그 모순적인 얼굴을 마주할 때 절대 쉽게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 같다. 

난 오늘 새 옷을 장만하였다. ㅋ 난 내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