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02, 2025

겸손과 사랑

슈퍼에서 먹거리를 구입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돌팍 사이에서 꽃을 들어올린 작고 귀여운 보라색 제비꽃을 보았다. '조동진'의 제비꽃이다! 소녀시절의 나는 조동진의 제비꽃 노래를 들으면 뭔지 모를 슬픔을 느꼈었는데......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만나는 작고 귀여운 보라색 제비꽃을 스마트 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아 꽃을 들어올린 작고 강하고 아름다운 보라색 제비꽃.

제비꽃의 범주에 들어가는 꽃이 7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꽃잎 한쪽에 흰털의 유무에 따라 제비꽃이나 호제비꽃으로 구분된다고 하니 다음엔 더 고개를 숙여 관찰해 봐야겠다. 보라색 제비꽃 꽃말은 겸손, 겸양, 성실 그리고 사랑이라 한다. 어제 만난 보라색 제비꽃에서 겸손과 사랑의 에너지를 받아 오늘 하루도 더 나은 사람으로 성숙해보자고~~~

인사

  '안녕하세요'하며 인사하며 처음의 시간을 열고 '감사합니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야무지게(?) 챙겨주시며, 인간의 기본적인 '예'를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히 하지 않던  분이 유난히도 생각난다. 

대처문장 얼른 챙겨 먹는다. '뭐 그럴 수 있지, 뭐가 중헌겨!'

Monday, March 31, 2025

주름살 없는 행복

 갑작스럽게 찾아든 몸살 감기에 놀라 서둘러 병원에 들려 약을 타왔다. 날이 풀린다고 하지만, 방심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얇은 내의를 껴입고 여러 개의 옷으로 겹쳐 입고 책상 앞에 앉아 있자니 은근히 땀이 난다. 다시 겹쳐진 옷들을 벗겨내고 출근 전 글쓰기를 한다. 

봄 햇살 아래 서 있는 학교 교정의 서너 그루의 하얀 목련꽃을 피워올린 목련 나무는 우아했다. 목련 나무의 꽃그늘 아래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작고 귀여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이며 기쁨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어떤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온 몸이 짱짱해진다. 

퇴근후의 기분 좋음과 약 기운 탓으로 잠이 몰려오는 오후 시간을 보냈다. 쇼파에 누워 짧은 잠을 자고 나서,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고 싶었던 소설 책, 퇴근 후 '행복은 주름살이 없다'(안가엘 위옹)란 책을 천천히 읽기로 마음을 먹었다.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는 시기'가 내게도 어김없이 찾아 올 것이다. '유머감각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바닥나는' 그런 노쇠한 시간이 올 것이란 것을 알고는 있다. ''자신을 다시 만들지 못할 만큼 늙은 때는 없다.''(마리옹 프리장)란 문장을 책 앞에서 보았다. 젊은 노년(?)의 나이에 진입한 지금, 다가오는 주름진 노년의 시간은 두려움이다. 모든 것이 주름지고 약해지고 쇠하여 갈 것인데, 어떻게 보물처럼 숨어있는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주어진 삶을 끝까지 사랑하다 갈 수 있단 말인가. 

궁금하다. 행복은 과연 주름살이 없을까.


Sunday, March 30, 2025

늘 봄

 하필, 쉬는 내내 멀쩡하더니 출근을 앞둔 이 시점에 몸이 아픈 것일까. 그것도 병원 문이 열지 않는 주말에 말이다. 온 몸에 한기가 돌고 춥고 '어어'하다가 결국엔 걸리고 말았다. 한 동안 병원을 가지 않은 사실을 인지한 바로 그 순간에 '훅'하고 들어오고 말았다. 

체온 조절을 실패한 탓이다. 3월 하순인데도 5월 중순의 초여름로,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초겨울 날씨로 이어지는 이상기온에 더 몸을 챙겨야 했었다. 기꺼이 공원을 향하던 발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가서 더 두터운 옷으로 갈아입어야 했었다. 움직이다 보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어 버렸다. 노란 개나리와 하얀 목련꽃에 취해 소식이 뜸했던 친구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갑자기 너무 많은 수다를 나누어서일까. 요즘 인기인 '포싹 속았수다'를 평소 수면시간을 어기고 쇼파에 붙어 앉아 꾸벅꾸벅 시청한 결과인가.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띵한 것이 병원에 가기도 그렇고, 해열제 한알을 먹고 힘차게 집안 일 하며 잘 보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의 증세는 심해졌나 보다. 월요일은 첫 출근날이다. 첫만남이 아픈 모습이라니...'.마스크'를 준비하고 본다. 나이가 있는 선생님이 아픈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니다. 건강하고 생동감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할 수 없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고, 저돌적으로 변하는 날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실패'를 쿨하게 받아들이기로 한다. 내가 먹은 나이 숫자를 고려하여 적당한 신체활동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아무리 재미있는 연속극이어도 평소대로 잠자리에 들 것을 다짐한다.  퇴근하는 길에 병원에 들리기로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서로 삶이 끝난 줄 알았는데 '늘 봄'이었노라고 인생을 회고하는 드라마 속 '애순'이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서로 사랑하면 늘 봄~~~




Thursday, March 27, 2025

나풀나풀~~~

 출근 전 자체 오리엔테이션 중으로, 삶은 관에 들어갈 때까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방법'을 찾다가 간다는 말이 와닿는 아침이다. 사람들과 함께 잘 어울려 지내려면 '소통'이란 것을 잘해야 하는데 그것이 공부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쉽게 되지 않는 것이란다.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는 '상처'의 말을 주고받지 않으려면 어떤 '대처문장'을 마련해야 할까. 

소중한 인격체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선'을 넘지 않고, 일방적이거나 지배적인 대화를 하지 않고 핑퐁 게임을 하듯이 대화를 주고 받는 소통이란 것은 처한 환경에 따라 기술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무난한 '침묵'이란 것을 선택하지 않을까.

경우에 하나, 상대방의 자기중심적인 입장에서 내뱉는 말에 어떻게 '나풀나풀한 말'로 지나치며 부정적인 화염에 걸려들지 않을 것인가. 역시 '역지사지'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고, 무례하게 훅 들어오는 말에 감정적인 반응 보다는 '긍정적인 배움'을 갖으면 된다고 한다.  내 감정은 나의 것이니, 흔들릴 가치가 있는지 컨트롤 들어가야 한다. '남탓'을 하지 말고, 쉽게 비난하지 말고, 불안함과 속상함을 컨트롤해야 한다. 

'괜찮아, 그럴 수 있지~~~'

Wednesday, March 26, 2025

Somewhere

 하늘에서 억지로 비를 쫘내어 내리는 목요일 아침이다. 간절히 비가 내리기를 바라지만, 번지고 있는 불을 끄기엔 충분하지 않는 양의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래도 비가 내리기를 기도한다. 뿌연 연기를 내뿜고 활활 불타오르는 붉은 얼굴로 바람을 타고 번지는 불을 멈추는 방법은 지금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방법밖에 없는 듯하다. 

새로운 일터에 나가기 전, 모임을 가졌다. 새로운 얼굴들은 나보다 '훨씬' 젊다. 나이가 들면 용기는 작아지고 걱정이 늘어난다고 하더니, 작은 '설렘'과 까칠까칠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정말 나이탓일까 아니면 경험치탓일까. 열린 마음으로 말 수를 줄이고 잘 듣고 배우는 자세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즐기자고......물론 실망스런 일이 왜 없겠는가. 

'역지사지'하며 배려하고, 뭔가 도움이 되려는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다보면, 나의 두려움은 즐거움으로 바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고 더 성숙한 자신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행복은 설렘과 실망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어떤 행복은 구겨진 포장지 속에 들어있다고 한다.'( 행복은 주름살이 없다, 안가엘 위옹)

'그럴 수 있어, 괜찮아!!!' 실망스러운(?) 일이 생기더라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관찰과 관심 그리고 관용의 정신으로 그 안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되는 것이다~~~


Tuesday, March 25, 2025

단도리

 며칠째 너무 이른 시간에 잠이 깨는 현상이 습관처럼 굳어지고 있나 보다. 걱정을 한다고 해서 걱정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어떤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은 위기감(?)이 느껴진다. 나이가 들면 두려움과 걱정이 늘어난다고 하더니만. 할 수 없이(?) 잠에서 깬 김에 스마트 폰을 붙잡고 유익한(?) 정보로 자체교육에 들어가고 본다. 내심 잠들기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정신이 말똥거린다. 난감하다~~~

전전반측 뒤척이다, 할 수 없이 주어진 시간을 즐기기로 한다. 수면부족으로 기인되는 병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심한고로 그냥 오래 살지 않기로 편한(?) 마음을 먹고본다. 적극적으로 미처 끝내지 못한 블로그 글쓰기를 수정하고, 캘린더에 깨알처럼 적혀있는 할 일들을 챙겨보고, 미루었던 리서치도 하다보니 아침 기상 알림벨이 울린다.

수면 부족 상태로 일어난 몸은 가구 모서리에 유난히도 여기적기 몸을 부딪힌다. '아, 이래서 나이가 들면 '낙상'이란 것도 하는 것이구나'하는 깨달음과 골다공증이 심했더라면 뼈들이 부숴질 수도 있다는 '불안함'이 통증과 함께 느껴진다.  얼른, 불처럼 번지는 한밤중의 각성을 진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라 바람이 휘청거린다. 건조한 바람을 타고 번지는 불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산불에 대한 안전문자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실수로 인한 작은 '불씨 하나'가 건조한 강풍을 타고 '산불'이 되어 불타오르고 있는 뉴스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불을 촉진하는(발화성) 요소가 많은 상록수인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대부분인 산은 활엽수가 분포된 산보다 쉽게 불타오른다고 한다. 동네 근처 산은 대부분이 활엽수라 불이나면 바스락거리며 쉽게 탈 것 같다며 걱정했는데.

예사롭지 않게 휘몰아치는 봄바람 때문에 공원 걷기를 정지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제대로 단도리가 되지 않은 종이 박스들이 길거리에 나뒹구는 모습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스산했다. 미리 미리 준비를 하고 '야무지게' 단도리를 하면 안되는 것인가. 길거리에 나뒹구는 박스들을 주워 있어야 할 자리에 돌려놓고 오는데도,  책임지고 단도리를 해야 할 사람들은 별 주의도 하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먹고 살려고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데 그깟 종이박스가 차가 다니는 도로에 좀 날아간 것이 별일이야. 그럴 수 있지. 지나가던 내가 주워주면 되는 것이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가끔은 '잘 살고 있는 것일까?'하고 자문를 하다보면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낸 시시하고 그냥저냥한 시간이 쌓여 만든 초라한(?) 모습이 보인다.  '자족'하며 그날그날 기꺼이 작정하고 행복하고 싶은데 말이다. 

몸과 마음이 혼란스럽고 무거워질 땐 '그냥' 동네 공원을 걷고 볼 일이다. 온 몸을 움직여 제대로 걷기를 하다보면 스스로에게 집중하게 되고 부글거렸던 생각의 거품이 걷히고, '무엇이 중헌가'하며  내 삶의 '우선 순위'를 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동안 무엇을 하며 산 것이지?'

뒤늦은 '후회감'으로 온 몸이 반응을 하며 조바심을 낸다. 주제 파악을 '부정적'으로 하면 생각이 유연성 없이 굳어지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뒤따라오는 무력감으로 인해  '도전'하는 것을 포기하게 될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마음밭에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너도 반드시 죽는다)란 말뚝을 결정적으로 박으며,  일시적으로 부글거리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가라 앉히고 보는 것이다. 주어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며, 주위를 돌아보고 사랑하며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소중한 자신에게 '직무유기' 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고, 무엇이 중헌가 생각하며, '원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알아채야 한다. 각성하여 여기저기 정보를 검색하고 문의하고 진보하여 다음 단계의 문을 열어 젖히자니 막연하게 부풀려진 두려움이 걷히고 구체적인 방향이 보이기 시작한다. 

방향을 잡았으면 무리하지 않게 천천히 나의 속도로 가면 되는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Life is a Matter of Direction)란 말은 예나 지금이나 옳다. 하지만 방향감이 없는 것 또한 삶의 한 모습이니 그리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자. 나름 '업그레이드' 하기 좋은 적당한 때가 지금이며, 늦었다고 생각되는 지금이 제일 빠른 순간!

Sunday, March 23, 2025

알딸딸~

 긴겨울이 데리고 온 봄날은 삼월인데도 느닷없는 오월 중순의 햇살을 내린다. 멀리 바라보는 산은 미세먼지로 불안하게 자욱하지만 나무들이 있는 산으로 향한다. 꽃이 아직 피지 않은 걸 알면서도, 푸른 기운이 솟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계곡에 물이 흐르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양지 바른 곳에 있는 곳에 뿌리를 내린 '그늘 없는 나무'들은 다르다. 찬란한 햇빛의 사랑을 많이 받은 진달래가 꽃을 들어 올렸다. 그렇다!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이름도 모르는 나무들이 여기저기 넘어져있다. 비탈길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겨울을 지나면서 쓰러진 것이다. 이 또한 자연의 모습인 것을. 

제철을 맞은 '봄도다리'를 구입하러 어시장으로 향했다. 쫄깃쫄깃한 봄도다리 회는 정지했던 술을 부른다.  봄날에 들떠 술 한잔을 밀어 넣은 세상은 기분 좋게 알딸딸하다. 소중한 몸에 대한' 죄책감'은 몸을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아삭아삭하고 달콤한 '콜라비'를 구하러 재래시장에 가기 딱 좋은 날이지 않는가.  

따스한 봄날과 더해진 술 기운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탓인지, 먹어서는 안될 얼굴 큰 호떡을 먹고 말았다. 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니 즐기면 되는 것이다. 알딸딸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봄길에서 분홍 진달래와 하얀 목련을 귀하게 만났다. 아,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