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17, 2024
Thursday, November 14, 2024
Thanks24
Wednesday, November 13, 2024
hand made
비가 내린 후 겨울다운(?) 날씨가 시작될 것이라는 아침 뉴스를 들었다. 노랗게 물드는 은행나무의 우아한 모습은 감사와 함께 마음의 풍경화를 곱게 물들게 한다. 길가에 가로수들이 색을 바꾸는 일이 일상의 삶속에 허락한 '자연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지금이다.
옷소매에 'hand made'라는 작은 표가 달려 있는 것이 거슬려서 가위를 들고 잘라내며 잠시 생각이 스쳤다. 굳이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표시를 보이며 다닐 이유가 있는 것인가. 옷의 가치를 올려 받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거슬리는 결단이고 표시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있단 말인가. 어쨋거나 사람의 손길이 더 많이 가서 공임비가 비싸고 귀한 옷이라는 표시라는 것쯤은 알겠으나 굳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글자가 내가 선택한 옷에 대한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 가위를 들고 말았다.
모두 다 꽃이야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꽃이고
몰래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Wednesday, November 06, 2024
겨울의 처음
노랗게 물든 은행 나무를 보지 못할 것 같다는 예측과 달리 노란 은행나무들을 보았다. 은행 나무 종류와 뿌리 내린 환경에 의해 다른 것인지 같은 지역에서도 아직도 푸른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도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을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발품을 팔아 울긋불긋한 가을 풍경을 찾아 나선 것을 보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귀함을 알게 된 모양이다.
가을 바람에 나뭇잎이 영화처럼 떨어지니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스마트 폰을 가방에 넣고 그냥 풍경을 즐길거라는 다짐이 무색하게 그만 사진을 찍느라 나 역시 바쁘다. 거리에 뒹구는 플라타나스 커다란 나뭇잎을 밟으니 '바스락'하고 소리를 낸다. 시몬이 밟았다는 가을의 소리! 찍지 말고 느껴야 하는데~~~
올들어 가장 추운 가을 아침은 오늘은 아마도 초겨울이라고 해도 될 것 같으니, 더 따뜻한 마음을 껴입어야 한다.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능력과 인간다움을 점점 상실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기도 하다. 지루하고 심심한 출근길에 이어폰을 귀에 꽂고 듣게된 첼로 음악에 마음 속에 촉촉한 물기가 도는 것을 느꼈다. 영화를 보며 엉엉 울었다는 친구의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마음 풍경이 부러운 아침이다.
Tuesday, November 05, 2024
Wednesday, October 30, 2024
지금은 지금
'다리 성성할 때 실컷 돌아 다니셔'하며 지팡이를 짚고 힘든 발걸음을 옮기는 더 주름진 할머니는 말씀을 외쳤다. 바쁜 걸음으로 이웃 아파트에서 열린 장에 향하던 길이었다. 흰 머리를 하고 있는 내가 너무 쌩쌩하게 길을 건넜을까. 멀리서 머리 색을 보고 같은 나이쯤으로 짐작을 한 것일까 싶기도 하고, 길가는 모르는 사람에게 잃어버린 두 다리의 소중함을 외치는 하소연(?)에 '네 네'하며 응대를 해 드렸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기쁨'은 3미리 두께의 부드럽고 말랑한 연골을 지켜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다 달아지기 전까진 아무런 징조가 없다가 갑자기 통증이 있어 병원을 가면 소중한 연골이 실종되어 있다는 정보에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염려와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일 아닌가. 그려, 체중을 좀 더 줄이고 다리에 근육운동을 해서 연골에 부담이 가지않는 더 성실한 노력이 내 삶에 필요가 있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지금은 지금, 나중은 나중'이다~~~미리 불안 비용을 치룰 필요없이 오늘을 성실하게 기본에 충실하며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나답게 살면 되는 것을~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제도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내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쓰러지며 주저 앉았지만 걷고 걸어 이제 한 해가 매듭을 짓는 시간에 접어 들었다.
올해도 푸른 낙엽으로 가을이 가고 추운 겨울이 올 것이라 한다. 울긋불긋한 단풍을 쉽게 보지 못하니 그 귀함을 알 것 같다. '있을 때 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