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 me not into Temptation
'한파'라는 단어로 얼어붙은 금요일 아침이다. 커피를 홀짝거리며 리모컨을 들고 한참이나 TV 채널을 여기저기 둘러보는 습관은 쉽게 버리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이른 아침 시청자는 나처럼 지긋한 나이테를 두른 사람들이라는 것을 홈쇼핑은 '여우'처럼 슬기롭게 잘 활용한다. 힘없이 처진 머리를 짱짱하게 일으켜 세우는 샴푸와 온갖 잡티를 커버하는 화장품을 지나, 추위를 가볍게 물리칠 수 있는 헝가리 거위털 롱코트를 한참이나 째려보았다. 코뱅맹이 목소리를 가진 쇼호스트의 영리한 '유혹'은 ' '방송 최저가'란 붉은 미끼로 시작되고 있었다.
다행히, 세월따라 드러나는 잡티를 번질번질하게 커버할 필요를 못느끼고, 기꺼이 머리를 일으켜 세울 의지가 내 안에 간절하게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옷 욕심이 아직 남아있는 나는 쉽게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한참이나 미그적거렸다. 천만다행으로 입을 기회가 없어 옷장에 걸려있는 옷들을 떠올리며 '있는 옷도 못입고 있어!' '그만그만' '얼른' 리모컨 전원 버튼을 '꾹' 눌러버리고 벗어났다. 이른 아침부터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한 사람은 리모컨을 들고 TV를 켠 자기자신이었다.
새로운 희망을 품고 빠져 나갈까 질긴 섬유질 엮은 굳은 다짐의 새 시간도 빠르게 흐르고 있다. 단 음식과 기름진 음식 그리고 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든 지난 해의 시간은 축복이었다. 무엇보다 포기하고 싶은 상황에서 견디고 인내했던 순간순간은 내안에 더 단단한 내적 힘을 길러주었단 점을 기억하고 감사하고 싶다. 먼저 모든 생활의 기반인 몸과 마음의 근육을 더 단단하고 크게 키우고, 우울감과 귀찮음이 달라붙지 않도록 더 몸을 많이 움직이고, 내적 성장을 돕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더 자주 갖고, 새로운 것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버리지 말고, 더 '열린 마음'으로 겸손하게 배우는 긍정적인 자세로 올 2025년을 살아낼 수 있기를 바래본다.
특히나 사람과 사람관계가 가장 어려운 것으로, 그랬구나'하며 다른 사람의 말을 더 귀담아 '경청'하며 말을 자르고 내 말을 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외로워서' 아무 말이나 하는 '아무말 대잔치'를 하고 싶은 유혹에 걸려들지 않도록,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순간이 닥칠지라도, 헝클어진 마음의 풍경화를 내보이지 않도록 '내적인 힘'을 허락하게 해달라고 매우 추운 날 아침에 정신 번쩍차리고 기도해 본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