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움에 정지
셋째날 아침은 '금요일'로 시작된다. 보조 모티터 화면에 여우가 눈밭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평화롭게 다가온다. 눈밭에서 어떻게 잠을 자지? (아, 북극에서 온 여우들은 눈을 좋아한단다.) 며칠간 함께 연말을 지냈던 아들의 여우 닮은 댕댕이가 품안을 파고들던 따뜻함이 생각난다.
새해 셋째날은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새 날'로 '백무산'님의 '정지의 힘'이란 시로 자축하고 싶다. 씨앗처럼 어두움에 정지하여 뿌리를 내릴 때이다.
'정지의 힘'
-백무산
기차를 세우는 힘, 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
시간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 그 힘으로 나는 내가 된다
세상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달린다
정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가 달리는 이유를 안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from 'Nigh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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