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18, 2024

순하고 고운 나의 이름

 햇볕 아래 동네 공원을 다녀오겠다는 결심은 오래묵은 친구의 카톡 문자에 구석진 어느 곳으로 흩어져 버린다. 눈이 내린다며 문자를 남긴 친구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눈이 내리는 모습을 보며 생각나는 사람으로 아직 남아있다는 것은 기쁨이다. 

수다는 즐겁다. 서로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을 허한 사이, 친구 사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만나 지금까지 연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어떤 기적과도 같은 것 아닐까 싶다. 연락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삶의 증인이 되어주는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노력'이라는 것이 필요한 일인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우연히 방송을 보다가 '하산의 미학'이란 단어를 알게 되었다. 산을 하산하는 일'에 지금의 시간을 비유할 수 있겠다 싶다.  내 이름대로 '천천히, 나의 은빛 색으로, 물이 흐르는 것처럼 순하게 산을 하산해야 한다. 순하고 고운 나의 이름이 내 삶의 기본값이며, 어쩌면 지금 여기 내 삶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촌스럽기도 하고 발음하기도 불편해서 자긍심이 없었던 나의 이름에 대한 미안함이 든다. ㅋ 몰랐다 그때는! 자신과 많이 화해한 것 같지?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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