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09, 2024

사진이라도?

 '시절 인연'이란 단어를 자주 떠올리게 되는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옷깃만 스쳐도 귀한 인연이라고 했는데, 실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무덤덤하다는 것이다. 잠시 머물다 인연을 다하고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어쩌면 어떤 씁쓸함 없이 혹은 집착하는 마음 없이 이별하는 것도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 들이기로 한다. 

'사진이라도 한장?', '굳이?'

뒤돌아보니,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순간들이 좋은 기억들을 덮는다. 더 열심을 내고 더 성실하게 부정적인 마음을 잡아내고 '인내'해야 했었다. '사랑'과 '관심'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임하리라는 다짐이 무색하게 부정적인 에너지에 사로 잡혀 흔들렸다. '보람'이 없다며 투덜대고 열정의 크기를 줄인 모습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것에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 

새로운 일에 도전했던 용기와 포기하지 않았던 회복 탄력성은 자신을 좀 더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이다. 한만큼 아픈만큼 배우고 깨우친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과가 흡족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는 것에 '너무' 아파하지 않기로 한다. 

수업이 끝나면, 고맙다고 두 손을 벌려 꼭 껴안으며 인사를 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을 잊지 않기로 한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