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스스로
'에곤 실레'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 바람 부는 추위를 마다하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미술관에 도착하여 얻게 된 것은 지금도 느껴질 수 있는 메마른 대지에 촉촉하고 푸른 물기가 맴도는 기운이다. 오래 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들렸을 때, 에곤 실레의 미술관에 들리지 못했던 아쉬움이 컸던 터라 한국에서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어 서둘러 미술관으로 향했다. 추위로 인해 얼굴 볼이 빨개지는 날인데도 사람들이 집안에 있지 않고 밖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였다.
'에곤 실레의 라인 드로잉'을 처음으로 접했던 대학 시절이 떠오른다. 누드 모델을 보고 드로잉을 처음 접했을 때, 그저 있는 그대로 그리고자 묘사를 하다 끝내 갖혀 버리는 실수를 범하던 나의 드로잉에 큰 가르침을 주웠던 그의 드로잉. 신선한 충격이었다! 너울거리며 선이 불완전하며 리듬을 타던 그의 드로잉!
'To restrict the artist is a crime. It is to murder germinating life. (예술가를 제한하는 것은 범죄다. 그것은 태어나는 생명을 죽이는 것이다.)'-에곤 실레
신예술가는 어떤 경우라도 자기 자신이어야 하며, 창조자여야 하며, 과거나 전통에 의지하지 말아야 하고, 자기 스스로 모든 토대를 닦아야 한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그는 신예술가가 될 수 있다. 에곤 실레, <신에술 그룹 선언서> 중에서
에곤 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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