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듯함을 맛보는 법
'쪽파(green onion)'는 파와 양파를 교잡한 품종으로 비타민A, 비타민C,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식품이라고 한다. 김치 양념을 슬기롭게(?) 처리하기위해 귀찮지만 쪽파 3단과 알타리 무 3단을 구입하였다.
쪽파를 다듬는 일은 눈이 시리는 일이다.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고 흙이 묻어있는 잔뿌리를 제거하고 하얀얼굴의 단정한 파들을 조심스럽게 살살 씻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여린 푸른색 잎줄기가 멍이 든다. 깨끗이 씻어 쪽파의 흰 부분을 까나리 액젓에 담궜다가 김치 양념을 살살 묻혀주면 되는 일이다.
하우스에서 곱게 자란 탓인지 너무 부드러워 뚝뚝 끊어지는 연약한 겨울 하우스 쪽파! 머리가 단단하고 아담한 야무진 봄햇살 먹은 쪽파 생각이 난다. 뒤늦은 후회감이 들긴 하였지만 할 수 없다. 역시 두번 다시 맛볼 수 없는 친정 엄마의 쪽파 김치가 생각난다~~~ 붉은 양념에 둘러쌓인 파김치는 통에 담고보니 양이 아주 조금이다. 다가오는 구정에 느끼한 음식을 중화시켜줄 유용한 파김치를 담은 것이다. 시간이 살짝 익히면, 김치 냉장고에 집어 넣으면 된다. 뿌듯함!
내친 김에 총각김치를 다음날로 미루지 않기로 하고 총각무를 잡으로 향한다. 알타리, 달랑무, 총각무를 다듬는 일 역시 귀찮은 일이다. 김치 양념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이리저리 한참이나 냉장고를 뒤졌다. '그럴리가~~~' 엄습해 오는 자신에 대한 불신감은 어찌해야 하는가. '뭐 그럴 수도 있지'하며 놀랜 가슴을 가라 앉히고 손을 움직여 다시 양념을 후닥닥거리며 급하게 만든다. 문제가 발생했지만 대처할 수 있는 자신을 칭찬해본다. 하지만 치매'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어떤 노력이란 것을 해야하는 필요성을 느낀 순간이었음은 확실하다.
한겨울에 '총각김치'를 담궈보는 것은 처음이다싶다. '단단하고 맵지 않고 아삭아삭 맛있다'는 말을 믿고 역시 3단을 쪽파와 함께 구입해 왔다. '천연소화제'라고 하는 총각무는 열량이 낮고, 총각무에 달려있는 무청은 무와 함께 풍부한 식이섬유를 제공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몸속의 노폐물 배출을 원활하게도와준다니 얼마나 좋은 식품인가.
'귀찮은 마음'을 누르고 '성실히' 다듬은 총각무(달랑무,알타리)를 깨끗이 씻어 소금물에 절이고, 다시 씻어 물기를 빼고, 붉은 양념을 입혔다. 복잡해 보이던 김치를 담는 과정이 끝났다. 정말 총각무 맛이 단단하고 아삭거리며 맵지 않다. 뿌듯함!!
하루 종일 씽크대 앞에 서서 일한 터라 온몸이 피곤했지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충분할 휴식을 허할 필요가 있다. 뿌듯함이 김치통에서 익어가고 있다~~~기분 좋은 피곤함~~~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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