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25, 2024

고등어 조림

촉촉한 흰 쌀밥에 새콤달콤한 촛물을 넣은 김밥은 탄수화물 과다를 초래하는 단점이 있다. '건강'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만 '멈출 때'를 아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오메가-3 등 불포화 지방산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있다는 생선, 고등어를 오랜만에 저녁 먹거리로 준비하기로 하였다.  내장을 빼고 짜지 않게 간을 한, 저염 '염장질'이 되어있는 간고등어를 구입해서 집에 있는 감자와 양파 그리고 청양고추를 넣어 요리를 한다면 건사한 요리가 될 것이다. 

제주도로부터 장마가 시작된 탓인지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날은 모든 창문을 열어놓고 생선조림을 하기 적당한 날이다. 냄비에 자작한 물을 조금 넣은 후  감자와 양파를 깔고 양념을 곁들이고 고등어를 넣은 후 다시 양파와 청양고추를 올리고 양념을 곁들이고. 친정 엄마의 맛있는 냄새가 온 집안을 감싼다. 옛날 '간고등어'는 '정말'이라는 부사를 동반해야 할 정도로 소금을 많이 사용하여 절여진 짜디짠 고등어였다. 마늘, 양파, 대파, 청양고추의 맛이 어우러진 '짭쪼름한' 간 고등어 한 토막의 거부할 수 없었던 맛의 기억이 생생하다. 

별로 짜지 않다는 생선가게 사장님의 말씀따라 요즈음 간고등어는 그닥 짜지 않다. 그럼 어떻게 보관되고 유통되는 것이지하는 의문이 살짝 들기는 하였다. 소금대신 냉장고에서 잘 보관을 하는 모양이다. 혹시 이상한 약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증이 들긴 하였다. 설탕과 소금을 이용한 저장법 말고 또 무엇이 있드라. 냉장 냉동!

고등어와 온갖 양념물에 익혀진 포근포근한 감자는 행복의 맛이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나는 배가 부르다. 비가 오지 않은 저녁이니 얼마나 부른 배를 데리고 산책 나가기 좋은 저녁인가. 바람이 태풍전야처럼 부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금계국 꽃은 햇살에 타진 듯 까맣게 시들고 접시꽃은 씨를 야물게 맺으며 6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벌써 열매들을 맺었구나! 벌써 올해도 반이 흘렀구나. 아니야, 반이나 남았어 ㅋ! 바람이 선선하니 공원에 사람들이 많이 나와 걷는다. 맛있는 고등어 조림 먹은 나는 힘차게 공원을 잘도 걸었다. 허리 펴고 고개 들고 으쌰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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