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ne 23, 2024

주고 싶은 마음

 아들의 댕댕이가 내게로 달려와 '반갑다고' 점프를 한다. 아들의 이쁜 댕댕이와 함께 보낸 주말의 시간은 비가 내렸다. 털로 둘러 쌓여있는 댕댕이는 땀구멍이 없어서 혀를 길게 빼고 배를 헐떡거리며 체온 조절을 한다고 한다. 허덕이며 댕댕이를 위해 서둘러 에어컨을 틀어 주고 맛난 간식을 대령한다. 동그란 눈으로 간절히 쳐다보는 댕댕이에게 자꾸만 음식을 건네주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비가 오는 여름 날은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할 수도 없고, 칼로리를 소비할 마땅한 방법을 구하지 못한 것을 고려한다면  '주고 싶은 마음'을 정지해야 한다.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어주고, 닭 가슴 살을 삶아 먹이고, 인터넷 검색을 하여 적당한 야채와 과일을 먹인다. 긴 허리에 짧은 다리 그리고 여우같은 얼굴에 사로잡혀, 참지 못하고 이쁜 댕댕이의 털을 쓰담는다. 댕댕이는 귀찮아도 참는 듯 하다. 한없이 빠져 나오는 털! 털을 감당할 자가 '웰시 코기(Welsh Corgi)'를 기른다고 한다. 댕댕이 털과 나의 긴 머리털이 선풍기 바람에 작은 건초더미를 만들어 구석지로 몰려 간다. 

오래된 어린 기억 속에 있는 개들은 일년을 넘지 못하고 사라졌던 것 같다. 사람들이 먹고 남긴 음식을 먹고 살았고 어는 날 개들은 가축처럼 사라졌다.  점차 세월이 흘러 '애완견'도 아니고 '반려견'의 자리에 있는 댕댕이들은 예전의 위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존재가 된 지금. 여우 얼굴을 가진 댕댕이가 젖은 코를 실룩거리며 '먹을 것'만 밝혀도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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