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기쁨
초미세먼지도 극성스럽지 않은 맑고 화창한 날, 창문을 열고 마늘을 빻아 냉동고에 넣기 좋은 날이다~~~마늘 껍질을 벗겨 커터기로 분쇄한 마늘을 냉동실에 넣어 보관하는 일은 간단하지만(?) 마음을 잡고 해야 하는 일이다. 씽크대에 서서 흙을 붙잡고 있는 뿌리와 겉껍질을 벗기고, 흙 묻은 겉옷을 벗은 붉은 빛이 도는 6쪽 마늘을 다시 물을 담은 그릇에 넣어 불리고, 다시 어여쁘고도 단단한 마늘을 각각 분리하여 다시 물에 불려서 속껍질 벗길 준비를 하는 것이다.
거실 TV 앞에 간이 테이블을 준비하여 겉옷과 속옷을 모두 벗은 하얀 마늘을 담을 그릇과 벗겨낸 껍질을 담을 봉투와 잘 벗겨지지 않을 경우 사용할 작은 칼을 준비하여야 한다. 물을 흡수한 여러겹의 껍질이 잘 벗겨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때때로 달라붙어 손톱을 잘 사용해야 한다. 손톱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ㅋ 물에 오랫동안 불리면 알싸한 마늘의 향과 맛이 달아나는 것을 고려한다면 개인적 취향에 따라 불에 불리는 시간을 조절하면 될 것 같다. 여기저기 마늘 냄새가 진동이다.
옷을 모두 벗은 하이얀 마늘이 맨들맨들하게 반들거린다. 다시 맑은 물에 씻은 후, 커터기를 이용하여 마늘 커터를 하면 되는 것이다. 냉동고에 넣을 수 있도록 소분을 하고 냉동고 문을 열고 갈아진 마늘을 쟁여 넣고 다시 문을 닫았다. 하루가 다가버린 느낌이 들지만 위장은 뿌듯하다. 이제 뒷처리를 해야 한다. 칼날이 있는 커터기를 씻고 다시 있어야 할 곳, 제자리로 돌려놓고 마늘 껍질을 서둘러 쓰레기통에 내다 버려야 한다. 마늘 냄새 장난 아니다!
얼른 마늘 껍질을 밖으로 내다 버리고 방향제를 뿌려도 손끝에 남아있는 마늘 냄새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배가 고프다.
마늘을 볶은 기름 넣은 스파게티, 마늘을 넣은 김치, 마늘을 넣은 오드득한 오이지 무침, 마늘을 넣은 오징어채 무침, 마늘을 넣은 미역국, 마늘을 넣은 돼지고기 볶음......마늘을 냉동고에 쟁여 놓았다. 이만하면 족하다~~~
oil painting, 24x24 in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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