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요즘 제철인 오이를 채썰고, 양파를 채썰어 식초 물에 알싸한 맛을 우려내어 준비하고, 마늘과 매콤한 베트남 고추가 우러난 자글거리는 올리브 기름에 코팅을 한 새우를 가지고 월남쌈을 해먹었다. '아보카도'와 '고수'를 넣지 않았음에도 아삭한 오이와 양파의 시원함 달콤함이 어울려 그런대로 괜찮았다. 지혜로운 용기를 내고 살짝 머리와 몸을 움직인 노력이란 것을 하면 저녁 식탁이 즐거워지는데 그것이 매번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년을 넘긴 나이에 배불리 먹지 않고 소식을 해야 한다는데 낮에 먹은 수제비의 탄수화물이 선을 넘어 또 다른 탄수화물을 잡아 당기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쉽게 만족하지 못하고 갑자기 숨겨놓은 짧짤한 스넥이 먹고 싶다는 것이다. '위장이 하란대로 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 '배가 더 튀어 나오고 허리가 없어지는 것이지.' '그래도 먹어야겠어.' 잠깐이나마 행복을 누렸을까 무슨 마술이라도 걸린 것처럼 먹고 있던 맛있는 과자를 엎질렀다. 다행히~~~ ㅋ
쓰레기통에 먹던 과자를 과감하게 버리고 나서도 한참이나 소중한 몸에 대해 저질렀던 '죄책감'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더 단순하게 소박한 삶을 꾸려야 해!' '제발 먹는 욕심을 다스리게ㅠ' 하루 동안 집어넣은 탄수화물이 염증을 만들 수 있다는 염려가 일었다. 이럴 때는 얼른 푸른 공원으로 나가야 한다. 울퉁불퉁한 공원 길을 걷고 있자니 불안한 마음이 진정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럴 수도 있지! 나를 용서해야 해^^'
하늘과 땅 사이에 초여름 저녁 푸른 바람이 살짝 불었던 것 같다. 금계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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