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기분

저녁을 챙겨 먹고 언제나처럼 동네 공원에 나가 걷는 지금의 생활에 감사하다. '자연은 최고의 사치'라는 말이 생각나곤 한다. 공원의 울퉁불퉁한 길을 걷기 위해 튼튼한 등산화 밑바닥이 필요하지만 그런대로 감사하다.  드넓은 하늘을 품고 있는 공원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은 겹겹이 쌓인 시간이 가르쳐 준 소중한 보물로 내겐 지금 진짜이다. 

 '장미'의 계절에 '금계국' 꽃이 무리를 지어 야생적으로 아랑곳하지 않고 피고 있다.  여름을 알리는 초여름에 피는 꽃으로 국화과 다년생이고 30~60cm 정도 자라고, 노지 월동이 가능하고 번식력이 좋아 무리를 지어 군락을 이룬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 어디에나 피어있는 금계국(황금닭 국화) 꽃무리를 보고 조금은 놀랐던 것 같다. 가을에 피는 황색 코스모스와 헷갈릴 수 있는 외모이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그리움'을 접는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그럼에도 길가의 꽃들을 보며 메말라가는 그리움을 되새김질 하는 자신을 본다.  '블랙 아이 수잔'이라는 이름을 가진 꽃과 금계국을 내 정원에도 심었던 기억이 난다. 노란 황금 색 꽃밭에 작고 귀여운 노란새 무리가 앉아 있다 인기척에 놀라 날아 오르는 환상적인 광경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지 않았던가. 귀여운 꽃들이 샛노란 그리움으로 피어있다. 지금 여기는 노란 작은 새들은 없다. 

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서 공기도 파란 초저녁에 바라본 금계국 노란 꽃은 꽃말 그대로 '상쾌한 기분을 한들거리게 한다. 그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