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08, 2024

푸른 그늘

 

오래 묵은 친구에게 전화를 할까 하다가 그냥 동네 공원에 나가 걷기로 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묵직한 '첼로' 음악을 들으며 걷자니 맑고 푸른 날이 감사하다. 며칠 장마같은 비가 내린 후 오월의 세상은 더 푸르고 맑다. 귀찮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밖으로 나가길 잘했다 싶다. 틈만 나면 자연으로 걸어 가야 한다. 

'이팝 나무'의 꽃들이  비바람에 길거리에 하이얀 눈처럼 떨어져 내려 앉았다. 가장 향기로운 시간이다 싶다. 이팝나무와 아까시아 향기가 어우러진 5월의 시간은 싱그럽다.  청초하고 진하게 피고지는 아까시아의 향기에 취해 걷는 것은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다. 비를 먹은 대지는 기분좋게 푹신거렸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보았다. 

내리쬐는 태양빛이 부담스러울 때 선물처럼 적당한 '푸른 그늘'을 발견하게 되었다. 몇 년을 걸어 다녔는데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귀한 장소가 공원에 있었다. 키가 큰 나무들이 만든 푸른 그늘을 한참이나 왔다갔다 거닐었다. 

이만하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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