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y 02, 2024

가장자리에서

 뙤약볕이 내리쬐는 운동장에 모자도 없이 2시간 동안 교육 활동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림자 하나 없는 운동장에서 광합성을 하며 태양을 반길 그런 나이 아니다. '태양을 피하는 요령'없이 노출되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  이 세상엔 당연한 것은 없지만 눈치가 살짝 보이긴 하였다. 유전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발달되어 있는 신체적 결점을 고려할 때 눈치보고 그럴 때가 아니다. 용감하게(?) 가방 속에서 비상용 우산을 꺼내어 쓰는 것을 선택하였다. 운동장엔 모자를 쓴 사람과 모자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우산을 쓴 사람이 있게 된 것이다. 

그림자 하나 없는 드넓은 운동장에서 수업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그냥 자외선 폭탄을 맞아야 했던가. 아니다! 친절한 사전 정보가 있었더라면 아니 경험자였다면 미리 모자를 준비하였겠지만 어쩔 수 없다. 일본 여행길에 구입한 가벼운 우산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우산이라도 꺼내어 그늘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래서 난 큰 일을 못하고 '눈치보는 가장자리'에 있는 모양이다. 

우산을 쓰고 쏟아지는 자외선을 가리고 참여하고 있는 상황을 비난하고 싶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자유이다. 난 선택을 하였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혹은 수업에 임하는 태도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내리쬐는 자외선을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피부의 광노화뿐만아니라 소중한 눈에 자외선이 들어가는 것을 방어해야 한다. 한 손으로 우산들고 참여했다 하여 못할 것 하나도 없다. 그 모습이 불성실하게 보였다면 그것은 당신의 것! 난 소중한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누구는 모자 쓰고 누구는 눈치보며 수업 중이라 땡볕 받으며 서 있으라는 것인가. 

가장자리에서 오늘도 눈치보며 잘 견딜 모든 사람들에게 화이팅이다. 가끔은 저항해야 한다. 당연한 것은 없다. 길들여질 뿐!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