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비가 내리는 밤이지만 우산을 들고 동네 공원을 걸었다. 비가 내리면 공원엔 사람이 없다. 우산에 비가 부딪혀 떨어지는 소리는 낭만적이다. 두두둑 두두두 두두둑......교실에서 눈물을 흘리던 어린 아이들 생각이 났다.
선생님의 지시 내용을 잘 따라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옆 짝꿍이 말을 걸어 못알아 듣고, 앞 친구가 뒤돌아 시비를 걸고, 뒷 친구가 실수로 등을 민다......그럼에도 입을 다물고 두 눈을 선생님을 향해 바라 보고 두 귀를 바짝 세워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친구들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글자를 단순하게 따라 적고 '반복'을 하여 한글을 익히던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아날로그적으로 종이로 된 책을 읽고 종이로 된 공책에 따라 쓰고 그렇게 한글을 단순하게 깨우치던 그 시절에 비해 요즈음 아이들은 융합적으로 약간은 복잡하게 학습을 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디지털 세상에 노출된다는 요즈음 아이들이고 귀한 금쪽이들의 시대 환경을 고려한다면 교육 방법이 변화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왠지 '쉼표' 없이 연속되는 과정이 아이들로 하여금 '좌절감'을 더 맛보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하였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인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을 떠올린다면 무엇보다 '기'가 죽어 있었던 것 같다. 시골에서 산과 들로 뛰어 놀다 갑자기 연필을 잡은 어린 내가 얼마나 당황했으리요. 연필을 잡고 능숙하게 글자를 쓰던 아이가 부러웠을 것이고 '참 잘했어요' 도장이 찍힌 친구 앞에서 기가 죽었을 것이다. 상을 받는 우등생 친구들에게 박수 치는 그냥저냥한 평범한 학생 중의 한 명이었다. 다행인 것은 씩씩하게 그 서툴고 삐뚤고 어린 시간을 잘 견뎌냈다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는 아이 옆에 다가가 쓰담쓰담하면서 잠시 머물러 주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 학교 생활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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