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pril 19, 2024

잔소리

 '무엇이 고민일까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마음과 손이 바쁘다. 짧은(?) 시간내에 무엇이 고민인지 그려야 하고 글로도 표현해야 한다. '고민'이란 뜻은 제대로 알고 있을까? 최근 무엇이 가장 문제거리였을까요? 무슨 일로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요? 무엇이 짜증나는 일일까요? 

작은 손으로 연필을 잡고 꼬무락거리더니 이미지를 나름 완성하였다. 그리고 이제 글을 써야 하는데 '삐뚤빠뚤' 춤추는 글자를 제대로 하기엔 시간이 바쁘다.  바른 자세를 하고 앉아 있기엔 타격감(?)이 있다. '왜 어려운 것일까? 난 왜 못하는 것일까? 왜 저 친구는 하는데 난 뭔 말인지 모르지? 이게 아닌데...' 마음이 일렁이는 어린 내가 보인다!

용기를 내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할 수 있을까? 눈물이 나고 재미가 없다......다둑거리며 챙겨본다. 일단 자세를 바르게 하고 연필을 잡고 다시......

고민 박스 속에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잔소리'였다. ㅋ 사랑과 관심의 잔소리는 우리 친구들을 슬프게 하는 모양이다. 자신들의 입장과 능력을 배려하지 않고 과하게(?) 쏟아지는 잔소리에 마음이 다치는 것이다. 뒤돌아보니 나 또한 잔소리를 많이 하였다. 지금도 한다.ㅋ 못알아 먹으니 알아 먹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이야기 또하고 또하고......' 분명 사랑하는 아이를 교육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오죽하면 '계모처럼 방치하고 냅두라'는 말을 마음 밭에 심었겠는가. 무심하게 거리를 두면서 방치아닌 방치를 하는 것이 오히려 독립심과 자립심을 줄 때도 있었다. 아이들을 향한 '조바심'을 자제하고 '무한신뢰'하며 적절하게 안내 지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조바심'을 내려놓고 '기다림'을 할 수 있을까? 

부족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그 적당함은 언제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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