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에코백'에 빠져 중고 거래 사이트를 맨날 들락거리며 관심을 표시한다. 판단력이 흐려진 구매를 하게 되기도 하다. 유혹의 기술이겠지만 새 상품이라며 장점만 나열하니 현혹되기 쉽다. 막상 물건을 구입하고 나서야 날카롭게 챙기지 못한 면을 마주하게 된다. 그때서야 거절 의사를 할 수도 없고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니 감사하다며 씁쓸함을 함께 들고 오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싼 명품백을 구입하는 것 아니라며 나름 합리화를 하며 온라인 상에 자신이 저질러 놓은 약속들을 챙기는 것은 '신뢰'에 대한 기본적인 행동을 완성해야 함이다. '문고리'에 물건을 걸어 두거나 내다놓은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집안에 있으면서도 대면하지 않고 문앞에 두고 굳이 힘들게 대문 앞까지 찾아오게 하는 심리는 무엇일까? 옷을 챙겨입고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을 꺼려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무리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해도 문고리 거래는 그렇다. 정이 없고 상품에 대한 불신을 먹고 가는 행위인 것처럼 느껴진다. 토요일 아침, 판매자의 취향대로 계좌에 입금을 하고 출발전후 톡을 하고 상세 주소로 찾아가서야 '불친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주차 안내도 없어서 문의를 했더니 묵묵부답으로 '방해금지 시간'이라는 문구를 집어 넣고 잠적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기본적인 '예'가 없는 사람들은 씁쓸한 뒷맛을 준다. 그 기본은 어디서 가르치고 어디서 예를 버리고 살아도 된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 4월의 아침에 안고 싶지 않은 씁쓸함이었지만 벚꽃이 비현실적으로 위로를 한다. '뭐가 중헌겨~~~ 그런 사람은 그런대로 살다 가게 냅두고 나라도 잘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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